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는 더 이상 Internet Explorer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최적의 환경을 위해 다른 웹브라우저 사용을 권장합니다.

소재 연구에 인생을 걸었다! 스탠다드그래핀 이정훈 대표

SK에코플랜트 비즈파트너 에스지머티리얼즈는 스탠다드그래핀의 자회사로서 그래핀 생산에 관한 18개의 특허를 획득한 그래핀 전문 기업이다.

SK에코플랜트 뉴스룸 ‘고수의 품격’, 네 번째로 만나볼 기업은 SK에코플랜트의 상생협력 비즈파트너(Biz Partner, BP) 에스지머티리얼즈와 모(母)회사인 스탠다드그래핀이다. 불가능할 것처럼 여겨진 신소재 대량생산의 꿈이 어느 작은 공장에서 실현되었다면 믿어지는가? 이 기적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 스탠다드그래핀 이정훈 대표이사의 품격 있는 비즈니스 스토리를 소개한다.

소재가 세상을 바꾼다는 확신

SK에코플랜트와 상생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에스지머티리얼즈는 모회사인 스탠다드그래핀으로부터 출발했다.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오직 그래핀의, 그래핀에 의한, 그래핀을 위한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궁금해진다. 그래서 그래핀이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스탠다드그래핀이 선보이고 있는 그래핀 제품

그래핀은 꿈의 물질, 꿈의 신소재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소재이다. 비록 그래핀의 개념은 낯설지만 연필심에 사용되는 흑연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흑연을 확대해서 관찰해보면 탄소들이 벌집과 같은 육각형 형태로 배열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육각형 배열 구조는 그물처럼 여러 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여기에서 한 층을 분리해낸 것을 바로 그래핀이라고 부른다. 2차원의 평면 구조를 지닌 그래핀은 단 3.2g만으로 축구장 면적을 커버할 수 있을 정도로 비표면적이 넓은 것이 특징이다.

그래핀을 발견한 공로로 노벨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한 노보셀로프 박사가 스탠다드그래핀 울산 공장을 방문해 기념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래핀이 본격적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약 10여 년 전 부터다. 2004년 영국의 한 연구팀이 상온에서 투명테이프를 통해 흑연에서 그래핀을 떼어내는 데 성공하였고, 그 공로로 2010년에 노벨물리학상을 받게 된 것이다. 이때부터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을 비롯해 국내 유수의 기업들도 그래핀 관련 사업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고작 0.2mm 두께의 이 소재가 어떠한 이유로 노벨물리학상을 받았으며 꿈의 소재라는 별명까지 얻게 된 것일까?

그래핀이 지닌 우수성을 피력하는 스탠다드그래핀 이정훈 대표

인류는 소재와 함께 발전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석기, 청동기, 철기시대를 거쳐 현대의 석유∙화학, 플라스틱 소재에 이르기까지 소재의 변천에 따라 인류의 생활 양식이나 문화도 크게 달라졌죠. 21세기에 들어서 인류사회는 석유의 고갈과 플라스틱 소재 등이 야기하는 환경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왔습니다. 그에 대한 해답이 바로 그래핀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전 세계 석학들은 그래핀이 시대를 논하는 소재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을 정도입니다. 그래핀은 전기전도성, 열전도성, 강성 등이 지금까지 찾은 그 어떤 소재보다도 뛰어난 물질이라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투명하고 유연한 특성을 지니고 있어 그 활용 방안도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우주에 가는 등 그동안 상상으로만 가능했던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게 해주는 소재가 바로 그래핀입니다.

