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의 품격  2021.11.15

#5. BP STORY PART 5

페트병 자원순환으로 탄생한
친환경 SM FREE UP!
카본화이버앤영 윤재영 대표

일상 생활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페트병(PET) 재활용으로 GFRP REBAR의
주요 소재인 함침제를 친환경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이 만들어졌다.

콘크리트 건축물의 뼈대가 되는 REBAR(리바)는 대부분 철강으로 만들어진다. 그래서 흔히 REBAR를 ‘철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건설 분야에서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glass fiber reinforced plastics, GFRP)로 만든 REBAR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GFRP REBAR를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원료

GFRP REBAR는 강철 소재 REBAR에 비하여 무게가 1/2 미만으로 가벼울 뿐만 아니라 녹이 슬지 않고 습기에 강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부식이 되지 않고 습기에 강하다는 것은 해안처럼 습기가 많은 지역의 건축물에 GFRP REBAR를 사용하면 건축물의 내구도가 높아지고 보다 안전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 여름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해변에서 일어난 12층 아파트 붕괴 사고의 경우, 습기를 머금은 해풍으로 인한 지속적인 구조물 부식이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철근 REBAR의 취약점인 부식 문제에 있어 GFRP REBAR는 대안이 될 수 있다.

GFRP REBAR(왼쪽)는 물에 담가도 부식이 없으나, 철근 REBAR(오른쪽)는 부식이 육안으로 확인된다

뿐만 아니라 GFRP REBAR는 안정적인 구조로 형성되었을 때 철근 못지 않은 강력한 내구성을 가지므로 수많은 건축현장에서 선호되는 소재이다. 해외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GFRP REBAR 상용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GFRP REBAR의 쓰임새가 많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뿐만 아니라 GFRP 소재는 가볍고 튼튼한 물성을 갖추고 있어 건설현장의 REBAR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GFRP 소재로 제품을 만들 때 반드시 필요한 원료가 바로 함침제(resin)다. 유리섬유를 기계적∙환경적 영향으로부터 보호하고, 섬유의 배열을 유지하며, 개별 섬유 간 하중 전달을 가능케 하는 원료인 함침제는 열경화성 수지로 만들어진다.

그런데 열경화성 수지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하나는 원료 전량을 중국에서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며, 다른 하나는 원료 특성 상 악취의 원인이 되는 화학물질 스티렌모노머(SM)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요소수 사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소재∙원료의 수입의존도가 높을수록 만약의 사태에 대처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아지며, 환경적 측면에서 봤을 때도 스티렌모노머의 악취 문제와 화학물질 누출 시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대체제에 대한 필요성이 계속 대두되어 왔다.

버려진 페트병에서 발견한 새로운 가능성

SK에코플랜트 뉴스룸에서 만난 다섯 번째 ‘고수의 품격’ 주인공은 바로 GFRP용 함침제의 열경화성 수지 소재를 무(無) 스티렌모노머(SM FREE) 불포화폴리에스테르수지로 개발한 카본화이버앤영 윤재영 대표다.

카본화이버앤영 윤재영 대표가 GFRP REBAR를 들고 SM FREE UP 함침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카본화이버앤영은 올해 SK에코플랜트와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가 함께 개최한 ‘제7기 드림벤처스타(DVS)’ 지원대상 기업에 선정되었다. 드림벤처스타는 친환경, 신에너지, 스마트기술, 건설 분야 혁신 스타트업을 선정,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SK에코플랜트의 다양한 사업 분야와 연관된 강소 스타트업을 발굴하여 함께 동반 상생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다. 윤재영 대표는 자신이 오랜 시간 연구해 온 수지 소재에 대한 연구가 SK에코플랜트의 사업 분야에 적합한 기술이라는 확신을 갖고 드림벤처스타 프로그램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저는 1990년부터 수지 분야를 연구해 왔습니다. 수지를 연구 개발하면서 생각한 것은 ‘플라스틱이란 참으로 유용한 물질인 동시에 환경과 사람에게 부담을 주는 물질’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탄소중립과 자원순환적 측면에서 플라스틱은 더욱 적극적으로 재활용되어야 합니다. 소재를 개발할 때 항상 ‘환경’이라는 화두를 마음에 새기고, 환경 부담을 감소시킬 수 있는 소재적 특성에 집중해 왔습니다. 그 결과로 탄생한 것이 드림벤처스타에 선정된 신소재 SM FREE UP입니다.

