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경쟁력의 기준을 묻다: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를 잇는 AI 인프라 전략 - 고려대학교 신창환 교수

AI 산업이 연산·에너지 집약적 단계로 진입하면서, 인프라는 AI 성능의 한계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 반도체 팹과 AI 데이터센터, 전력과 냉각 시스템은 물론 소재·용수·운영 체계까지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본 인터뷰에서는 유튜브 영상에서 압축적으로 다룬 내용을 넘어, AI 인프라의 개념적 확장과 기술적 디테일, 그리고 구축 이후 운영과 지속가능성까지 포함한 전 생애주기 관점에서 SK에코플랜트의 통합 인프라 역량을 들여다본다.

고려대학교 반도체공학과 신창환 교수

인공지능 기술의 경쟁력은 더 이상 알고리즘이나 소프트웨어에 국한되지 않는다. AI를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대규모로 구현할 수 있는지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면서 그 기반이 되는 ‘AI 인프라’가 새로운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AI 인프라는 AI 모델의 추론 연산에 필요한 시스템으로 요약되지만, 실제로는 훨씬 복합적인 개념이다. 초정밀 반도체를 생산하는 제조 인프라부터, 막대한 전력과 냉각을 감당하며 AI 연산을 수행하는 데이터센터, 그리고 이를 떠받치는 전력·용수·가스·소재 공급 체계까지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된다. AI 성능의 한계는 이제 코드가 아니라 이 물리적 인프라의 완성도에서 결정되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고려대학교 반도체공학과 신창환 교수의 시선을 통해 AI 인프라의 개념과 핵심 특징을 살펴보고, 복잡한 인프라를 뒷받침하는 기술적·물리적 환경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AI 시대 인프라 경쟁력의 관점에서 SK에코플랜트의 역할과 강점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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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프라 개념 소개

Q

AI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AI 인프라’라는 말이 자주 들립니다. 주로 반도체 팹과 데이터센터로 설명되는데요. 교수님께서 보시기에 AI 인프라란 무엇을 의미하는 개념인가요?

A

AI 인프라란 인공지능의 '생산'과 '활용'을 가능하게 하는 물리적·기술적 기반 시설 전체를 의미합니다. 크게 보면 반도체를 만들어내는 제조 인프라와, 그렇게 생산된 반도체를 활용해 AI 연산을 수행하는 데이터센터 인프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반도체 제조 인프라, 즉 팹(Fab)은 AI의 연산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 반도체가 실제로 생산되는 공간입니다. 생성형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eSSD 같은 고성능, 고대역폭, 고용량 AI 특화 반도체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는데,

팹은 단순한 공장이 아니라 클린룸을 중심으로 전력·가스·화학물질 공급 설비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초정밀 생산 인프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축은 AI 데이터센터입니다. 생산된 반도체를 탑재한 서버들이 실제로 AI 학습과 추론을 수행하는 공간으로, AI 기술이 현실 세계에서 작동하도록 만드는 활용 인프라입니다.

챗GPT와 같은 거대언어모델(LLM)이 등장하면서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서버 집합체를 넘어, 전력·냉각·네트워크가 하나의 시스템처럼 작동하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최근 AI 산업에서는 '컴퓨트 인프라(Compute Infrastructure)'라는 개념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는 반도체 칩 하나의 성능보다, 데이터센터 전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설계·운영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졌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AI 인프라는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를 각각 따로 보는 개념이 아니라, 하나의 연속된 시스템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SK에코플랜트 조성한 이천 M16 반도체 제조시설, 팹 모습
SK에코플랜트가 조성중인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예상 조감도


Q

AI 성능과 활용 수준이 결국 인프라에 의해 좌우된다고 하는데요. AI 인프라가 중요해진 이유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어떤 기술적·물리적 환경이 함께 필요한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A

AI 인프라가 중요해진 가장 큰 이유는 AI 기술이 연산 집약적이고 에너지 집약적인 단계로 진입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알고리즘과 소프트웨어 성능이 AI 경쟁력을 좌우했다면, 이제는 AI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얼마나 오래, 얼마나 대규모로 운용할 수 있는가가 성과를 결정짓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오늘날의 AI 인프라는 반도체 팹이나 데이터센터라는 ‘공간’ 자체보다, 이를 떠받치는 전력·냉각·용수·가스 등 복합적인 기술적·물리적 환경의 완성도가 훨씬 중요해졌습니다.

