데이터센터, 다음 화두는 지속가능성

SK에코플랜트의 생성형 AI를 활용해 요약·편집한 내용입니다
AI 기술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의 성격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고성능 연산 수요 증가로 전력과 냉각 부담이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IT 시설을 넘어 ‘에너지 플랫폼’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액체냉각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폐열을 회수·활용하는 모델까지 등장하는 가운데, 데이터센터가 ‘소비 시설’을 넘어 ‘에너지 순환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흐름을 짚어본다.


(출처: 셔터스톡)

 

AI 시대, 데이터센터는 ‘에너지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데이터센터 및 냉각기술을 연구하면서 목격한 가장 본질적인 변화는 데이터센터의 정체성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데이터센터는 IT 장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기반시설로 인식되었다. 설계의 주요 목표는 가용성(Availability) 확보와 초기 투자비 절감, 그리고 운영 효율성 개선이었다. 그러나 최근 AI 기술의 급격한 확산은 이러한 기존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

생성형 AI, 대규모 언어모델, 고성능 GPU 기반 연산은 기존 대비 수십 수백배 이상의 전력과 냉각 용량을 요구한다. 특히 최신 AI 서버는 랙(Rack, 서버들을 장착할 수 있는 유닛 단위) 전력 밀도가 50~100kW를 넘어서는 수준까지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전통적인 데이터센터 설계 기준을 초과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수요 증가가 아니라, 데이터센터를 대규모 에너지 소비 산업으로 전환시키는 구조적 변화이다.

더 나아가 데이터센터는 전력망 안정성, 재생에너지 연계, 탄소 배출 관리 등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면서, 국가 에너지 시스템과 긴밀히 결합된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제 데이터센터는 더 이상 ‘IT 시설’이 아니라 전력과 열을 동시에 다루는 복합 에너지 시스템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냉각기술의 진화: 공랭의 한계와 액체냉각의 필연성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문제를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요소는 냉각이다. 냉각은 데이터센터 전체 에너지 소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특히 고밀도 AI 환경에서는 그 비중이 더욱 커진다. 전통적인 공랭식 냉각 시스템은 서버에서 발생한 열을 공기를 통해 제거하는 방식으로, 구조가 단순하고 유지관리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공기의 낮은 열용량과 열전달 성능은 고밀도 환경에서 명확한 한계를 드러낸다. 공랭 시스템은 냉각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대량의 공기 순환과 낮은 온도의 공급 공기를 필요로 하며, 이는 팬 에너지 증가와 냉동기 부하 증가로 이어진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는 결국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 개선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최근 데이터센터는 액체냉각 기술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액체냉각은 물 또는 절연유(비전도성액체)와 같은 냉각 유체를 이용하여 열을 직접 제거하는 방식으로, 공기 대비 수십 배 이상의 열전달 성능을 제공한다. 대표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D2C냉각(Direct-to-Chip) : 냉각수가 순환하는 냉각판(Cold Plate)을 GPU, CPU에 직접 붙이는 방식
액침냉각(Immersion Cooling) : 서버 전체를 비전도성(절연) 액체에 담그는 방식

이러한 기술은 단순히 냉각 성능을 개선하는 것을 넘어, 시스템 전반의 에너지 구조를 변화시킨  다. 공랭식은 차가운 공기를 만들기 위해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하지만 액체냉각은 공랭식만큼 액체를 냉각시키지 않아도 충분히 열을 식힐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액체는 냉동기 사용을 최소화하고, 드라이쿨러나 냉각탑 기반 시스템으로 전환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곧 냉각 에너지 절감뿐 아니라, 데이터센터의 PUE(Power Usage Effectiveness, 전력 사용 효율성)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PUE를 넘어, 에너지 플랫폼 관점의 데이터센터
AI 데이터센터는 단순히 전기를 많이 쓰는 시설이 아니다. 대규모 전력 소비와 함께 상당한 양의 열을 발생시킨다. 그동안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성능은 주로 PUE 중심으로 평가돼 왔지만, 이제는 ‘얼마나 적게 쓰는가’뿐 아니라 ‘발생한 열을 어떻게 활용하는가’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액체냉각 환경에서는 20~30℃ 수준의 비교적 높은 온도의 액체로도 충분한 냉각이 가능하다. 동시에 서버에서 회수된 물의 온도는 40℃ 이상으로 상승한다. 이는 건물 난방이나 지역난방에 활용 가능한 수준이다. 


