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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수소의 탄생! 바이오수소 생산 기술 A to Z

화석연료로 만드는 수소는 친환경 에너지라 할 수 있을까? 기존 수소 생산 방식의 한계를 해결할,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 수소로 떠오르고 있는 ‘바이오수소’의 생산기술을 알아보자.

박세원

서울기술연구원 자원순환 기술분야 전문 연구원

음식물쓰레기로 만드는 수소, 바이오수소 에너지!

최근 주위를 둘러보면, 전세계적으로 경제산업 구조가 화석연료 중심에서 수소(H₂)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현재 주로 차량이나 연료전지의 연료 등으로 활용되고 있는 수소는, 화석연료의 주요 성분인 탄소(C)가 이산화탄소(CO₂)로 전환되어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것과는 달리, 산소(O₂)와 만나 물(H₂O)을 만드는 청정연료다.

이러한 수소는 다양한 기원(Origin)으로 만들어지는데, 석유산업 기반의 부산물 혹은 화석연료인 천연가스의 화학 반응을 이용해 생산하는 방법이나, 물을 전기분해시켜 생산하는 방법 등이 있다. 석유산업 부산물과 천연가스의 화학반응을 통한 수소 생산은 비교적 적은 비용이 들지만 생산 과정에서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문제이며, 물의 전기분해를 통한 수소 생산은 친환경적이지만 생산 비용이 높아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한계를 가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제성과 환경성, 이 두 가지 장점을 모두 가진 수소 생산 방법이 최근 주목받고 있는데, ‘바이오가스’를 활용해 생산하는 ‘바이오수소’가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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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수소는 바이오가스로부터, 바이오수소!

일반적으로 ‘바이오(Bio-)’가 단어 앞에 붙으면 ‘살아있는’의 의미를 가지게 된다. 예를 들어 ‘Biological’은 ‘생물학’을 의미하고, 기록의 뜻을 가지는 그리스어 graphia와의 합성어로 탄생된 ‘Biography’는 한 인물의 생애를 기록한 ‘전기’ 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바이오수소(Bio-hydrogen)’는 무엇을 의미할까?

바이오수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수소의 기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전세계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살펴보면, 천연가스 화학반응 중 하나인 *습식메탄개질반응(CH4+H2O → 3H2+CO)이 59%, *석유 산업 부생가스가 21%, 석탄 산업 부생가스가 19%, 마지막으로 수전해(2H2O → 2H2+O2)를 통한 수소가 0.03%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석연료를 대체해 수소를 사용함으로써 수소경제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수소 역시도 화석연료인 천연가스, 석유, 석탄으로부터 90% 이상 얻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수소 생산 현황 (출처: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 2020)

*습식메탄개질(SMR, Steam Methane Reforming): 메탄(CH₄)에 물(H₂O)을 촉매로 활용해 일정 조건에서 합성가스(H₂+CO)를 생산하는 화학반응 중 하나로, 현재 수소를 생산하는 가장 일반적인 반응이다.

*석유/석탄 산업 부생가스: 석유를 만들어내는 정유 과정 또는 석탄 산업에서 발생하는 가스로 대부분 탄화수소류 가스(CxHy)가 주 성분이며, 메탄도 이에 해당한다.

바이오수소의 기원인 바이오가스는 ‘살아있는(Bio-)’ 미생물을 활용해 만들어진다. 탄소와 수소(H)로 이루어진 유기물(Organic Materials)을 미생물로 분해하여 얻어지는 메탄(CH4)이 바로 바이오가스인 것이다. 이러한 바이오가스로 만들어지는 바이오수소 역시 그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기는 하지만, 반응물인 유기물이 자라면서 흡수된 이산화탄소를 생각하면 결과적으로 탄소배출은 ‘0’이 되기 때문에 탄소중립성을 가지는 수소라 할 수 있다.

바이오수소의 탄소중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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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수소는 어떻게 만들까?

그렇다면 바이오수소를 만들기는 쉬울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전세계의 수소 생산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기술은 아직까지도 천연가스의 개질이다. 쉽게 생각하면, 개질 공정에서 재료인 ‘천연가스’만 ‘바이오가스’로 교체하면 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천연가스는 기본적으로 화석연료이다. 그러다 보니 수소의 *전구 물질(precursor) 이라 할 수 있는 메탄의 함량이 높은 편(70~90%)으로 수소 생산에 유리하다. 반면 바이오가스의 경우, 메탄이 주요 성분이기는 하지만 그 함량이 50~75%가량으로 천연가스보다는 낮고, 일부 유기가스(organic gases)인 일산화탄소(CO)나 황화수소(H2S) 등이 포함 되어있다. 불순물이라 할 수 있는 일부 유기가스들은 개질 반응에 활용되는 촉매의 반응성을 낮추는 *피독현상(poisoning)을 일으켜 문제가 되기도 한다.