대표적인 요소를 몇 가지로 나눠 살펴볼 수 있는데,
첫째는 전력 인프라 입니다.
AI 데이터센터는 중소도시 하나를 운영할 수 있을 정도의 전력을 소비합니다. 문제는 기존 전력망만으로는 이러한 수요를 안정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 전력의 ‘양’뿐 아니라, 안정성과 지속성이 AI 인프라의 핵심 조건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둘째는 냉각 인프라입니다.
고밀도 GPU 서버가 집적된 AI 데이터센터에서는 열 관리가 곧 성능과 직결됩니다. 단순히 열을 식히는 수준을 넘어, 전력 사용 효율과 장기 운영 안정성까지 함께 고려한 통합적인 냉각 설계가 요구됩니다.

셋째는 산업용수와 가스 공급 환경입니다.
반도체 제조 공정과 데이터센터 냉각에는 대량의 수자원 공급이 필수적입니다. 또한, 반도체 제조 공정에는 고순도 산업가스의 공급도 이뤄져야 합니다. 이 영역은 단기간에 구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AI 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보이지 않는 경쟁 요소로 작용합니다.

넷째는 소재와 부품 공급 체계입니다. AI 반도체 생산에는 다양한 고부가가치 공정 소재와 정밀 부품이 사용되며, 공급 안정성이 곧 생산 안정성으로 이어집니다. 최근에는 반도체 시설 구축 역량에 더해 소재와 부품까지 함께 아우르는 공급 구조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즉 AI 인프라는 개별 기술의 집합이 아니라, 전력·냉각·용수·소재 등 필수 자원 공급망이 유기적으로 맞물린 종합 시스템입니다. 이 환경을 얼마나 균형 있게 갖추느냐가 AI 성능과 활용 수준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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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프라를 구성하는 핵심 기술과 환경

Q

AI 인프라에서는 특히 전력과 냉각 문제가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 두 요소가 왜 핵심 이슈가 되는지 쉽게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AI 데이터센터가 흔히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이유는 전력과 냉각 수요가 동시에 폭증하며, 두 요소가 분리된 문제가 아닌 서로를 증폭시키는 구조적 관계에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전력 측면을 보면, AI 학습과 추론에는 수천에서 수십만 개에 이르는 GPU가 동시에 복잡한 연산을 수행합니다. 이로 인해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데이터센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전력을 필요로 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 구축 중인 울산 AI 데이터센터의 경우 필요 전력 규모가 최대 약 1GW(기가와트)에 달하는데, 이는 중소도시 하나를 운영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문제는 AI 산업의 성장 속도에 비해 발전소나 송·변전 인프라 확충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대규모 전력망 확보가 어려운 지역에서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분산형 전원이 하나의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SK에코플랜트는 연료전지 발전 기술을 활용하고 있고요.

냉각 문제 역시 전력과 직결됩니다. 전력을 많이 사용할수록 열 발생은 늘어나고, 이를 식히기 위해 다시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해지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만약 이 균형을 제대로 설계하지 못하면, 전력 비용 증가뿐 아니라 시스템 안정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전력과 냉각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관계입니다.

이 두 요소를 얼마나 통합적으로 설계하고 운영하느냐가 인프라의 성능과 지속가능성을 좌우하게 되고, 에너지 생산부터 냉각까지를 통합적으로 설계·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기업이 AI 인프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SK에코플랜트가 연료전지와 폐열회수 냉각 기술을 결합한 에너지·냉각 통합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이해할 수 있는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SK에코플랜트가 설치 완료한 연료전지(SOFC)와 흡수식 냉동기 설비 모습


Q

반도체 공장은 매우 엄격한 환경이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클린룸 환경은 AI 시대에 왜 더 중요해지고 있나요?

A

클린룸은 흔히 반도체 공장의 ‘심장부’라고 불립니다. 말 그대로 외부의 미세한 입자조차 허용되지 않는 공간으로, 반도체 제조에서 가장 기본이자 핵심이 되는 환경입니다.

