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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쏟아져 나온 기후 과학자들과 놀이기구가 들어선 자원회수센터?

기후 과학자들의 파업과 미래형 자원회수센터에 대해 살펴보자!

세계 곳곳의 환경 이슈를 알기 쉽게 전하는 <세상에 E런 일이>. 과학자들이 기후 연구를 멈추고 대규모 파업과 시위에 합류한 이야기부터 서울시가 새롭게 설치하기로 한 자원회수센터 소식까지. 두 가지 이슈의 배경을 낱낱이 살펴보자.

1. 우리 이제 연구 안 해! #기후 과학자들의 파업

– 파업❌과 대규모 시위🏳를 펼친 세계 곳곳의 과학자들🥼, 그 이유는?

세계 곳곳의 기후 과학자들이 실험실을 박차고 나와 거리 시위를 벌였다. 이들이 단체로 파업과 대규모 시위를 벌인 이유는, 기후 위기를 과학적으로 충분히 증명했는데도 전 세계가 제대로 귀 기울이지 않고 있기 때문. 시위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이건 거짓말도 과장도 아닙니다! 우린 정말 모든 짓을 다 해봤다고요!”라고 외치며 울부짖었다.

 

이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과학자 멸종 저항 단체, ‘과학자들의 반란(Scientists Rebellion)’에는 현재 전 세계에서 1,000명이 넘는 과학자들이 속해 있다. 가치 중립적인 증명을 통해 객관적인 연구 결과만을 믿는 과학자들의 태도와 신념을 생각한다면 이는 확실히 이례적인 행보다.

스페인 마드리드, 영국 런던 등 세계 곳곳에서 열린 과학자 반란 시위 모습. (출처: Scientists Rebellion)

‘과학자들의 반란’은 지난 4월 첫 시위에서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의 <제6차 기후변화 평가보고서>의 내용 축소와 은폐를 고발했다. <*IPCC 기후변화 평가보고서>는 각국 이해관계자가 내용을 확인하고 투표로 공개 여부를 결정하는데, 과학자들의 반란은 이미 지난해 8월, 제6차 보고서에 대한 투표가 이뤄지기 전에 보고서의 초안을 유출한 바 있다. 초안과 달리 최종 보고서가 정치, 경제적 이해 관계를 개입시켜 심각성을 은폐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 IPCC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유엔 산하 기구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지구 온난화의 메커니즘과 사회·경제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그 대책을 밝히기 위해 1990년부터 내놓고 있는 보고서. 5~7년 간격으로 발간되며, 각국 정부가 기후변화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과학적 근거로 사용되고 있다.

<IPCC 기후변화 평가보고서>에서 축소된 내용

  • 국가 내 소득과 온실가스 배출량 간의 불평등 심화 내용 삭제
  • 항공 부문 상위 1%,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50% 차지한다는 내용 삭제
  • 10년 내 가스 및 석탄 발전소 폐쇄에 대한 내용 삭제
  • 상위 10% 계층의 책임에 대한 어조 순화
  • 에너지 전환의 진행을 방해하는 기득권에 대한 경고 내용 삭제
  • 기후 위기를 지연시킬 주요 정책 중 하나인 참여민주주의에 대한 내용 삭제 등
전 세계 과학자들이 무더기로 체포되고 해고된 이유 (출처: 스브스뉴스 유튜브 채널)

과학자들의 반란 구성원들은 세계 곳곳에서 시위를 벌이거나 논문을 발표하며 기후 위기에 대처할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영원히 감출 수 있는 것은 없다. 기후 위기 시나리오를 축소하거나 삭제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과 마찬가지가 아닐까. 왜곡되거나 축소된 정보에 휘둘리지 않도록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하는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보자.

2. 쓰레기 처리 시설에 놀이기구가? #미래형 자원회수센터

– 서울의 새로운 자원회수센터♻️, 랜드마크🎡를 꿈꾸다

서울에서는 매일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버려질까? 2020년 기준 서울에서 배출되는 하루 평균 종량제 생활폐기물의 양은 약 3,186톤. 서울 4개의 광역자원회수시설(강남·노원·마포·양천)에서는 약 3,186톤의 양 중에서 1,920톤을 처리하고, 946톤은 인천 수도권매립지로, 나머지 320톤은 민간이나 다른 자치구를 통해 처리한다(서울시, 환경정책과).