뚝심으로 일궈낸 대량생산의 꿈

이처럼 우수한 장점을 많이 지닌 소재이기에 글로벌 기업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그래핀 연구와 생산에 뛰어들기 시작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대부분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끝이 났다. 내로라하는 기업들마저 두 손을 들고 그래핀 생산 포기를 선언한 것이다. 그래핀이 지닌 소재의 특성을 그대로 살리면서 균일한 퀄리티를 유지해내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 무렵, 대한민국 울산의 한 작은 공장에서 그래핀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놀라운 소식이 들려왔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이변이었다. 동시에 이미 20여 년 전부터 예견된 결과이기도 했다. 이정훈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탄소 나노 소재 연구를 처음 시작한 것은 1996년 무렵입니다. 이 당시 그래핀과 유사한 탄소 나노 콜로이드 CNC를 개발하며 신소재 개발에 대한 꿈을 키워왔죠. 본격적으로 그래핀 연구개발에 집중한 것은 2006년도 경입니다. 그래핀이 노벨상을 받기 1년 전인 2009년에는 이미 세계 최초로 생산 라인을 구축하기도 했는데요. 2016년에 이르러서는 울산에 있는 공장을 가동하면서 대량생산을 위한 퀄리티 컨트롤에 집중하였습니다. 똑같은 레시피로 라면을 끓이더라도 방 안의 습도나 냄비의 규격 등에 따라 매번 맛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요. 흑연을 박리할 때도 이러한 변수의 발생을 최소화해 균일화된 그래핀을 생산해내 것이 관건이었죠. 그리고 마침내 화학적 박리법을 통해 대량생산에 유리한 모델을 구축하면서 그래핀을 상용화할 수 있는 단계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스탠다드그래핀에서 그래핀 제조법으로 채택한 화학적 박리법은 흑연을 산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산화 그래핀(GO, GRAPHENE OXIDE)이라고도 불리며, 이 산화 그래핀은 환원 과정을 통해 다시 환원된 산화 그래핀(rGO, REDUCED GRAPHENE OXIDE)으로 제조되기도 한다. 이렇게 생산된 그래핀은 제품군의 특성에 따라 시멘트, 콘크리트 및 리튬 배터리, 플라스틱 화합물 등에 활용될 수 있다. SG라고 불리는 슈퍼 그라파이트는 산업폐수 처리와 같은 정화시스템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스탠다드그래핀의 그래핀은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표준물질인증서를 득하고, 국제화장품연료집(ICID) 등재되는 등 이미 다양한 기관에서 높은 품질을 인정받아 있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가 전무한 국가,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작은 국가에서 어떻게 이처럼 기적과도 같은 성과를 일궈낼 수 있었는지, 이정훈 대표에게 물었다.

저는 1992년 미국으로 대학을 가게 되면서 처음으로 ‘나노’라는 단어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오감으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작은 세계임에도 항상 우리 곁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죠. 그때부터 나노를 공부하면 우주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로부터 몇 해 뒤, 1996년에 연구소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탄소 나노 소재를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21년이 된 지금까지 25년 동안 한길만 뚝심 있게 걸어왔는데요. 돈이 되는 장사도 아니었고, 눈에 띄는 성장세가 있던 분야도 아니었기에 20년 넘게 한 분야를 연구해온 저를 주변에서는 지독한 괴짜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었죠. 그래도 지금에 와서 보면 이러한 추진력이 신소재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가장 큰 무기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정훈 대표가 버진 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경과 대담을 나누고 있다

이정훈 대표가 그래핀의 고수가 될 수 있었던 결정적 한 방은 미래 시장을 관통하는 통찰력과 확신을 바탕으로 한 추진력에 있었다. 그는 일찍이 그래핀의 친환경성에 주목하였다. 지난해 2월에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위치한 네커섬(Necker Island)에서 개최된 Ultramarine Ocean Summit 2020에 참석해 그래핀 기술을 통해 오염된 바다를 살릴 수 있음을 피력하기도 했다. 당시 버진 그룹의 창업자 리처드 브랜슨 경을 비롯해 사회 문제에 조예가 깊은 참석자들로부터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아 화제가 되었다.

 

또한 이정훈 대표는 2018년 노르웨이 오슬로의 사회단체 퓨쳐톡스(FutureTalks)에서 주최한 컨퍼런스에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참석하여 지구 환경과 인류의 미래를 위한 신소재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기도 했다. 컨퍼런스가 끝난 후에는 직접 북극을 방문해 변화하는 지구 환경을 몸소 체감하고 돌아왔다. 이러한 그의 경험과 노하우는 스탠다드그래핀이 생산한 그래핀이 친환경 분야로 진출하는 데 있어 여과 없이 투영되었다.

SK에코플랜트와 함께 건설 현장도 밸류 업!