AI 시대에 클린룸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이유는 반도체 칩의 미세화와 공정 복잡도가 동시에 급격히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AI 연산에 사용되는 HBM과 같은 첨단 반도체는 10나노미터 수준, 즉 머리카락 굵기의 약 1만분의 1 단위로 제조됩니다. 이 정도 정밀도에서는 공기 중의 미세먼지 하나만으로도 치명적인 불량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반도체 클린룸은 단순히 ‘깨끗한 공간’이 아니라 공기 흐름과 압력, 온도, 습도까지 정밀하게 설계된 시스템 공간으로 구축됩니다. 일반적으로 3층 구조를 기반으로 하는데 가장 위층인 SP(Supply Plenum, 급기공간)층에는 FFU(Fan Filter Unit, 급기 필터)가 빼곡히 설치되어 있어, 초청정 공기를 중간층인 팹 층으로 공급합니다. 팹 층은 실제 반도체 양산이 이루어지는 클린룸 공간으로, 여기서 수백억 원대의 정밀 장비들이 반도체를 생산합니다. 바닥에는 그레이팅이라는 구멍 뚫린 타일이 깔려 있어, 오염된 공기는 아래층인 RP(Return Plenum, 환기공간)층으로 빠져나갑니다. 이렇게 위에서 아래로 끊임없이 공기가 순환하면서 청정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고려대학교 반도체공학과에 오시면, 3층 구조로 설계된 클린룸 구경을 쉽게 해보실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클린룸이 청정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반도체 공정은 온도가 1도만 달라져도 결과가 달라질 정도로 민감하기 때문에, 공정 단계별로 온도·습도·기압을 다르게 제어해야 합니다. AI 반도체처럼 공정 단계가 복잡해질수록, 이러한 환경 제어의 정밀도 역시 더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고난도의 클린룸 환경은 단순한 시공 경험만으로는 구현하기 어렵습니다. 실제 반도체 공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설계·시공·운영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합니다. SK에코플랜트가 SK하이닉스의 대형 반도체 팹을 구축하며 축적한 경험은 이러한 초정밀 클린룸 환경을 안정적으로 구현해온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적용된 3복층 고층 멀티팹 구조는, 한정된 부지 안에서도 클린룸을 수직으로 배치해 생산 효율과 공간 활용도를 동시에 높이려는 시도입니다. 이는 AI 시대에 요구되는 고성능 반도체 생산 환경이 어떤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AI 시대의 반도체 경쟁력은 얼마나 정교한 클린룸 환경을 안정적으로 구현하고, 이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클린룸은 더 이상 부수적인 설비가 아니라, AI 반도체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SK에코플랜트가 조성중인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성 현장 모습

Q

구축 이후 운영과 관리 측면에서 AI 인프라의 성능과 안정성을 좌우하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A

AI 인프라는 구축 이후의 운영과 관리가 성능과 안정성을 좌우합니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데이터센터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컴퓨터’라 표현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현대 AI 인프라는 수많은 구성 요소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작동하는 정밀한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먼저 핵심 요소는 실시간 모니터링과 예측적 유지보수입니다. AI 데이터센터에서는 수천 개의 GPU가 24시간 가동되고, 전력/냉각/네트워크 중 한 곳에서라도 문제가 생기면 전체 시스템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온도 센서, 전력 소비 패턴, 냉각수 유량 등 수많은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이상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고 대응해야 합니다.

에너지 효율 관리도 중요합니다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성이 곧 운영 비용과 직결됩니다. 이를 판단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PUE(Power Usage Effectiveness, 전력사용효율)가 대표적인데, 이 수치가 낮을수록 에너지 효율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전력 공급 방식과 냉각 설계를 처음부터 함께 고려한 인프라는 운영 단계에서 훨씬 높은 효율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연료전지와 폐열 회수 기술을 결합한 SK에코플랜트의 에너지·냉각 통합 접근 방식은 이런 관점에서 의미 있는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래 변화를 전제로 한 확장성과 유연성이 필요합니다. AI 기술은 매우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도 새로운 GPU 세대 도입이나 서버 증설 등 지속적인 업그레이드가 불가피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확장 과정이 기존 운영에 최소한의 영향을 주도록 설계돼 있는 지의 여부입니다.

자원의 책임 있는 처리가 수반되어야 합니다. AI 서버도 수명이 다하면 해체와 재활용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최근에는 IT 자산을 단순 폐기가 아니라 회수 및 재활용하는 IT자산처분(ITAD, IT Asset Disposition) 체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SK에코플랜트 자회사인 SK테스는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데이터센터 전용 ITAD 시설을 운영하며, 해체된 서버 자원을 다시 활용하는 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는 AI 인프라를 ‘운영 이후’까지 고려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요소는 지속가능성 확보입니다. AI 데이터센터는 에너지 소비가 큰 인프라인 만큼, 친환경 에너지원 확보와 탄소 저감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전력 생산, 냉각, 폐열 활용, 수처리까지 통합적으로 설계된 인프라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AI 산업의 지속성을 뒷받침할 수 있습니다.

