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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은 약사에게, 폐의약품은 전용 수거함에!

폐의약품이 불러올 수 있는 나비효과와 올바른 분리배출법에 대해 알아보자.

“남은 약이요? 그냥 변기통에 버리는데요?”

상당수 사람들이 폐의약품과 주사기를 일반 쓰레기로 착각해 버리고 있다.

2018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시한 ‘폐의약품 처리 방법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복용 약품 또는 폐의약품을 쓰레기통, 하수구, 변기에 처리하는 사람이 무려 55.2%를 차지했다. 반면, 약국과 보건소를 통한 처리는 8%에 그쳤다. 환경부에서는 일찍이 폐의약품을 유해 폐기물로 지정하고 보건소, 약국 등에 설치된 수거함에 배출, 일괄 수거해 소각하는 지침을 시행하고 있지만, 의무 규정이 아니다 보니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일반 쓰레기로 처리하는 사람이 많은 것. ‘크기도 작은데 하나쯤은 괜찮겠지’란 생각은 금물이다. 우리가 무분별하게 버린 폐의약품이 불러올 수 있는 나비효과와 올바른 분리배출법에 대해 알아보자.

함부로 버린 폐의약품, 결국 사람에게 돌아온다고?

쓰레기통에 그냥 버린 약 때문에 알 낳는 수컷 물고기 (출처: 스브스뉴스 유튜브 채널)

플라스틱보다 분리배출을 철저히 해야 하는 품목, 바로 폐의약품이다. 폐의약품이 ‘유해 폐기물’인 이유는, 그 화학구조가 매우 복잡한 데다 다양한 생리학적 활성(촉매의 반응 촉진 능력)을 띄는 물질이기 때문. 싱크대, 변기, 쓰레기통에 무분별하게 버려진 폐의약품들은 그 복잡한 활성 능력을 그대로 유지한 채 우리의 물과 땅에 스며들어 괴이한 변화들을 만들어내고, 특히 해양 생태계에 치명적인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2016년 국립환경과학원이 지표수(주로 하천 및 호소)의 의약 물질 오염 여부 조사 결과를 보면, 항생제, 소염진통제, *항히스타민제, 당뇨 치료제 등 15종의 의약 성분이 검출됐다. 우리가 사용하는 물에 이미 폐의약품이 흘러들어가 있는 것이다.

*항히스타민(抗histamine): 염증 및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히스타민의 작용을 억제하는 약물.

다른 나라들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지난 3년간 플로리다주에 서식하는 게, 새우, 여을멸(여을멸과의 바닷물고기) 등의 어류에서 총 58가지의 약물 성분이 발견됐으며, 이러한 약물 중독이 해양 생물의 번식과 생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플로리다 국제대학교(Florida International University)/본피쉬 앤 타폰 트러스트(Bonefish & Tarpon Trust), 2022년). 무심코 버린 폐의약품이 환경과 수많은 생명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첫 번째 과제다.

폐의약품, 올바르게 버리는 방법?

의약품도 재활용품처럼 종류별로 분리해 폐기해야 한다.

종이, 플라스틱 등의 재활용품을 분류해 처리하듯이 의약품도 종류별로 모아 폐기해야 한다. 약을 종류별로 모으지 않으면 수거하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가루, 액제와 같은 약물이 외부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캡슐, 정제와 같은 알약은 PTP 포장(손으로 세게 눌러 꺼내는 압력 포장 형식)을 분리해 알맹이만 모아야 한다. 병원 처방으로 약국에서 조제한 가루약은 약포지 그대로, 연고나 천식 흡입제, 스프레이 등 특수 용기에 담긴 약은 용기째 그대로 가져가 배출하며, 물약이나 어린이용 시럽제는 한 병에 모아 새지 않게 밀봉해서 수거함에 넣는 것이 좋다. 이렇게 모인 의약품들은 환경부 주관 하에 전용 소각로에서 850℃의 고온으로 소각되어 안전하게 처리된다.

폐의약품 수거함의 위치는 서울시의 경우 ‘스마트서울맵’에서, 그 밖의 지역은 각 시군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해?’라는 다소 귀찮은 마음이 들 지 모른다. 하지만, 약을 구매할 때 우리의 건강을 생각한 것처럼, 폐기할 때는 자연과 환경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다. 증세와 통증이 가신 후에도 복용하던 의약품은 남는다. 계절별로 옷을 정리하듯, 기간을 정해 폐의약품을 모아두었다가 유효기간을 확인하고 처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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