그래핀의 친환경성은 건설 분야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건설 소재 중 하나가 콘크리트이기 때문이다. 콘크리트는 안전하고 견고한 구조물을 짓기 위해 꼭 필요한 소재이지만 시멘트 생산 단계에서 이산화탄소와 대량의 폐기물을 발생시킬 수밖에 없다. 그런데 기존 시멘트에 그래핀을 배합하면 친환경적이면서도 고성능의 콘크리트를 제조할 수 있다. 적은 양의 시멘트를 사용해도 충분한 내구성을 확보할 수 있기에 유해물질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스탠다드그래핀의 생각은 ESG 경영을 추구하는 건설사 SK에코플랜트와 만나 날개를 달게 되었다. 스탠다드그래핀의 자회사이자 SK에코플랜트 비즈파트너인 에스지머티리얼즈 정준택 대표를 통해 양사 상생 스토리를 좀 더 자세히 들어보았다.

에스지머티리얼즈 정준택 대표가 SK에코플랜트와의 협업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와 에스지머티리얼즈는 공모전을 통해 처음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SK에코플랜트에서 스타업과 함께 혁신기술을 발굴해내기 위해 추진한 테크오픈콜라보레이션이었는데요. 당시 에스지머티리얼즈가 제안한 건설 자재용 그래핀의 안정성과 친환경성을 SK에코플랜트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국내 그래핀 시장은 연평균성장률 약 50%로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 성장의 근원에는 새로운 건설 자재를 통해 친환경성을 높이고자 하는 건설사들의 요구도 반영되어 있죠. 친환경 건설의 선두에 있는 SK에코플랜트와 그래핀 제조의 최전방에 있는 에스지머티리얼즈가 손을 잡은 것은 이러한 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관통한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두 기업이 고성능 콘크리트 등 미래 건설 신소재 연구개발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함께 성장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래핀을 활용한 친환경 분야에 조예가 깊은 스탠다드그래핀 이정훈 대표와 10년 넘게 금융업에 종사하며 그래핀의 성장 가능성을 정확히 간파해낸 에스지머티리얼즈 정준택 대표. 그야말로 가족과 같은 돈독함을 바탕으로 두 사람이 만들어낸 시너지는 모회사 스탠다드그래핀과 자회사 에스지머티리얼즈를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시키기에 충분했다.

 

이제는 건설 분야에서도 선두를 지키며 신소재의 전설을 써 내려가고 있는 이들에게 SK에코플랜트와 함께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물었다.

가족과 같은 돈독함으로 함께 성장하는 모회사 스탠다드그래핀 이정훈 대표(좌) & 자회사 에스지머티리얼즈 정준택 대표(우)

그래핀이 처음 주목받을 당시 많은 대기업에서도 관심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소재 연구 분야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만큼 중도에 연구를 포기한 기업들이 많아졌죠. 그런 면에 있어서 SK에코플랜트와 같은 큰 기업이 지속해서 관심을 갖고 그래핀을 지원해준다는 것이 매우 반갑게 느껴집니다. 소재를 다루는 기업은 특정 카테고리에 속하는 사업이 아니다 보니 지원을 받기 더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흔히들 벤처 기업이 3년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서 7년, 10년을 넘어가서 여전히 살아있는 회사가 있으면 그 자체만으로도 주목을 받기도 하죠.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스탠다드그래핀은 그래핀 분야를 독점적으로 성장시켜왔습니다. 이러한 저희의 기술력이 SK에코플랜트와 만나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 이정훈 대표

 

소재 산업이 발달함에 따라 단순히 시장이 커지는 것을 넘어서 수만 개의 강소기업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SK에코플랜트와 협업하면서 우리나라의 소재 기술을 한 차원 더 높이고, 중소기업이 강한 국가로 성장시켜 진정한 동반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SK에코플랜트가 오또 플랫폼을 통해 상하 수직적인 관계가 아니라 하나의 회사처럼 상호 존중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더 다양한 기업들이 수준 높은 기술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바라봅니다.

– 정준택 대표

사전에서 ‘소재(素材)’의 의미를 찾아보면 ‘어떤 것을 만드는 데 바탕이 되는 재료’를 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990년대 학창 시절부터 일반인에게 생소하던 나노 기술이 큰 변화를 가져오리라는 확신을 갖고 도전해왔던 이정훈 대표. 어쩌면 그가 오늘날 고수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오랜 시간 동안 그의 삶에 밑바탕이 되는 재료를 탄탄히 갈고 닦아온 결과가 아니었을까? 소재 산업이 우리 삶을 이루는 토대가 되는 만큼, 앞으로 그래핀의 상용화가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 본 취재는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진행되었습니다​

연관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