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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는 청정 전기, 무궁무진한 ‘연료전지’의 세계!

365일 24시간 안정적으로 발전 가능하며, 환경에도 무해한 친환경 에너지계 다크호스가 나타났다. 실생활부터 기업, 데이터 센터까지 연료전지의 다양한 활용 가능 분야를 살펴보자!

친환경성과 더불어 다양한 활용 분야로 주목받고 있는 연료전지.

전승민

과학기술분야 전문 기자 및 저술가

전기를 만드는 방법은 ‘어떤’ 연료를 이용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하지만, 각각의 연료는 저마다의 장단점이 있어 수요자들은 때때로 선택의 기로에 놓이곤 한다. 석탄화력과 원자력 발전의 경우 풍부한 전기를 생산할 수 있지만, 미세먼지 발생, 폐기물 문제 등 환경오염을 피하기 어렵고, 태양력과 풍력 발전의 경우 친환경적이지만, 안정적인 전기 생산에 문제를 겪는다. 필요한 전기를 안정적으로 얻으면서도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는 ‘전천후’ 발전 방법은 찾을 수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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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이 없 … 있다! 팔방미인 발전 기술 ‘연료전지’

모든 면에서 완전한 기술은 존재하기 어렵지만, 최선의 대안은 찾아볼 수 있다. 현재 가장 주목받는 발전 기술인 ‘연료전지(FC, Fuel Cell)’를 꼽을 만하다. 연료전지는 화학반응에 의해 다양한 연료를 즉시 전기로 변환하는 장치를 뜻한다. 보통 연료전지라고 이야기하면 수소연료전지(HFC, Hydrogen Fuel Cells)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소를 연료로 달리는 ‘수소연료전지 자동차’가 유명한 탓이다. 실제로는 알코올, 천연가스 등 다양한 종류의 연료를 모두 연료전지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 최근엔 친환경 연료 붐을 타고 ‘연료전지=수소연료전지’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으므로 구분해서 알아둘 필요가 있다.

연료전지의 대표 장점.

연료전지는 화학반응에 의해 열과 전기만을 만들어 내므로, 사실상 공해물질을 거의 배출하지 않는다. 심지어 그 크기를 대단히 작게 만들 수 있어 휴대나 이동이 편리하기까지 하다. 특히, 스마트폰, 노트북 등 휴대용 전자기기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전력 소모 시간을 지연시킬 수 방법이 중요해지는 가운데, 기존 배터리보다 단위 무게 및 부피당 더 많은 전력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연료전지가 대안으로 부상 중이다.

반대로, 연료전지를 사용하지 않고 전기를 만들려면? 대부분의 경우 물을 끓여 수증기를 만들고, 이때 부피가 팽창하는 힘을 이용한다. 즉, 직접 불을 붙여 연소하는 과정이 필요하므로 이 과정에 적잖은 그을음(미세먼지)과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팽창한 수증기가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들게 되므로, 많은 기계 장치 역시 필요하다. 소형화에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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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전지 ‘발전소’ 건설에 앞장서는 국내 기업들!

물론, 원한다면 얼마든지 큰 크기로도 만들 수 있으므로 다양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다. 대규모 발전 시설이라면 아직 화력, 원자력 등의 효율이 더 높겠지만, 중소형 발전 시설 정도라면 현재 상당수가 연료전지 형태로 대체되는 추세이다. 수소를 이용해 친환경 전기를 생산하는 ‘수소발전소’만 보아도 대부분 연료전지 형식이다.

신인천빛드림 발전소. (출처: 한국남부발전 홈페이지)

국내 연료전지 발전 시스템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으로 알려진 ‘신인천빛드림 발전소’는 설비용량만 80㎿에 달한다. 실상 단일 단지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수도권 25만 가구에 전력을 보내는 것은 물론, 청라 지역 4만 4,000가구에 온수 역시 공급하고 있다. 한국 신재생 의무공급량 22%를 차지할 정도의 대규모 시설을 ‘연료전지’ 기술로 건설한 것이다.

SK에코플랜트가 준공한 북평레포츠센터 연료전지 발전소 전경.

또한, 2022년 6월 한국동서발전이 발주하고 SK에코플랜트가 준공한 4.2MW 규모의 ‘북평레포츠센터 연료전지 발전소’도 눈에 띈다. 이 발전소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로는 세계 최초의 열 공급형 발전소로, 연간 약 3만 6,800M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1만 4,000가구가 연간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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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먹는 하마’에도 끄떡없는 24시간 친환경 에너지, 연료전지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데이터 센터는 연중 24시간 서버·스토리지 가동과 내부 항온·항습유지 등을 위해 막대한 전력을 소비한다.