*전구물질: 어떤 생산물을 만들어내는 모체로, 수소(H2)는 메탄(CH4), 물(H2O), 탄화수소(CxHy)에 있는 H 원자로부터 만들어지므로 이들을 전구물질이라 할 수 있다.

*피독현상: 반응물 이외에 기타 불순물로 인해 촉매 자체에 데미지를 입혀 반응성이 떨어지는 현상이다.

천연가스/바이오가스의 조성 비교 (출처: Ahmad, N. E., Mel, M., & Sinaga, N. (2018). Design of liquefaction process of biogas using Aspen HYSYS simulation. Journal of Advanced Research in Biofuel and Bioenergy, 2(1), 10-15)

이처럼 낮은 메탄 함량과 일부 불순물이 포함 되어있는 단점에도, 바이오수소 생산 기술 수준은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바이오가스 ‘정제(purifying) 공정’의 발전 덕분이다. 정제 공정에서는 바이오가스의 적은 메탄을 농축하여 그 함량을 높이고, 불순물인 수분, 황화수소 등을 제거하게 되는데, 정제 공정 이후에는 천연가스 개질과 동일한 방식의 습식메탄개질반응을 통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최근 들어서는 메탄에 주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반응시켜 수소를 생산해냄과 동시에 이산화탄소를 상쇄하는 *건식메탄개질(CH4+CO2→ 3H2+CO)이 주목을 받고 있다. 물론, 건식메탄개질은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습식메탄개질에 비해 *촉매의 코크(coke)  형성 및 낮은 반응성 등으로 실증적용에 어려움이 있으나,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촉매가 개발되고 있는 등 다양한 연구기관에서 해결 방법을 제시하고있다. 습식메탄개질과 더불어 건식메탄개질의 상용화가 가능해지면, 바이오수소 생산과 더불어 이산화탄소 저감에 기여하여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건식메탄개질(DRM, Dry Reforming of Methane): 습식메탄개질 반응과 달리 물이 반응에 참여하지 않는 개질 반응으로 일반적으로 메탄에 이산화탄소를 활용하여 합성가스를 생산하는 반응이다.

* 촉매코크: 반응을 돕는 촉매 표면에 탄소(carbon)가 쌓여 반응성이 떨어지는 현상을 뜻한다.

습식/건식 메탄 개질 반응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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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만드는 바이오수소!

2021년 기준 우리나라에서는 바이오가스 생산 시설 110개가 운영되고 있고, 375백만m3의 바이오가스를 만들어냈다.(환경부, 2022) 이미 바이오수소를 만들기 위한 재료는 충분한 셈이다. 이에 바이오수소 상용화 역시 탄력을 받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SK에코플랜트가 유기성 폐자원(음식물 쓰레기, 하수찌꺼기 등)에서 바이오수소를 직접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 국내 바이오수소 생산 기술 연구에 앞장서고 있다. 우리나라의 폐기물 관련 업계가 대부분 영세한 기업들로 이루어져 있다 보니, 유기성 폐기물의 처리 역시 그동안 고부가 가치를 가지는 바이오수소 생산 기술 보다는, 단순 소각 또는 발전에 집중되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오수소 생산에 대한 기술 개발을 리드할 수 있는 역량과 경제력을 가진 대기업의 참여가 반가울 뿐이다.

전 세계가 수소 경제로의 전환되고 있는 이때, 화석연료에 기반한 에너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에게 바이오수소는 훌륭한 대안일 수 있다. 바이오수소가 우리나라의 에너지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수소 시대로 나아가는 터닝포인트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박세원 박사는 폐기물 가스화를 주제로 연세대학교에서 박사 학위 취득 후, 한국화학연구원에서 미활용 탄소원을 활용한 열분해, 미세먼지 저감 기술 개발 등 융합 연구를 위해 연구범위를 넓혀왔다. 현재는 서울기술연구원에 재직하며, 가연성 폐기물, 유기성 폐기물, 의료폐기물, 소각재 등 서울시의 폐기물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특히 본 컬럼과 관련하여, 2022년 ‘서울시 음식물류폐기물 사료/퇴비화 개선 및 바이오가스화 추진 전략’ 연구 책임을 맡아 서울시에 정책을 제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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