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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도 브레이크 타임이 필요해! 자연휴식년제와 탐방 총량제

자연이 다시 푸르게 회복될 시간. 자연휴식년제와 탐방 총량제에 대해 알아보자.

코로나19 여파로 실내를 떠나 자연을 찾는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생태 관광지가 큰 인기를 끌었다. 제주시에 따르면 제주절물자연휴양림은 2022년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탐방객이 30만 명을 넘어섰는데, 이는 2021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나 증가한 수치였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맑은 공기를 마시며 풍경을 감상하는 사이, 숲과 계곡, 오름 등의 생태 관광지는 조금씩 훼손된다. 이러한 자연 훼손을 막기 위해 국·공립공원이나 희귀 동식물 서식지에서는 관람객들의 출입을 제한하는 자연휴식년제나 탐방 총량제를 시행하고 있다. 생태계 복원과 보호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도입된 두 제도는 실제로 자연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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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방문객 사절!🙅 N년간 쉬어 갈게요~🌲 #자연휴식년제

– 생물 서식 분포지 늘리고! 수질 등급까지 올린다고?

최근 제주 물찻오름과 용눈이오름이 긴 자연휴식년제를 마치고 연내 개방될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물찻오름은 산꼭대기에 호수가 있는 제주에서 보기 드문 오름으로 과거 탐방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는데, 낚시를 즐기는 일부 탐방객들로 인해 자연이 훼손되어 2008년부터 15년째 출입이 제한됐다. 또한 용눈이오름은 능선이 아름답고 걷기 편한 오름으로 알려지면서 많은 관광객이 들르던 명소 중 하나였으나, 탐방로가 훼손되어 2021년 2월부터 자연휴식년제 정비 사업을 거치고 있다.

자연휴식년제 ‘용눈이·물찻오름’ 일부 개방(출처: MBC 유튜브 채널)

자연휴식년제는 자연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훼손 우려가 있는 지역을 지정해 일정 기간 출입을 통제하는 제도로, 이를 위반하면 2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이 제도는 1991년 1월부터 1993년 12월까지 3년간 전국에서 14개 국립공원 30개의 등산로를 대상으로 처음 시행했는데, 실시 후 대부분의 구간에서 토양이 부드러워져 땅 표면을 덮는 지피 식물이 자라고 식생이 회복되는 효과를 거뒀다. 또, 강원도 평창의 창수동계곡은 1999년부터 10년간 자연휴식년제를 거친 후 2009년 1급수에만 사는 버들치, 가재 등의 수생생물 개체가 관찰되기도 했다.

탐방객들의 방문으로 훼손된 지리산 노고단의 1990년 모습과 자연휴식년제 시행으로 탐방로를 정비한 2001년의 모습. (출처: 국립공원공단 역사 아카이브)

자연휴식년제는 숲, 산뿐만 아니라 하천, 바다에도 시행되고 있다. 서울시는 1992년 하천휴식년제를 도입해 3급이던 우이천 수질을 2급으로 개선했고, 해양수산부는 1999년부터 오염이 심한 어장에 대해 휴식년제를 실시함으로써 1~3년간 양식업을 금지하며 수질과 어획량을 조절해왔다.

관광객의 무분별한 이용으로 오염된 1990년대 중반의 송추계곡 모습과 자연휴식년제 시행으로 깨끗해진 2014년의 모습. (출처: 국립공원공단 역사 아카이브)

자연휴식년제는 생태계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회복하도록 돕는 시간이다. 꼭 탐방하고 싶은 곳이라도, 미처 모르고 방문해 발길을 돌리는 수고를 들이더라도, 자연휴식년제를 보내고 있는 생태 관광지가 더 푸르게 우거질 모습을 기대하며 다시 만날 시간을 기다리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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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일일 방문객 한정, 줄을 서시오! #탐방 총량제

– 생태 관광지도 예약 필수? 제한 인원 넘으면 방문 불가!

제주 한림읍의 금오름은 몇 년 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유명 연예인이 방문하면서 관광객이 몰리기 시작했다. 더욱이 인근의 용눈이오름이 2021년 자연휴식년제를 시행하자 금오름으로 탐방객이 몰리는 풍선 효과가 더해져 곳곳이 파헤쳐지고 화산송이가 그대로 드러나는 등 훼손이 심해지게 됐다.

이처럼 제주의 대표적 환경 자산인 오름들의 자연 훼손이 심각해지자, 제주도에서는 자연휴식년제에서 한발 나아가 ‘탐방 총량제’를 오름에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제주 한림읍의 풍경. 오름은 제주 자연 생태계를 보전할 대표 생태 관광지로 꼽히고 있다. (출처: 제주관광공사, Visitjeju.net)

탐방 총량제란 생태 관광지를 방문하는 하루 인원을 제한하는 제도다. 제주도는 일찍이 2017년부터 한라산 자연 훼손과 환경 오염을 최소화 하기 위해 백록담 정상까지 오를 수 있는 성판악 탐방로와 관음사 탐방로에 대해 탐방 총량제와 사전 예약제를 시행하고 있다. (성판악 탐방로의 일일 탐방 가능 인원은 1,000명, 관음사 탐방로 500명이다.)

하지만 제주도 내 오름 중 국·공유지로 지정, 관리되고 있는 곳은 164개소(44%)에 불과하다(제주대학교 녹색환경지원센터). 나머지 56%에 해당하는 오름은 개인·재단·마을 공동 소유이기 때문에 자연휴식년제 시행 등 지자체의 직접적인 관리가 어려운 상황. 더욱이 인기 오름을 자연휴식년제로 출입을 제한하면 인근의 오름으로 탐방객이 몰리기 때문에 제주 오름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지역 주민들과 탐방 총량제 시행 대상을 늘릴 수 있도록 조율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주도는 오름의 보존을 위해 탐방 예약·총량제를 신속히 도입하고 관련 인력과 예산을 확보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난해 발표한 ‘제주 오름 보전 및 관리에 관한 기본 계획(2022~2026년)’을 바탕으로 탐방 총량제를 도입해 훼손이 심한 오름을 중심으로 우선 시행할 예정이다.

제주 인기 관광지로 꼽히는 백약이오름의 풍경. (출처: 제주관광공사, Visitjeju.net)

자연도 쉬어갈 시간이 필요하다. 생태 관광지는 탐방객이 방문하는 여행지이기 이전에 우리가 보존해야 할 환경 자산이다. 사람의 발길에 더 훼손되기 전에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지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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