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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르포]“AI가 만든 물, 뭐가 다를까?”_익산 공공하수처리시설 AI∙DT 솔루션

‘물을 다스리는 것이 국가 경영의 가장 큰 덕목’이라는 옛말은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하지만 물을 다스리는 주체와 방법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를 거듭했고 지금, 완전히 새로운 변혁의 시대를 앞두고 있다. 전력 효율화부터 유해물질 감소, 탄소감축까지. SK에코플랜트의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DT(Digital Transformation, 디지털전환) 솔루션이 이뤄낸 수처리 혁신의 현장 속으로 함께 떠나보자.

익산 공공하수처리시설 전경

매일 10만㎥의 유입수를 처리할 수 있는, 축구장 12개 크기의 대형 하수처리장인 ‘익산 공공하수처리시설’. 그 압도적인 규모와 기하학적 문양을 닮은 시설들, 공원처럼 정돈된 조경이 시선을 사로잡지만, 겉으로 봐서는 여타 하수처리장들과의 특별한 차이를 알아채기 쉽지 않다.

익산 공공하수처리시설의 진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곳은 수많은 모니터로 각 공정의 상황과 각종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띄우고 있는 상황실이다. 이곳에서는 24시간 내내 890여 종 이상의 데이터를 분 단위로 수집∙분석하고, 이 정보를 기반으로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가 판단한 운영 가이드를 통해 각 상황을 운용한다. SK에코플랜트의 수처리 AI∙DT 솔루션, ‘ZERO4 wwt(waste water treatment)’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ZERO4 wwt를 통해 각종 데이터와 운전 가이드를 확인할 수 있는 상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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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화된 대한민국 수처리 시스템, 디지털로 다시 태어나다

ZERO4 wwt는 앞선 언급과 같이 최적의 수처리 운영 가이드를 제공하는 기술로, 에너지 절감 등의 ‘운영 효율 상승’과 방류수질 리스크 관리 등의 ‘환경 영향 최소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솔루션이 적용된 시설 공정을 설명하고 있는 익산 하수처리시설 박현영 운영팀장

“일반적인 하수처리장의 경우, 보통 방류 전 마지막 단계에서의 수분석을 통해 처리가 잘 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중간 공정에서는 파악이 어렵죠. 익산 공공하수처리시설에서는 ZERO4 wwt 솔루션으로 각 공정의 상황과 수질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리스크를 미리 예측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많은 사회 기반 시설 중에서도 하수처리시설의 발전은 유독 더뎠다. 우리가 마시고 쓰는 물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중요 시설이자, 전국에 4,000여 개가 있을 만큼 규모적으로도 상당한 사업이지만, 현재 하수처리시설 대부분은 25년여 전 지어진 그때 모습 그대로 노후화되어 운영되고 있다. 때문에 운영시스템적으로도 미흡한 점이 다수 존재하고 있는데, 특히 전국 공공하수처리시설들이 쓰는 전기는 원전 1기 정도가 생산하는 전력과 맞먹지만 전력 사용에 대한 효율적 관리가 이루어지지 못 하고 있으며, 개인 운전자의 경험과 판단으로 공정이 운영돼 방류수의 수준이 일관성을 갖추지 못하는 등의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지적되어 왔다. SK에코플랜트 ZERO4 wwt 솔루션의 탄생은 바로 여기에서부터 시작한다.

익산 공공하수처리시설에서 확인한 ZERO wwt 솔루션은 하수가 유입되는 순간부터 방류하기까지 전 공정에 걸쳐 적용되고 있었다. 100여 개의 센서로부터 수집된 890여 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솔루션의 과정이 다소 복잡하게 보이지만, 그 핵심 과정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렇다.

① 기온, 습도 등의 변수를 포함해 유입된 하수의 정보를 측정 센서로 수집∙분석하고, ② 미생물을 활용해 유해물질을 본격 제거하는 ‘생물반응조’와, 방류 전 최종 ‘약품처리’ 공정에서의 운영 가이드를 운전자에게 제공, ③ 가이드에 따라 운전했을 때 최종 방류수의 오염물질이나 전력 소모량, 온실가스 배출량 등을 사전에 예측해 안내하는 형식이다. 물론 각각의 공정에서도 측정 센서를 통해 수질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운전자의 운영 데이터와 그 결과는 계속해서 AI에 학습되어 솔루션의 완성도를 높여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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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효율은 UP! 유해물질은 Down! AI가 바꾼 하수처리장

현재의 ZERO4 wwt가 ‘생물반응조’와 ‘약품처리’ 공정을 중심으로 완성된 이유는 이들이 앞서 말한 문제점, 즉 ‘전력 낭비’와 ‘유해물질 방류 위험’ 발생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송풍기를 통해 공기가 주입되고 있는 익산 하수처리시설의 생물반응조
송풍기를 통해 공기가 주입되고 있는 익산 하수처리시설의 생물반응조

먼저, ‘생물반응조’는 하수처리시설 전체 사용 전력에서 가장 많은 3~40%를 차지하는 전력 다소비 공정이다. 익산 공공하수처리시설의 박현영 운영팀장은 “생물반응조의 밸런스가 깨지면 후단은 제 역할을 할 수 없다”며 생물반응조를 하수처리의 가장 중요한 공정으로 소개하기도 했는데, 이 공정의 원리는 미생물이 공기를 만나 생물학적인 반응을 일으키며 물을 깨끗하게 하는 것으로, 그만큼 미생물이 충분히 활성화될 수 있도록 많은 양의 공기를 쉴 새 없이 불어넣는 것이 핵심이다. 그리고 이 공기를 불어 넣는 역할을 거대한 송풍기들이 하고 있는데, 생물반응조 공정에서 소비하는 그 어마어마한 양의 전력은 모두 이 송풍기가 쓴다고 볼 수 있다. 즉 송풍기 제어가 하수처리시설 에너지 효율화의 시작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지금까지 대부분의 하수처리시설에서 송풍량은 운전자의 경험치가 그 기준이었고, 때문에 불필요한 전력 소비 역시 있을 수밖에 없었다.