2020년 서울시 종량제 폐기물 처리 현황 (출처: 서울시)

서울시는 1992년부터 인천 수도권매립지를 이용해왔지만, 인천시에서 2025년 이후 다른 지역의 폐기물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해 새로운 자원회수센터 건립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러한 가운데 서울시는 2026년 말까지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일대에 신규 자원회수센터를 건립한다고 발표했다. 자원회수센터를 ‘기피 시설’이 아닌 ‘기대 시설’로 만들기 위해 설비를 100% 지하화하고, 지상부는 전망대, 스카이 워크, 대관람차 등이 들어선 복합문화타운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마포구 상암동 일대에 조성될 서울의 새로운 자원회수시설 입지 (출처: 서울시)

이러한 계획에도 불구하고 마포구민과 이 지역에 인접한 고양시민들의 반대에 부딪쳤다. 혹여나 오염물질로 인해 사는 거주지가 피해를 입지는 않을지, 환경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지에 대한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반면, 새로운 자원회수센터를 기대하고 지지하는 입장에서는 해외에서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유사 시설들을 그 근거로 들고 있는데, 이때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것이 덴마크 ‘아마게르 바케’ 소각장과 오스트리아의 ‘슈퍼텔라우’ 소각장이다.

아마게르 바케는 폐기물을 태워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친환경 쓰레기 처리장으로 코펜하겐 시내에 위치해 있다.

코펜하겐시는 건물 옥상 공간의 최소 20~30%를 대중에 개방하는 조건으로 아마게르 바케의 건립을 추진했는데, 소각시설 상부에 ‘코펜힐’이라는 이름의 스키장을 만들고 벽면에는 암벽장을 설치하는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주민들의 동의를 구할 수 있었다. 2017년부터 가동을 시작해 매년 약 40만 톤의 폐기물을 소각하고 있는 아마게르 바케는 쓰레기를 에너지 자원으로 변환하는 ‘열병합발전소’라는 목적에 걸맞게 소각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활용해 에너지와 난방수를 만들어 16~18만 가구에 공급하고 있다.

 

또한 각종 필터와 정화 기술로 소각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황(SO₂) 배출량을 99.5%,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을 90%가량 줄였으며, 특히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 감소분은 연간 10만 톤에 다다르고 있다(ARC, Amager Resource Center). 여기 더해 굴뚝에도 역시 오염물질 제거 장치가 설치되어 있어, 사실상 아르메르 마케의 굴뚝에서는 수중기만 나올 뿐, 연기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그 결과 아마게르 바케는 기피하고 싶었던 소각장에서 이제는 어엿한 코펜하겐시의 친환경 정책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독특한 외관과 알록달록한 디자인으로 이제는 관광 명소가 된 오스트리아 슈피텔라우 소각장.

오스트리아 슈피텔라우 자원회수센터는 건축가 겸 환경운동가인 훈데르트 바서가 디자인한 건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1971년 만들어진 슈피텔라우는 여느 소각장과 마찬가지로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으나, 1987년 화재 이후 건축가 훈데르트 바서를 영입, 새롭게 건축해 자원회수센터의 이미지를 탈바꿈하였다.

 

알록달록한 원색의 디자인과 개성 있는 공간으로 새롭게 꾸며진 건물은, 아름다운 도시경관을 만든 것과 함께, 소각장의 기능까지 한층 업그레이드해 현재까지도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곳 역시 아마게르 바케와 마찬가지로 각종 유해가스를 걸러내는 최첨단 배기가스 정화 장치가 설치되어 있으며, 쓰레기 소각 시 발생하는 열을 사용해 빈에 거주하는 6만 세대의 난방을 책임지고 있다(한국환경공단, 2018).

 

환경을 위해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불가피하게 버려진 쓰레기를 안전하게 잘 처리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아마게로 바케와 슈피텔라우 사례처럼, 우리나라에도 지역주민의 삶과 어우러진 문화 시설이 될 수 있는 미래형 자원회수센터가 탄생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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