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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의 진화, AI가 발전소를 운영한다? 신재생에너지 및 관련 기술을 통한 순환경제 모델과 해법

지속가능한 경제 시스템인 순환경제와 탄소 중립을 실현하는 친환경·신재생에너지 및 관련 기술의 미래는 궤도를 함께 한다.

ESG는 지금 전세계 기업들에게 있어 최대의 화두이다. ESG 중에서 국내 기업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분야는 단연 E, 환경(Environmental)이다. 환경 항목에서는 오염 물질 배출을 최소화해 기업의 영업활동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오염 물질 배출은 온실가스,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과 폐기물 배출량, 폐기물 재활용 비율이 주요 평가요소다. 특히 2022년 3월 25일부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법’, 이른바 ‘탄소중립기본법’이 시행되면서 기업들은 탄소배출 줄이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기존 에너지와의 공존방법을 찾아야

북해와 접해 있는 네덜란드 해안가의 풍력 발전소

탄소를 줄이는 방법에는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에너지 절약을 통한 탄소 감축, 그리고 배출권·크레딧 구매를 통한 탄소상쇄(카본 오프셋, Carbon offset), CCUS(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 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등이 있다. 이 중 태양광, 풍력 등 자연의 힘을 이용하는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는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해 가장 필요하고 꼭 추진되어야 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아직 석탄, 가스 등에 비해 비용이 비싸고 전력 공급에 있어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다. 일례로 유럽의 경우 전체 발전량의 13%를 풍력이 담당하고 있는데, 북해의 거센 바람이 그 역할을 수행한다. 그런데 2021년, 북해의 바람이 갑자기 약해졌고, 그 여파로 풍력 발전 비중이 5% 아래로 떨어졌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LNG 등 브릿지 연료를 활용하면서 석탄, 원전 등 기존 발전원 역시 속도조절을 하면서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바람과 일조량이 풍부하지 않은 한국은 전력수급이 불안정할 때 LNG발전을 돌려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단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안정적 전력수급을 위해서는 석탄, 원전 등 같은 기저발전 역시 일정 비중을 유지해야만 한다. 탄소 감축 방안의 중요한 축인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로의 성공적 전환을 위해서는 에너지안보, 산업경쟁력, 안정적 전력수급 차원에서 기존 에너지원과 공존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

넷제로시티, 지속가능한 순환경제 모델

순환경제는 생산·소비하는 과정에서 자원과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고, 버려지는 폐기물을 효과적으로 분리·수거해 자원으로 재사용하며, 남는 폐기물을 에너지원으로 재활용해 자원낭비와 지구오염을 제로(Zero)로 만드는 영구 지속가능한 경제 시스템이다. 지난 1월, SK에코플랜트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인 ‘CES 2022’에서 ‘넷제로 시티(Net Zero City)’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넷제로 시티는 첨단 기술을 이용해 폐기물과 대기오염 물질을 에너지화하거나 자원화해 환경과 에너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순환경제 모델이다.

이 넷제로 시티에는 태양광, 풍력 등의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동시에, 남는 전기를 그린수소로 전환한 다음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해 필요한 시간대, 수요처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방식, 즉 신재생에너지 기반 그린수소 생산 기술이 도입되었다. 또한 각종 폐기물의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합성가스(Syngas)와 하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Biogas) 등 대기오염물질도 연료전지 발전을 통해 에너지로 전환한 새로운 순환경제 모델(Waste to Energy)도 제시되었다.

유기물질을 펠릿 모양으로 압축해 만든 바이오매스 연료인 펠릿 연료 중 가장 흔한 형태인 목재 펠릿. 바이오매스는 제2의 석유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식물이나 미생물 등을 태우거나 분해해 전기를 생산하는 바이오매스 발전도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바이오매스에는 통상적으로 원목으로 쓰기 어려운 나무나 가지 같은 임업 부산물을 압축·성형해 만든 목재 펠릿이나 잘게 잘라낸 목재칩, 목재 폐기물 등을 쓰는데 목재 펠릿을 이용하면 발전 시 탄소 발생량이 석탄보다 약 80% 낮아 순환경제 측면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AI와 빅데이터가 만드는 신재생에너지 기반 순환경제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해 친환경·신재생에너지의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적절한 공급과 지속적인 비용 인하를 달성하려면 규모를 키워야 한다. 여러 곳으로 분산된 소규모 전력 자원을 단일 발전소처럼 한 곳으로 모아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태양광, 풍력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는 지금까지 각 지역에서 소규모로 생산이 되었고, 전력 사업자들은 잉여 생산된 에너지를 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 ESS)에 비축해 판매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의 가상발전소(Virtual Power Plant, VPP)가 등장했다. 발전소라고는 했지만, 실제로는 물리적 실체가 없는 클라우드를 이용한 플랫폼이다. 분산된 전력 자원을 클라우드 기반의 단일 플랫폼으로 통합하고, 이를 AI와 연계해 관리하는데, 온라인상으로 소규모 전력 자원들을 연결해 원격센서로 각 전력시설을 제어한다.