AI 인프라는 잘 짓는 것에서 끝나는 시설이 아니라, 운영·확장·재활용까지 포함한 전 생애주기 관리 인프라입니다. 반도체 생산 시설부터 AI 데이터센터, 에너지 솔루션, 자원 순환까지 연결된 경험을 보유한 SK에코플랜트의 접근 방식은 이러한 변화 흐름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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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역량과 산업적 의미

Q

이런 복잡한 AI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과정에서 기업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지점이 어디라고 보십니까?

A

기업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짧은 시간 내 대규모 프로젝트를 완수해야 하는 시간적 압박입니다. AI 기술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어, 오늘 최신 기술도 2년 후에는 구식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들은 공사 기간을 최대한 최적화하길 원합니다. 그러나 반도체 팹이나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건물과 달리 극도로 정밀한 시공을 요구하기 때문에, 속도와 품질을 동시에 충족시키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복잡한 시스템을 하나로 엮는 통합 설계의 난이도입니다. AI 인프라는 건축, 전기, 기계, 냉각, IT, 에너지 시스템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전력 밀도를 높이면 열이 증가하고, 열을 식히기 위해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해지며, 이는 다시 배선과 변압기 증설로 이어지는 식입니다. 이 모든 요소를 초기 설계 단계부터 통합적으로 고려하지 않으면, 나중에 막대한 추가 비용과 일정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고성능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과제입니다.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시설인 만큼, 점점 강화되는 환경 강화 요구를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고효율 에너지 적용이나 냉각 기술 도입은 설계 난이도와 비용 부담을 함께 높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성능과 친환경성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결국 AI 인프라 구축의 본질적인 어려움은 속도, 복잡성, 지속가능성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반도체 생산 시설부터 AI 데이터센터, 에너지 인프라까지 연속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해온 SK에코플랜트의 사례는 이러한 복합적인 과제를 통합적으로 풀어낸 경험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AI 인프라 구축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첨단 기술과 정밀한 시스템 설계가 동시에 요구되는 고난도 종합 공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전 과정을 턴키 방식으로 설계, 증축, 운영, 나아가 재활용까지 전 생애주기 관점에서 일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도 많지 않습니다. 저는 그 선두에 SK에코플랜트가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Q

SK에코플랜트 반도체 팹 건설 역량에 대한 교수님의 주관적인 평가가 궁금합니다.

A

SK하이닉스의 M14, M15, M16으로 이어지는 반도체 팹 건설 과정에서 SK에코플랜트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들 프로젝트는 단순한 공장 건설이 아니라, 초정밀 공정과 보안이 동시에 요구되는 고난도 인프라 구축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SK에코플랜트는 SK하이닉스와 긴밀하게 협업하며 함께 성장해 온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SK그룹이 이야기해 온 ‘따로 또 같이’라는 경영 철학이 실제 사업 현장에서 구현된 경우이기도 합니다. 지난 수년간 SK에코플랜트는 팹 건설뿐 아니라 안정적인 운영과 이를 뒷받침하는 주변 인프라까지 함께 구축해 왔고, 이러한 축적된 경험이 SK하이닉스의 생산 확대와 기술 고도화를 가능하게 했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한 가지 재미있게 느끼는 지점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을 영어로 쓰면 South Korea이고, 앞 글자를 따면 SK입니다. 그만큼 SK하이닉스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해 왔다는 상징처럼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 성장의 뒤편에서, 보이지 않는 제조 인프라를 책임지며 이를 가능하게 만든 파트너가 바로 SK에코플랜트였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Q

최근 반도체 제조 인프라부터 AI 데이터센터까지 통합적으로 다룰 수 있는 기업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런 기업들이 AI 산업에서 어떤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A

먼저, 통합 역량이 갖는 가장 큰 가치는 전체 시스템을 기준으로 한 최적화입니다. 과거 반도체 팹은 한 기업이, 데이터센터는 또 다른 기업이 맡는 식으로 역할이 나뉘어 있었습니다. 이런 방식에서는 각 단계는 최적화될 수 있어도, 전체 흐름에서는 비효율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면 반도체 생산부터 AI 활용 공간까지 함께 이해하는 기업은 설계 초기 단계부터 전력, 냉각, 공간 활용, 확장성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SK에코플랜트가 SK하이닉스의 대형 반도체 팹을 구축해온 경험과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동시에 수행해온 이력은 의미가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프로젝트 수의 문제가 아니라, 반도체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그 결과물이 어디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연결해서 바라볼 수 있는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시간과 비용 측면의 효율성에 대한 가치도 만들 수 있습니다. AI 산업에서는 인프라 구축 속도가 곧 경쟁력으로 이어집니다. 여러 기업이 나눠서 맡는 구조에서는 조율과 의사결정에 시간이 소요되지만, 통합 역량을 가진 기업은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하고 프로젝트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를 함께 다뤄본 경험은 공사 일정 관리와 시스템 간 충돌을 최소화하는 데 큰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또한, 지속가능성을 구조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AI 인프라는 에너지 소비가 크기 때문에 전력 공급, 냉각, 폐열 활용, 그리고 사용 이후 자원 처리까지 함께 고려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연료전지 기반 전력 공급이나 폐열 회수 냉각 기술, 수처리 기술, IT 자산 재활용까지 연결된 구조는 AI 인프라를 단기 성능이 아니라 장기 운영 관점에서 바라보게 만듭니다. SK에코플랜트가 에너지, 자원 순환 영역까지 함께 가져가는 이유도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SK에코플랜트는 완공 이후에도 SK에어플러스의 산업용 가스, SK머티리얼즈의 반도체 소재 생산 및 공급 그리고 전력 유틸리티 운영까지 아우르며 반도체 AI 인프라가 가동되는 전 과정에서 지속적인 운영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춰 나갈 것으로 기대됩니다.