윤재영 대표가 개발한 친환경 불포화폴리에스테르수지의 원료는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페트병이다. 자원 재활용의 일환으로 페트병을 칩 형태로 가공한 페트 칩(PET chip)을 글리콜시스 용액과 반응시켜 함침제의 원료가 되는 불포화폴리에스테르수지(unsaturated polyester, UP)를 생산하는 것이다. 페트를 재활용한 불포화폴리에스테르수지 제조 기술은 공개된 기술인 까닭에 단독으로는 특허 등 지적재산권을 갖기 어렵다. 그래서 윤재영 대표는 한 걸음 더 나아간 기술을 개발했다. 바로 기존 소재에서 유해물질인 스티렌모노머를 제거한 SM FREE 불포화폴리에스테르수지를 만들어 낸 것이다.

연구하고 도전하라, 가능성이 현실이 될 때까지

견고함과 경량성을 갖춘 GFRP는 건설현장에 꼭 필요한 REBAR의 소재일 뿐만 아니라 자동차, 선박, 항공기, 정밀기계 주요부품 소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GFRP 생산에 있어 함침제는 약 25%의 비율로 첨가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는 원료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원료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친환경적으로 자원 재활용과 유해물질 제거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음에도 비용이나 개발의 문제로 기존 열경화성 수지를 계속 사용하고 있는 현실을 바꿔 보고 싶었습니다.

2020년 8월 설립된 카본화이버앤영은 30여 년 이상 수지를 연구 개발하며 국내 및 베트남에서 수지 생산 공장을 운영하기도 한 윤재영 대표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열경화성 수지 기반 복합재 생산 기업이다.

카본화이버앤영의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 바로 윤재영 대표의 열정이다

전라북도 전주시 한국탄소산업진흥원에 위치한 카본화이버앤영의 사무실 공간은 윤재영 대표의 연구실이자 실험실이다. 이곳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윤 대표의 열정이다. 횟수를 셀 수조차 없을 만큼 많은 수지 합성 실험이 이곳에서 이루어졌다. 카본화이버앤영은 윤 대표의 오랜 연구 개발에서 비롯된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이지만, 창업 초기의 혹독한 ‘홀로서기’를 열정만으로 버티기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처음 카본화이버앤영을 세울 때 창업진흥원을 통해 마련한 자본금 5,500만 원으로 시작했습니다. 이후 소∙부∙장 100대 기업 선정 등 많은 지원 사업의 문을 두드렸지만 잘 되지 않았습니다. 기술력을 갖추어도 규모가 작고 실적이 없다 보니 성장 동력을 얻어 점프 업 하기가 쉽지 않았죠. 그러던 중 올해 SK에코플랜트의 드림벤처스타 프로그램에 선정되면서 카본화이버앤영이 성장할 수 있는 든든한 지지기반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30년 이상 수지 하나만 붙잡고 연구해 온 시간이 헛되지 않았음을 인정받았기에 보람과 감격이 느껴졌습니다.

ESG 경영을 추진하는 가운데 자원순환을 통한 가치 창출과 환경에 대한 책임을 모든 사업 분야의 기본 근간으로 삼는 SK에코플랜트는 카본화이버앤영이 개발한 SM FREE 불포화폴리에스테르수지에서 가능성을 발견했고, 이는 곧 드림벤처스타 선정으로 이어졌다. 철근 REBAR를 대체할 수 있는 GFRP REBAR의 주요 원료인 함침제 소재를 SM FREE 불포화폴리에스테르수지로 개발함으로써 자원 재활용, 유해물질 제거, 소재 독립을 모두 충족시켰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SK에코플랜트와 함께하는 자원순환의 첫 걸음

카본화이버앤영 윤재영 대표가 최초로 페트를 활용해 수지를 만들어낸 것은 1995년이다. 이후 오랜 시간 동안 윤 대표는 복합수지 설계 및 제작 분야에 독창적인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이제 SK에코플랜트와의 만남을 통해 카본화이버앤영의 기술력은 든든한 날개를 달고 더욱 높은 목표를 향해 날아오르고 있다.

올해 드림벤처스타 선정에 이어 SK에코플랜트, KCMT, 카본화이버앤영 등 3개 기업이 만나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게 되었습니다. KCMT는 국내 유일의 GFRP 생산 회사입니다. SK에코플랜트가 펼쳐 가는 동반상생의 큰 그림을 바탕으로 기술력을 가진 카본화이버앤영과 생산력을 가진 KCMT가 함께하며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된 것이지요.