구글(Google) 데이터센터 냉각탑에서 냉각과정으로 발생한 수증기가 올라오는 모습. (출처: datacenters.google)

해외에서는 이미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열을 지역 에너지 시스템과 연결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덴마크 오덴세 지역의 메타(Meta) 데이터센터는 서버에서 발생한 열을 회수해 지역 난방망에 공급하는 구조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수천 가구가 데이터센터 폐열을 활용한 난방 혜택을 받고 있다.

핀란드 헬싱키 수도권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데이터센터 폐열을 난방 시스템과 연계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데이터센터를 도시 에너지 인프라의 일부로 편입시키고 있다. 차갑게 식히는 데 집중하던 데이터센터가 이제는 열을 회수하고 공급하는 에너지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전력과 열을 동시에 활용하는 모델의 등장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발전시설에 열회수 설비를 적용한 모습. 회수한 열은 흡수식 냉동장치를 통해 냉수로 전환한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 사례도 있다. 데이터센터 전력 생산 단계에서부터 열 활용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다.

SK에코플랜트는 데이터센터에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분산전원인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Solid Oxide Fuel Cell)를 활용해 왔는데, 이때 연료전지에서 발생하는 열을 회수해 활용하는 이른바 ‘열 설루션’ 기술을 개발했다.

열 설루션 기술의 원리는 이렇다. 연료전지는 연료의 산화 반응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로, 이 과정에서 열이 함께 발생한다. SK에코플랜트는 자체 개발한 열 회수 모듈을 탑재해 열을 회수하고, 이를 120℃~70℃ 온수 생산에 사용하도록 했다. 온수뿐 아니라 흡수식 냉동기 원리를 적용해 약 7℃의 냉수까지 생산하는 모델을 완성했다. 단일 온도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온도의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구성된 점이 SK에코플랜트 열 설루션의 큰 특징이다.



SK에코플랜트가 조성한 북평레포츠센터 열 설루션 시스템이 적용된 연료전지 발전소 전경.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강원 동해시에 건설한 ‘북평레포츠센터 연료전지 발전소에 열 설루션 시스템을 적용해, 센터 내 수영장의 난방과 온수 공급에 이용하고 있다. 동일한 모델을 데이터센터 전력 생산에 활용한다면, 전력 생산과 동시에 주변 지역에 난방과 온수를 공급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이는 경제성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냉수 생산 모델은 데이터센터 냉각 자원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연료전지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함께 냉수 제공이 동시에 이뤄지면, 기존 냉각 시스템의 부하를 줄이거나 일부를 대체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칠곡·화성·진천 및 미국 산호세 지역 발전소에 열 설루션이 적용돼 전기실 냉방에 활용되고 있으며, 기존 에어컨 시스템을 대체해 전력 사용을 절감하고 있다. 절감된 전력은 추가 판매가 가능해 부가 수익 창출로도 이어지고 있다. 전력과 열을 동시에 활용하는 고효율 에너지 순환 구조를 실현하고 있는 셈이다.


에너지 소비 시설에서 순환 시설로
AI 시대의 데이터센터는 더 이상 단순한 IT 인프라가 아닌, 막대한 열을 생산하는 거대한 에너지 시스템이다.

지속가능성의 해법은 ‘덜 쓰는 것’에만 있지 않다. 덜 쓸 수 없다면, 발생하는 유휴자원을 활용하는 것도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이다.

결국, 데이터센터의 미래 경쟁력은 데이터센터에서 버려지는 에너지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달려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에너지를 소비하는 시설에서 에너지를 순환시키는 플랫폼으로의 전환이 자리하고 있다.




조진균 교수는 ㈜한일엠이씨,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한국건설환경시험연구원을 거쳐 2019년부터 국립한밭대학교 설비공학과에서 재직 중이다. 건축기계설비의 동일 분야에서 설계 및 시공 엔지니어링과 연구 및 교육의 전 영역을 두루 경험한 기술/학술 전문가다. 또한 2004년부터 지난 20년간 다수의 데이터센터 관련 프로젝트와 연구에 참여해, 지식재산권, 논문 등의 연구실적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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