통합 역량을 가진 기업은 AI 산업에서 속도와 효율, 그리고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냅니다. AI 인프라가 점점 복잡해질수록, 이처럼 전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이해하고 실제로 구현해본 기업의 역할은 더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SK에코플랜트의 소재 전문 기업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직원이 포토레지스트 반도체 소재를 관리하는 모습


Q

마지막으로, AI 기술이 고도화됨에 따라 향후 반도체 팹과 데이터센터 인프라는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A

AI 기술의 고도화에 따라 크게 네 가지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먼저, 수직 통합과 고밀도화입니다. 반도체 팹은 한정된 부지 안에서 생산 능력을 극대화해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수평 확장보다는 수직 확장이 일반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적용된 3복층 구조의 멀티팹은 이러한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각 층마다 클린룸을 배치함으로써 같은 면적에서도 생산 효율을 높이고, 공정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처럼 고층·고밀도 팹은 구조적 안정성과 초정밀 시공 경험이 함께 요구되는 영역입니다. 데이터센터 역시 고밀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AI 연산 수요가 늘어나면서 같은 공간 안에 더 많은 GPU를 배치해야 하고, 이에 따라 서버랙당 전력 밀도와 열 발생량도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결국 공간 활용과 냉각 설계가 데이터센터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성을 중심에 둔 설계도 중요합니다. AI 인프라의 에너지 소비가 급증하면서 앞으로는 성능뿐만 아니라 얼마나 지속가능한 구조인가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것입니다. 연료전지, 재생에너지, 폐열 회수와 같은 기술들이 데이터센터 설계의 보조 요소가 아니라, 초기 설계 단계부터 전제 조건으로 고려되는 흐름이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접근은 장기 운영 비용과 환경 부담을 동시에 줄이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모듈화와 유연성의 강화입니다. AI 기술은 발전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인프라도 쉽게 확장하고 업그레이드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정 구역의 서버나 냉각 시스템을 교체하더라도 전체 운영에 영향을 주지 않는 모듈형 설계가 확산될 가능성이 큽니다. 반도체 팹 역시 새로운 공정이나 제품이 도입될 때 신속하게 라인을 전환할 수 있는 유연성이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될 것입니다. 실제 청주 SK하이닉스 캠퍼스에 가보시면 M15 공장이 있는데 HBM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D램 생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이를 수평으로 증축하였습니다. 이름을 M15X라고 붙였는데요. 이처럼 수요 증가로 인해 공급을 늘려야 할 때 옆으로 확장하는 M15 수평 증축도 그 한 사례가 될 것입니다.

데이터센터의 ‘컴퓨팅 시스템화’입니다. 앞으로의 데이터센터는 단순히 서버를 모아둔 공간이 아니라, 전력·냉각·네트워크가 하나의 시스템처럼 통합된 ‘거대한 컴퓨터’로 작동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개별 설비의 성능보다, 전체 시스템을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고 운영하느냐가 더 중요해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소프트웨어 기술만으로는 구현될 수 없고, 이를 뒷받침하는 물리적 인프라의 진화가 필수적입니다. 반도체 생산 시설부터 AI 데이터센터, 에너지 솔루션까지 연결된 경험을 보유한 기업들이 이 전환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의 AI 인프라는 더 높아지고, 더 밀집되며, 더 지속가능하고, 더 유연한 구조로 진화할 것입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나 울산 AI 데이터센터와 같은 프로젝트들은 단순한 건설 사례를 넘어, AI 시대 인프라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참고 사례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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