SK에코플랜트, 카본화이버앤영, KCMT는 MOU를 체결하고 GFRP REBAR의 주 원료인 고분자 수지의 연구개발을 목표로 에코화이버앤영을 설립했다. 수지 제조에 대한 독자적인 기술을 보유한 카본화이버앤영과 유리섬유 공정에 관한 노하우를 보유한 KCMT, 그리고 비즈파트너로서 이들과의 동반성장에 앞장서는 SK에코플랜트의 만남은 새로운 결실로 이어졌다. 올해 9월, 페트 칩을 재활용한 비닐에스테르수지 기술에 관한 특허를 획득한 것이다. 이로써 내구성이 높은 비닐에스테르수지에도 자원 재활용을 통한 친환경 기술이 적용될 수 있게 되었다.

불과 2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는 GFRP REBAR 상용화에 대한 관심이 저조하여 수지 합침제 수요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터널이나 암반 절취 시공 시 암석 붕괴를 방지하기 위해 설치하는 로크볼트 등에만 수지를 사용했죠.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GFRP REBAR에 대한 니즈가 커졌고, 폐기물 자원순환과 재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페트 재활용 수지로 만든 친환경 함침제 시장도 확대될 전망입니다.

SK에코플랜트, 카본화이버앤영, KCMT이 함께하는 에코화이버앤영은 앞으로 SK에코플랜트의 건설현장에서 필요한 수지 생산량을 확보하기 위해 오는 2022년 현재 수준의 10배 이상에 달하는 80개 생산 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다. 내년 라인 증설이 완료되면 매월 300톤의 SM FREE 불포화폴리에스테르수지가 생산되며, 이렇게 생산된 수지는 SK에코플랜트가 사용하는 GFRP REBAR의 함침제가 될 예정이다.

카본화이버앤영이 연구 개발한 다양한 친환경 수지 소재

뿐만 아니다. 윤재영 대표는 수지 생산 공정에서 남은 재료 및 건설 현장에서 사용된 GFRP REBAR를 재활용하여 또 다른 건축자재로 사용하는 방법 또한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기존 시멘트관을 대체할 수 있는 재활용 수지 충진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환경’이라는 화두를 마음에 새기고 자원순환 및 재활용에 기반한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카본화이버앤영의 다짐이 새롭다.

카본화이버앤영은 앞으로도 계속하여 환경을 생각하는 수지 기술 개발 연구에 집중할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재활용 수지 충진재 외에도 파이프 레진관 제조에 사용되는 저수축제 대체품인 스티로폼 복합재 연구 또한 진행하고 있습니다. 부피가 큰 스티로폼을 녹여 저수축제로 사용하는 기술이 완성되면, 향후 스티로폼 폐기물 자원순환과 재활용에도 많은 개선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함께 만들어 가는 지속가능한 녹색 미래

카본화이버앤영 윤재영 대표는 모든 연구 개발의 단계마다 SK에코플랜트는 가장 든든한 파트너이자 동반자라고 전하며, 앞으로도 계속하여 신기술 개발에 매진하겠다고 전했다.

카본화이버앤영의 기술 연구에 있어 최고의 파트너가 되어 주는 존재는 바로 SK에코플랜트입니다. 가능성에 머물러 있던 아이디어가 실현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은 물론, 기술 개발 과정에서 친환경, 자원순환과 같은 주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합니다. 비즈파트너로 함께하면서 SK에코플랜트가 지속적으로 추구해 온 동반성장과 에코 비즈니스의 가치가 현장의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기술과 패기만으로 사업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윤재영 대표는 잘 알고 있다. 지난 30여 년간 수지를 연구하며 겪었던 많은 부침(浮沈)을 통해 배운 것이다. 카본화이버앤영을 설립한 후에도 SK에코플랜트를 만나 함께하기까지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윤 대표는 우리나라 건설현장에서도 GFRP REBAR가 폭 넓게 사용되기 시작했고, 친환경 수지에 대한 니즈도 커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카본화이버앤영의 사업 영역이 더욱 넓어지기를 희망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와 함께 동반상생하며 친환경 소재 개발에 매진하겠다는 카본화이버앤영 윤재영 대표

대한민국 수지 시장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하는 윤재영 대표. SK에코플랜트와 함께 다양한 친환경 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물론, 더욱 고도화된 기술 연구로 건설 현장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겠다는 각오가 새롭다. SK에코플랜트와 카본화이버앤영이 함께 만들어 가는 지속가능한 녹색 미래에 많은 기대를 걸어 본다.

※ 본 취재는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진행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