ZERO4 wwt 송풍기 모니터링 화면
익산 하수처리 전력 사용 감축 결과

하지만 수처리 AI∙DT 솔루션 도입 이후 익산 공공하수처리시설의 에너지 소비는 눈에 띄게 감소했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유입수의 데이터에 맞춰 AI가 도출한 적절한 송풍량으로 공정을 운영한 결과다. 지난 3월부터 25일간 진행한 ZERO4 wwt 시운전 기간 동안 송풍기 사용 전력은 기존 대비 19.1% 감소했고, 솔루션을 본격 적용한 6월부터 현재까지는 약 21.6% 감소한 전력 사용량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미생물의 활성도가 떨어져 더 많은 공기를 주입해야 하는 겨울철을 감안해도 평균적으로 연간 12.7%의 전력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곳 2차 침전지를 거친 물은 마지막 약품 처리 공정과 소독을 거쳐 하천으로 방류된다.

또한 ‘약품처리 공정’은 하수가 깨끗한 방류수로 탈바꿈하는 거의 마지막 단계인 만큼 많은 주의를 요한다. 약품을 통해 질소(N), 인(P) 등 수중의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것인데, 송풍량과 마찬가지의 이유로 일반적인 하수처리장에서는 운전자의 판단이 약품 투입량을 결정하기 때문에 일단 방류수의 오염물질 초과를 막기 위해 약품을 과사용 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약품처리의 문제점 개선을 위해 ZERO4 wwt는 하수가 유입되는 순간 9시간 후 방류될 물의 수질 상태를 사전에 예측, 적절한 약품 투입량 안내로 안전성 확보와 함께 약품 사용량을 줄이도록 하고 있는데, 그 감축량이 연간 1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전력 사용량 감축부터 약품 투입량, 그리고 환경사고에 대한 대응 비용 감소까지. SK에코플랜트는 익산 공공하수처리시설과 같은 중대형 하수처리시설(용량 10만㎥ 이상)의 경우 이러한 ZERO4 wwt의 도입 효과로 연간 1억 3,000만 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 자회사인 종합환경기업 EMC 시설관리팀 이윤희 대리(왼쪽)가 수처리 AI∙DT 솔루션 적용으로 인한 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ZERO4 wwt 적용으로 익산 공공하수처리시설이 감축할 이산화탄소의 양은 연간 165.6톤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나무 1,159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죠. 현재 EMC에서 운영하고 있는 하수처리장은 1,000여 개고 그중 익산처럼 대형화된 시설은 200여 개 정도인데요. 이 모두에 솔루션이 적용된다면 그 효과는 상당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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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연결되는 대한민국 수처리의 미래

변화된 하수처리장의 모습만큼이나 달라진 것은 수처리 ZERO4 wwt에 대한 현장의 반응이다. 익산 공공하수처리시설 운영팀장은 “솔루션 도입 초기 우리 산업은 이런 현대화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에 거부감도 있었지만, 직접 AI∙DT 솔루션의 도움을 받고 그 효과를 눈으로 검증하며 직원들의 반응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익산 공공하수처리시설 슬러지(하수찌꺼기) 처리 시설.
ZERO4 wwt는 향후 슬러지 재이용 등에도 적용하는 등 다양하게 솔루션의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ZERO4 wwt의 통합 관제 운영 모델

하지만 지금의 성과는 예고일 뿐, ZERO4 wwt의 진짜 시작은 지금부터다. 단기적으로 수처리 AI∙DT 솔루션은 머지 않은 2025년까지 수처리시설의 운전 업무 50%를 디지털화하고, 정부의 2030 에너지자립화에 기여하는 솔루션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우선적으로는 EMC가 투자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하수처리시설 10여 곳에 우선 적용하고, 2026년부터는 매년 국내, 해외 각각 3곳씩 솔루션 적용 시설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수처리 분야의 전문 인력과 탄탄한 인프라를 갖춘 EMC의 강점을 활용, 고도의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다수의 하수처리장을 연결해 전국 모든 수처리장의 운영 수준을 끌어올리는 ‘통합관제시스템’으로까지 솔루션을 확장하는 비전도 세워놓은 상황. 인간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닌 인간과 인간의 연결을 통해 사업을 고도화하는 AI기술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물은 생명이다. 진부한 문장이지만 그보다 더 물을 정확히 나타낼 표현도 찾기 어렵다. 매년 전 세계 170만 명이 제대로 처리되지 못 한 물 때문에 목숨을 잃는다. 하지만 그 중요성에 비해 이를 담당하는 하수처리시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멀고, 발전 속도는 더뎠다. 이런 상황 속에서 차원이 다른 하수처리의 시대를 예고하는 SK에코플랜트 수처리 AI∙DT 솔루션의 등장은 반갑지 않을 수 없다. AI가 만든 새로운 물의 시대가 어디까지 큰 흐름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함께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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