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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로 전기를 만든다? 한계 없는 무한 에너지 생산! ‘바이오 에너지’에 대하여

차세대 신재생에너지, 바이오 연료. 자연물부터 각종 폐기물까지 원료로 하는 바이오 에너지에 대해 깔끔하게 정리해봤다!

바이오 에너지를 생산해내는 바이오 연료는 식물, 미생물, 동물 등의 생물체(바이오매스), 그리고 음식물 쓰레기나 축산폐기물을 분해∙발효시켜 만든다.

전승민

과학기술분야 전문 기자 및 저술가

지구온난화가 무분별한 화석연료 사용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유는 화석연료에 함유된 탄소(C) 때문이다. 인간은 땅속 깊숙이 묻혀있던 석탄, 석유 등의 화석연료를 불태워 에너지를 얻어 사용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탄소가 산소(O)와 만나 이산화탄소(CO₂)로 변해 대기 중으로 흩어지기 때문에 지구온난화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전 지구적으로 ‘탄소배출량’ 규제가 강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석탄이나 석유를 아예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는 일. 뭔가 다른 해결 방법은 없는 것일까.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한 곳에 있을 수 있다. 땅속에서 캐낸 화석연료가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된다면, 지상에서 연료가 될 식물 등을 ‘만들어서’ 활용하면 어떻겠냐는 것이다. 이 연료들은 주로 생명현상을 통해 만들어진 식물, 혹은 미생물들이기 때문에 ‘바이오 연료’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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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연료가 ‘탄소중립 연료’라 불리는 이유!

여기까지 이야기하면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길 수 있다. 생명현상을 이용해 만든 바이오 연료 역시 탄소가 포함되어 있기는 마찬가지. 즉, 바이오 연료를 사용해도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데, 화석연료와 무슨 차이가 있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 질문은 바이오 연료에 대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경우다. 바이오 연료의 의미는‘생산 과정’에서 빛을 발한다. 예를 들어 바이오 연료의 원료 중 하나인 ‘목재’는 나무를 기르고, 그 나무를 베어내면 장작으로 사용할 수 있다. 장작 그 자체는 연료로 사용하면 분명히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만, 나무는 자라는 동안 대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결국 나무가 자라나고, 다시 연료로 사용되는 과정을 모두 합쳐서 계산해 보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제로’에 가깝다. 이처럼 탄소를 대기 중으로 배출하지도 않고 더 이상 흡수하지도 않기 때문에 바이오 연료를 일컬어 ‘탄소중립 연료’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연료로 쓰일 때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할지라도, 그에 상응하는 양의 이산화탄소를 자라는 동안 흡수하는 나무처럼 바이오 연료의 친환경성을 판단하려면 그 ‘생산과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바이오 연료도 저마다 생산 방식이 다르며, 재처리 및 운송 등의 과정에서 또 다른 에너지가 조금씩 소모된다. 같은 바이오 연료라도 어떤 것은 탄소 배출 면에서 조금 이익을 보기도 하고, 어떤 연료는 손해를 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화석연료를 채굴해 사용하는 것에 비해 친환경적이라는 점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바이오 연료는 재생이 가능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에 중립적이다. 더구나 이렇게 추출한 연료는 성분 조정을 거치게 되면 기존 연료와 사실상 같은 물질이 된다. 예를 들어 기름을 추출할 경우 내연기관 차량이나 선박·항공기 등에 넣어 사용할 수 있다. 주유소 등 기존의 석유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하면서도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국가도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 적극적인 선진국, 바이오 연료로 활용할 대량의 식물 재배가 가능한 열대지역 일부 국가들이 중단기적인 목표를 설정하여 이용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바이오에너지 공급 전망. 2050년 바이오 에너지 사용은 100엑사줄(EJ, 최대 에너지 단위)을 넘어 총 에너지 수요의 거의 20%를 충족할 전망이다. (출처: IEA, Net Zero by 2050,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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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연료도 ‘세대 차이’가 있다?

초창기의 바이오 연료는 각종 식량작물에서 기름이나 당질을 얻고, 이것을 재처리한 것이었다. 대표적으로 ‘바이오 디젤’이라고 부르는 연료가 있는데, 이는 유채, 콩 등에서 짜낸 기름을 재처리해 만든 것들이다. 현재 국내 주유소에서 시판 중인 디젤 연료에도 일정 비율 바이오 디젤이 섞여 있다. 즉, 우리는 이미 1세대 바이오 연료가 실용화된 세상에 살고 있는 셈이다. 이 밖에 남미 등지에서 알코올을 연료로 쓰는 자동차도 적잖이 볼 수 있는데, 이 역시 사탕수수에서 짜낸 당질을 발효 처리해 만든 1세대 바이오 연료다.