AI가 제어하는 가상발전소 개념(자료 출처: 에너지연구원)

신재생에너지는 날씨 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전력 생산의 높은 변동성을 최소화해 제대로 대응하는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전력을 생산지에서 소비지로 전달하는 계통시스템은 일정 수준의 전력량이 유지돼야 한다. 만약 일정 수준 전력량이 유지되지 않으면 계통시스템의 전압과 주파수의 변화로 정전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전체 전력 생산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는 날씨와 전력계통 데이터 기반으로 초 단위의 빠르고 정확한 전력 공급과 수요 예측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AI를 도입하면 보다 정확하게 수요공급을 예측할 수 있다.

 

또한 AI를 통해 공장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에서 e-메탄올(e-Methanol), e-디젤(e-diesel)과 같은 새로운 에너지원인 *재생합성연료(e-fuel)를 발굴해낼 수도 있다. 석유의 주 성분은 탄소와 수소의 화합물로, 수소와 이산화탄소(CO₂)를 촉매제와 함께 합성하면 석유와 거의 유사한 성분의 연료를 만들 수 있다.

 

세계 규모 6위의 일본 최대 정유업체 에네오스(ENEOS)는 공장 등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회수해서 합성하는 연구를 진행하는데, 이 연구의 관건은 촉매제의 성능이다. 그리고 에네오스는 이 촉매제를 찾는 데 AI를 이용한다. 과거의 실험 데이터와 보고서를 AI에 학습시키고, 적합한 재료 조합을 예측한다. 이를 기반으로 막대한 수의 원자 조합을 가상 공간에서 시험하고, 최적의 값을 찾아낸다. 그렇게 AI가 합성 실패 가능성이 낮고 효율은 높은 촉매 조합을 도출하는 것이다. 실제로 한 번의 화학 반응으로는 20% 수준의 사용 가능 연료를 얻을 수 있는데, AI를 활용하면 최대 60%의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다.

*재생합성연료:’전기 기반 연료’라고도 일컬음. ‘Electricity-based Fuel’의 약자로, 물을 전기분해하여 얻은 수소를 이산화탄소, 질소 등과 결합시켜 만드는 인공 연료.

폐기물 관리 빅데이터를 분석해 자원 순환의 효율성을 높인 사례도 있다. 미국의 안전과학∙인증기업 UL(Underwriters laboratories)은 주요 기업들의 폐기물 환경인증을 담당하고 있는데, 폐기물 배출부터 수집, 운반, 최종처리까지 폐기물 처리 전 과정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빅데이터 기반 폐기물 통합관리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이전의 폐기물 처리는 작업자 개인 경험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해 효율적이고 투명한 운영 시스템 구축이 어려웠고, 연속성이 없는 데이터로 정확한 폐기물 현황 파악이 어려웠다. 빅데이터 기반의 폐기물 관리 플랫폼이 활성화되면 폐기물의 재활용을 높이는 것은 물론, 기업의 ESG 경영 성과를 증명함에 있어서도 보다 투명하고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해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점점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그 과정에서 자원 순환을 통해 환경도 지키면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일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그리고 그 해답은 AI와 빅데이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김재필 KT 수석연구원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와세다대학 비즈니스스쿨(WBS)에서 MBA를 취득했다. 경제경영연구소에서 19년간 경영전략과 IT 트렌드, 신규 BM 및 산업동향, DX(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에 대한 업무를 수행했다. 저서 <ESG 혁명이 온다>, <ESG 혁명이 온다 2 -미래전략과 7가지 트렌드>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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