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함을 가득 채운 스팸 메일, 습관적으로 틀어 놓은 영상이 디지털 탄소발자국을 늘린다. 디지털 탄소발자국이란 휴대폰, 태블릿 PC, TV 등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양으로 충전, 인터넷 사용, 데이터 소비, 대기전력 등 기기를 사용하는 전 과정에서 발생한다. 온실가스도 티끌 모아 태산. 디지털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습관으로 온실가스 배출, 나아가 지구온난화를 막는 데 힘을 보탤 수 있다.
혹시 메일함에 ‘안 읽은 메일 999+개’가 있나요?
종이도 아니고, 메일함에 잠들어 있는 이메일이 어떻게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걸까? 영국 탄소발자국 전문가인 랭커스대 마이크 버너스 리(Mike Berners-Lee) 교수에 의하면 이메일 한 통을 전송할 때 약 4g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고 한다. 인터넷 공간에서 이메일과 같은 데이터를 처리하고 저장하는 시설인 데이터 센터는 365일 24시간 멈추지 않고 가동되는데, 여기서 발생한 열을 냉각하기 위해 1GB당 32kWh의 전기가 소비되고, 이 전력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발생되는 것. 프랑스 환경에너지관리청은 ‘불필요한 메일 10%만 삭제해도 매년 1톤에 달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스팸 메일은 수신 거부로 처리하고 확인 후 필요 없는 메일은 바로 삭제하자.
이제는 스트리밍 말고 다운로드!
음악을 듣거나 넷플릭스, 유튜브 등의 영상을 시청할 때 스트리밍 방식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 탄소발자국 계산기(한국기후·환경 네트워크)에 따르면 온라인 영상을 30분 재생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은 약 1.6kg으로, 이는 자동차로 6.3km 거리를 운전할 때 발생하는 양과 동일하다. 탄소 전환을 달성하기 위해 세워진 프랑스의 비영리 환경단체 ‘더 시프트 프로젝트(The Shift Project)’의 2019년 조사에 따르면 영상 스트리밍이 인터넷 트래픽(데이터 전송량)의 60%를 차지하며 연간 3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고 한다. 음악을 듣거나 영상을 시청할 때는 스트리밍 방식보다 다운로드 방식을 이용하고, 영상을 보지 않을 때는 프로그램을 종료하자. 영상 시청 후 다음 영상이 이어지지 않게 ‘자동 재생 차단 기능’을 활용하는 것도 디지털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좋은 방법이다.
모니터 화면 밝기, 조금 낮아도 잘 보여요
컴퓨터, 휴대폰, 태블릿 PC 등의 모니터 밝기를 낮추는 것도 디지털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모니터 밝기를 100%에서 70%로만 낮춰도 에너지 사용량의 20%를 줄일 수 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모니터가 꺼지도록 모니터 절전 모드를 가동하고, 영상을 시청할 때는 고화질의 4K가 아닌 HD 해상도를 선택하는 것도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한 방법이다.
얼리 어답터는 그만, 슬로우 어답터가 되자
디지털 기기를 자주 교체하지 않는 것도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새 스마트폰 한 대가 생산되고 2년 동안 사용된다고 했을 때 배출되는 총 이산화탄소 양의 85%가 생산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고 한다. 새로운 스마트폰을 소비하고 유통하는 과정에서도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니, 가능한 휴대폰을 오래 사용하는 슬로우 어답터가 되자.
개인정보 보호모드와 즐겨찾기 이용하기
웹 브라우저에서 ‘개인정보 보호모드’를 사용하면 의도치 않은 데이터 처리와 데이터센터로의 전송을 차단해 불필요한 트래픽이 발생하지 않게 도와준다. 자주 찾는 웹사이트의 경우 ‘즐겨찾기’ 목록에 담아 놓고 활용하면 검색 단계를 대폭 줄이며 검색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데이터 사용량과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기획재정부).
이밖에 디지털 기기 충전 후 충전기를 뽑아서 불필요한 전력 소모하지 않기, 클라우드에 업로드된 불필요한 사진 및 동영상 삭제하기도 디지털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방법이다. 쓰지 않는 전자기기의 콘센트를 뽑듯 의식적으로 불필요한 데이터 사용을 멈추면 일상에서 쉽게 디지털 탄소발자국 줄이기에 동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