그렇다면, 발전 분야가 아닌 현실에선 연료전지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최근 주목받는 분야 중 하나는 ‘인터넷 데이터 센터(IDC, Internet Data Center)’다. 많게는 수천 대 이상의 대용량 인터넷 서비스용 컴퓨터를 한곳에 모아 두고 운용하는 시설이다. IDC는 24시간 가동해야 하며, 수없이 많은 컴퓨터를 가동해야 하므로 막대한 전기를 소모한다. 자가발전시설 등을 갖추려면 기존 방식에서는 환경오염 및 비용 등의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이 때문에 연료전지를 이용해 데이터 센터에 직접 전기를 공급하자는 아이디어가 관심을 얻고 있다.

미국의 경우 구글, 애플 등 IT 분야 대기업이 IDC 운영에 연료전지 전원을 이용하고 있다. 최근 업계 소식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수도권 IDC 몇 곳의 전력공급을 연료전지로 대체해 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사실 국내 IDC의 연료전지 보급은 시급한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데이터 센터 전력수요의 69%인 1.1GW가 수도권에 위치해 있으며, 2028년까지 신규 데이터 센터의 93%(7.7GW)가 수도권에 들어설 예정이다. 수도권 주위의 국가 전력망에 큰 부담이 걸린다는 의미다. 이 시기에 연료전지 전력공급형 IDC가 도입되면 국가 전력망 부담이 크게 낮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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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공, ‘연료전지’로 뭉치다!

이 밖에 연료전지가 큰 인기를 끄는 분야는 ‘운송 분야’다. 일반적인 배터리는 장시간 충전을 한 후 사용하지만, 연료전지는 필요한 연료만 보충하면 되므로 상대적으로 사용이 간편하다. 또 연료탱크의 크기만 충분하다면 일반적인 배터리 방식에 비해 훨씬 장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런 장점은 대형 운송수단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최근 ‘수소자동차, 즉 수소연료전기자동차(HFCV, Hydrogen Fuel Cell Vehicles)’의 필요성에 대한 논란이 많은데, 승용차 기준 단거리(수백㎞ 이내)를 자주 이동할 경우에는 전기차가 수소차에 비해 유리할 수 있지만, 대량의 짐을 싣고 그 이상의 장거리를 이동하는 트럭 등의 경우 연료전지 방식이 필수적이라 여겨진다. 디젤 등 내연기관의 퇴출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연료전지 방식이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다량의 연료를 연소하며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선박과 항공기. 수소연료전지로의 전환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자동차뿐 아니다. 대량의 짐을 싣고 장거리를 움직여야 하는 거대 운송 분야에서 ‘연료전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초대형 선박 하나를 운영하려면 매일 수백 톤의 연료가 필요한데, 이를 수소연료전지+전기추진 엔진으로 대체하면 사실상 완전한 친환경 선박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된다. 연료가 가벼워져 물류 효율이 높아지는 효과는 덤이다. 최근엔 항공기에도 연료전지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대형 항공기 중 하나인 ‘보잉 747-400’은 연료를 가득 채우면 21만 6,840L가 들어가는데, 이는 중형 승용차 3,000대 이상을 채울 수 있는 양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만한 연료를 채우고도 1만 3,570㎞ 밖에 날아가지 못한다. 그런데 만약 이 비행기를 수소연료전지+전기모터 형태로 바꾼다면, 항공기 항공기의 연료 탑재량이 압도적으로 늘어나게 돼 항속거리가 크게 늘어난다. 현재 기술로는 연료 탑재량이 부족해 실용화가 어렵던 2만 5,000㎞ 이상 초 장거리 비행 노선이 당연해질 가능성이 크다. 인천에서 브라질까지 환승을 거치지 않고 한 번에 날아가는 ‘직항’ 노선이 생겨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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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출 줄 모르는 연료전지 상승 곡선, 대비하는 자가 승리한다!

연료전지는 이처럼 다양한 의미에서 사회 혁신을 일으킬 것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점차 그 활용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무엇보다 발전 및 IDC, 교통 분야 수요가 급속하게 늘고 있어 앞으로도 눈여겨볼 기술이라 생각된다.

세계 연료전지 시장규모 예측 (출처: 2018, Fuji Keizai Group)

일본의 시장조사기업인 후지경제(Fuji Keizai Group)는 2018년 2조 2,000억 원 수준이던 전 세계 연료전지 시장이 2030년에는 약 50조 원 규모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는, 연평균 30% 가까이 성장을 했을 때 나올 수 있는 수치이다.(2022,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이 시기에 정부는 물론, 여러 기업이 지속해서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시장에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들의 것이니 말이다.

전승민 기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과학 저널리즘 석사 학위를 받았다. 동아일보 과학팀장, 과학동아 기자, 동아사이언스 수석기자를 역임했다. 현재 과학기술분야 전문 저술가로서 다수의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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