다만, ‘1세대 바이오 연료’는 한 가지 단점이 존재한다. 대부분 사람이 먹을 수도 있는 농작물이라는 점이다. 즉, 식량을 연료로 바꿔 사용하는 셈이 되므로 ‘세계적으로 굶주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데, 이런 방식이 과연 올바른가? ’하는 지적이 나왔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2세대 바이오 연료’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식물 중 사람이 먹을 수 없는, 다시 말해 농업 또는 임업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예를 들어 톱밥 등)을 재처리해 연료로 바꿔 사용한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 재처리 과정에서 적잖은 에너지가 다시 들어가야 하므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화석연료를 대체할 차세대 에너지원 미세조류.

이러한 1~2세대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현재 3세대 바이오 연료가 연구되고 있다. 이 바이오 연료는 물에서 자라나는 ‘조류(藻類, Algae)’를 원료로 사용한다. 흔히 녹조나 적조라고 부르는 미생물을 뜻하는데, 이런 미생물은 자라나는 과정에서 광합성을 하며 대기 중의 탄소를 흡수한다. 골칫거리인 녹조, 적조로 에너지를 만드는 것이다. 조류를 에너지로 이용한다고 하니 하천이나 바다에 있는 조류를 그대로 수집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바이오 연료로 사용되는 조류는 유전자 편집을 통해 에너지 생산확률을 극대화한 새로운 품종으로, 별도의 공장에서 생산하는 시스템을 각국에서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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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로 만드는 차세대 바이오 연료의 등장!

또 최근에는 *재생 폐기물을 가공해 ‘바이오 연료’로 재활용하는 기술이 부쩍 관심을 얻고 있다. 골칫덩이인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동시에 친환경 에너지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폐기물의 종류에 따라 1~3세대 기술을 두루 적용할 수 있으며, 여러 가지 가공 방법을 통해 고체 연료, 액체 연료, 가스 연료, 폐열 등 다양한 형태로 생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음식물 쓰레기는 발효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가스를 생산할 수 있는데, 성분 조정을 거치면 천연가스 등으로 대체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재생 폐기물: 가연성이 있고 생물학적으로 분해할 수 있는 폐기물.

국내기업 중 대표적인 사례로, SK에코플랜트는 음식물 쓰레기에서 나오는 가스를 연료로 전환해 공급하는 사업을 개발 중이다. SK에코플랜트는 2023년 2월 국내 자원재순환 기업 ‘홍보에너지’와 공동으로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는데, 이 회사는 민간 시설로는 국내 최대 규모 수준의 바이오 가스화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이 회사와 공동으로 ‘바이오 가스 고질화’ 관련 기술을 적극 개발하고 이를 사업화할 계획이다. 고질화는 음식물 쓰레기, 슬러지(하수 찌꺼기), 가축분뇨 등 유기성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 가스를 연료로 재사용할 수 있도록 정제하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이 기술을 적용하면 음식물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천연가스와 유사한 ‘재생 천연가스(RNG)’로 탈바꿈하는 것이 가능하다. 기존에도 바이오 가스를 활용하는 사례가 있지만, 대체로 에너지화되지 못하거나 효율이 낮은 열에너지 등으로 사용되는 한계가 있었다. SK에코플랜트는 바이오 가스 고질화 기술을 홍보에너지가 보유한 사업장에서 실증하고 재생천연가스 생산·판매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며, 생산한 재생 천연가스는 도시가스, 수송연료(CNG) 등으로 인근 수요처에 공급할 계획이다.

바이오 연료를 대규모로 개발하고 이용하기 위해서는 식량과의 경쟁, 토지 이용 변화, 환경 영향, 철저한 에머지(Emergy, Energy+memory; 연료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모든 에너지의 총량) 분석 등 다양한 준비작업이 필요하다. 따라서 실용화에 앞서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꼭 필요한 분야이기도 하다.

현재까지는 바이오 연료는 아직 1세대 기술이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제한적으로 2세대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앞으로 미래형 3세대 바이오 연료 개발이 완료되고, 나아가 폐기물 바이오 연료 활용도 적극 활성화된다면 우리 미래도 분명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쓰레기 걱정을 한층 더 덜어낸 세상. 탄소중립 사회로 한 걸음 더 다가선, 조금은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전승민 기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과학 저널리즘 석사 학위를 받았다. 동아일보 과학팀장, 과학동아 기자, 동아사이언스 수석기자를 역임했다. 현재 과학기술분야 전문 저술가로서 다수의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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