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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공장’ 베트남, 재생에너지 대량 생산까지 완비. 우리 기업의 사업 기회는?

최근 경제성장에 박차를 가하며 ‘세계의 공장’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베트남이 적극적인 정부 지원을 통해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기록적인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이에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의 현지 시장 진출도 확대되는 추세. 베트남 재생에너지 시장은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까?

출처: 셔터스톡

정귀일

한국무역협회 제주지부장
(前 베트남 호치민지부 근무,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전략시장 연구위원)

베트남은 최근 수년간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 중인 대표적인 신흥 개발도상국으로, 산업화 과정으로 전력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 정부 차원에서 전력 수급 안정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에너지 전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재생에너지 산업이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기 어려운 속도로 성장 중이다. 이 같은 성장세에 주목한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베트남 현지 에너지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으며, 그중에는 우리 기업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에 베트남 발전시장의 잠재력을 가늠해 보고, 효과적인 현지 시장 진출 전략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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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전력개발계획 목표는 ‘탄소중립 실현’…그 중심축은 ‘풍력’과 ‘태양광’

베트남 정부는 지난해 8월, 제8차 국가전력개발계획(Power Development Plan)을 통해 2023년 6월 기준 80.7GW인 현재의 발전설비 용량을 2030년 150.5GW, 2050년엔 490.5~573.1GW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른 연평균 발전설비 용량 증가율은 9.3%로, 같은 기간 베트남의 연평균 GDP 성장률 예상치(7%)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전력 생산량을 늘리겠다는 것은 아니다. 이 계획의 목표는 탄소배출 에너지원을 축소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함으로써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탄소중립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데 있다. 그 이행 방법으로 석탄화력 발전은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만 추진되고 2030년 이후부터는 단계적으로 폐지하거나 바이오매스, 암모니아 등의 청정연료로 전환된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2030년 최대 39.2%까지 확대될 계획이며, 그 성장은 풍력과 태양광 발전이 이끌 예정이다.

2050년까지 풍력발전 설비용량은 최대 168.6GW, 태양광 발전소(Solar Farm) 설비용량은 최대 189.3GW로 각각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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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발전은 입지가 절반… 개발 잠재력 큰 발전원부터 선점해야

우리 기업들이 베트남 전력시장 진출 시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개발 잠재력이 큰 발전원을 선점하는 일이다. 먼저 풍력발전 분야에선 평균 이상의 경제성을 갖춘 베트남 풍력 발전설비 잠재용량을 일반적으로 내륙 54GW, 해상 80GW를 합해 총 134GW로 본다. 베트남 정부의 계획대로 풍력발전 설비용량을 2050년 최대 168.6GW까지 확충하려면, 그중에서도 풍속 5.5m/s 이상의 중남부 내륙, 풍속 6.5m/s의 남서부 해안 등 경제성이 좋은 지역부터 먼저 개발해야 한다.

실제로 많은 글로벌 에너지 기업이 이 지역을 선점하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 일본 시젠에너지(Shizen Energy)는 베트남 아시아페트로(Asia Petroleum Energy Corporation)와 함께 호치민시에 133억 달러(약 18조 1,518억 원) 규모의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또한 덴마크 CIP(Copenhagen Infrastructure Partners)는 빈투언성 정부와 105억 달러(14조 3,283억 원) 규모의 라간(La Gan)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논의 중이며, 노르웨이 에퀴노르(Equinor)는 남서부 해상풍력단지 개발을 위해 하노이에 사무소를 개설했다. 이 밖에도 독일 PNE AG(Pure New Energy)는 빈딘성 정부와 60억 달러(8조 1,888억 원) 규모의 해상풍력단지 개발을, 태국 SEC(Super Energy Corporation)는 속짱성 및 박리에우성 정부와 총 20억 달러(2조 7,296억 원) 규모의 해상풍력단지 개발을 각각 협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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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원 선점이 중요한 것은 태양광도 마찬가지다. 베트남에서 대규모 개발이 가능한 태양광 발전설비 잠재용량은 약 385GW로, 2050년까지 설비용량 목표치(168.6~189.3GW)에 도달하려면 일광시간이 길고 복사량이 큰 중남부 및 남부 지역과 ‘하이랜드’라고 불리는 중부 산악지대부터 개발해야 한다.

SK에코플랜트의 베트남 산업단지 지붕태양광 설치 현장

태양광 발전 분야에서의 주요 기업 동향 역시 살펴보면, 먼저 베트남 현지 기업과 공동으로 420MW 규모의 따이닌(Tay Ninh) 프로젝트와 214.2MW 규모의 푸엔(Phu Yen) 프로젝트를 이미 완료해 가동 중인 태국 비그림파워(B.Grimm Power)의 행보가 눈에 띈다. 또한 싱가포르 선십(Sunseap)도 대규모 태양광 프로젝트를 여러 건 완료했으며, 이 밖에도 베트남 무역건설총공사(Vietracimex), 빔그룹(BIM Group), 뱀부캐피탈그룹(Bamboo Capital Group)의 에너지 자회사 BCG Energy 등 현지 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SK에코플랜트를 주목할 만하다. SK에코플랜트는 현지의 BCG Energy와 함께 지붕태양광 300MW, 육상태양광 100MW, 그리고 육상풍력 300MW까지 총 700MW 규모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공동개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베트남 남부 및 중부 지역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7MW급 지붕태양광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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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현지 정책 변화에도 민감하게 대응해야

베트남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의 가파른 증가세는 일종의 인센티브 제도인 *발전차액지원제도(Feed-in Tariff)에 힘입은 측면이 크다. 특히 태양광 발전설비 용량은 발전차액지원제도 도입으로 2017년 10MW에서 2020년 16,500MW까지 증가, 3년 만에 무려 1,650배라는 기록적인 성장을 이끌어내며 베트남을 아세안 최대 태양광 발전 국가로 발돋움시켰다.

*발전차액지원제도: 신재생에너지 설비로 생산한 전기의 가격이 일반 전력시장 기준 가격보다 낮을 경우 정부가 차액을 일부 지원하는 제도.

그러나 이 같은 정부의 지원책은 신재생에너지 보급 초기 단계에는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일정 규모 이상이 되면 점차 지원의 규모가 줄어들기 때문에 사업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에 성공적으로 베트남 전력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현지 정부의 정책 변화를 계속 살피며 시의적절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미·중 무역분쟁, 공급망 불확실성 확대 등 대외환경의 변화로 글로벌 기업에 납품 중인 주요 기업들이 공장을 베트남으로 옮기면서 베트남의 전력 수요는 날이 갈수록 가파르게 급증하고 있다. 더욱이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공급망들을 대상으로 100% 재생에너지 사용에 대한 서약을 요구하고 있어, 베트남 전력산업의 지형은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될 것이다. 급격한 변화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고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돕는다. 지금 베트남 전력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모색해야 하는 이유다.

정귀일 한국무역협회 제주지부장은 국제통상 전문가이자 유럽연합 및 아세안 지역전문가로, 산업통상자원부에서 WTO DDA협상을 주도했고, 한국인 최초 유럽의회 정책보좌관으로서 유럽연합 환경, 무역, 수산 등 정책 입안에 참여했다. 한국무역협회에서는 베트남 호치민지부에서 근무하며 현지 한국기업을 지원했고,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서는 연구위원으로 재직하며 베트남 등 아세안 지역의 경제와 산업을 분석했다. 청와대 신남방정책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고, 한국외국어대학교 LT (Language and Trade) 학부에서 대학생들을 가르쳤다. 지금은 제주특별자치도 정책자문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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