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는 더 이상 Internet Explorer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최적의 환경을 위해 다른 웹브라우저 사용을 권장합니다.

수소경제사회 구축을 위한 전주기적 접근과 원천설계 기술의 중요성

친환경 에너지로 탄소중립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수소에 대해 보다 심도 깊은 고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저탄소·탈탄소 사회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고, 이러한 큰 흐름에서 수소의 역할이 더 한층 중요시되고 있다. 우리 정부도 2019년 수소경제활성화로드맵 발표 이후 탄소 기반의 사회에서 수소 기반 사회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고, 최근 탄소중립위원회는 2050 탄소중립시나리오를 발표함으로써 저탄소·탈탄소 사회로의 전환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지난 10월 7일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한 ‘수소경제 성과 및 수소 선도국가 비전 보고’ (출처 : 대한민국 청와대 공식 유튜브 채널)

이러한 시점에서 탄소중립사회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친환경 에너지로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수소에 대해 좀 더 살펴보고, 수소의 생산, 저장·운송 및 활용 과정에서의 이산화탄소의 다양한 배출 가능성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친환경 에너지 수소, 전주기적∙총체적 접근 필요

현재 전세계적으로 사용되는 많은 양의 수소는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의 개질(reforming)을 통해 얻어지는데, 이 과정을 통해 보통 수소 1kg 생산 당 약 10kg 정도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기 때문에 이러한 수소를 그레이(gray) 수소라 부른다. 최근에는 본 개질 공정을 통해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포집장치를 설치하여 이산화탄소를 포집함과 동시에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이 제안되고 있으며, 이러한 공정을 통해 얻어지는 수소를 블루(blue) 수소라 부른다.

 

앞서 언급한 그레이 및 블루 수소와는 달리 물(H2O)을 이용하여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순수한 수소인 그린(green) 수소를 생산하게 되며, 이러한 그린 수소는 탈탄소 사회에 적합한 친환경 에너지로서 매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메탄 열분해를 통해 생산된 청록(turquoise) 수소 역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로서 그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이러한 그린 혹은 청록 수소는 자체 공정에서는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탈탄소 혹은 저탄소 공정이라 볼 수 있지만, 그린 수소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전기를 어디에서 확보하는지에 따라 전체 공정에서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마찬가지로 청록 수소의 경우에도 메탄 열분해 자체 공정에서는 이산화탄소가 직접적으로 배출되지 않지만, 본 공정을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열원 등을 공급할 때 수반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함께 고려되야 한다.

수소에너지가 궁금한 당신을 위한 안내서 (출처 : 국토교통부 공식 유튜브 채널)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수소가 진정한 친환경 에너지로서 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선 수소를 생산하는 공정 자체뿐만 아니라 본 공정과 연관된 다양한 주변 공정들을 포함한 전주기(全周期)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수소를 생산하는 공정 그 자체만 보는게 아니라 연관된 주변 프로세스에 대한 분석을 포함하는 총체적인 접근을 시도할 때 비로소 진정한 친환경적 수소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게 된다.

 

특히 향후 국내에서 부족한 수소 생산량을 보완해 줄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해외 수소 수송 모델의 경우에도 단순히 블루, 그린, 청록 수소와 같은 수소 생산 방법에만 매몰되지 않고 현지에서의 수소 생산 및 저장, 국내로의 해상 운송 및 국내에서의 육상 운송을 모두 고려한 전주기적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수소 분야 원천설계 기술의 중요성

앞서 언급한 수소에 대한 전주기적 접근은 수소와 관련된 생산·저장·운송·활용 과정에서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정량화함으로써 진정한 친환경 에너지로서 수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줄 수는 있지만, 공정을 분석하는 입장에서 보면 결국은 이산화탄소 배출량만을 확인하는 매우 수동적인 접근법이라는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

수소경제사회 구축을 위해서는 전주기적 관점의 분석뿐만 아니라 원천설계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만약 단순히 각 공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산정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각 공정에서의 원천설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면, 각 공정에서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대한 계산뿐 만 아니라 더 나아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소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 할 최적의 원천설계가 가능하게 된다. 이렇듯 각 공정에서의 원천설계가 가능하게 되면, 이러한 공정들을 전주기적인 관점에서 전체적으로 통합설계를 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최근 국내 수소경제를 이끌어갈 15개 회원사로 구성된 수소기업협의체의 출범을 통해 수소경제사회를 향한 좀 더 구체적인 방향이 제시된 바 있으며, 수소의 생산·저장·운송·활용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 또한 기대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시기에 해외 선도기업과의 기술교류를 통한 다양한 협업은 물론, 수소기업협의체에 속한 각 기업들도 저탄소·탈탄소 기반 수소 기술과 관련된 원천설계 기술을 산·학·연 공동연구 등을 통하여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면, 수소경제사회와 탄소중립사회라는 두 개의 큰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울산과학기술원 UNIST 임한권 교수는 공정시스템설계∙기술/경제성분석∙전산유체역학 전문가로 화학공학 전공 서강대학교(학사), Georgia Tech.(석사), Virginia Tech.(박사)를 하였다. 2007~2013년 Praxair, Inc. Development Specialist 근무 이후 2013~2018년 대구가톨릭대학교 조교수를 역임했다. 2018년부터 울산과학기술원 UNIST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연관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