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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산업 육성에 천문학적 자금 투입, 수소시대에도 미국은 에너지 강국?

미국은 현재 세계 경제를 이끌어가는 핵심 축으로서 에너지 분야에서도 혁신을 거듭하며 시장을 주도해왔다. 그런 만큼 미래를 이끌 수소경제가 어떤 모습일지 예측하려면 미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수소경제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주요 정책과 관련 산업 동향을 살펴보자.

(이미지 출처: 셔터스톡)

신재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선임연구원

수소는 화석연료와 같이 태우면 에너지를 얻을 수 있지만, 화석연료와는 달리 태울 때 탄소가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완전히 대체하지 않더라도 화석연료와 섞어 태우면 그만큼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어,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사회경제적 부담을 더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에 세계 각국은 수소를 탄소중립 달성에 꼭 필요한 청정에너지원으로 분류하고, 안정적인 수소 확보를 위한 정책을 추진 중에 있다.

그간 전 세계 에너지 분야를 선도해온 미국은 수소 에너지 분야에서도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청정에너지 솔루션으로서 수소의 역할을 강화하고 국가 차원에서 관련 산업을 공격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얼마 전인 지난 3월에도 수소 프로젝트 관련 대규모 보조금 지원 계획을 발표하는 등 수소경제 구축에 천문학적인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이 그리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미국이 수소산업 육성을 위해 지금까지 내놓은 정책들을 함께 살펴보며, 그 답을 찾아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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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소산업 육성 위한 국가전략 수립… 핵심은 ‘보조금 지원’과 ‘세액공제’

미국 정부는 *청정수소를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분류하고, 관련 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국가적인 지원방안으로 지난해 6월 ‘국가 청정수소 전략 및 로드맵(National Clean Hydrogen Strategy and Roadmap)’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생산, 가공, 운송, 저장, 사용 등 전 밸류체인을 아우르는 지속가능한 수소 생태계 구축 방안이 담겨 있으며, 미국 내 청정수소 연간 상업 생산량을 2030년 1,000만 톤, 2040년 2,000만 톤, 2050년 5,000만 톤으로 늘리겠다는 단계별 목표치도 함께 제시되어 있다. 이를 통해 청정수소 가격을 2031년까지 현실적인 수준(1㎏ 당 1달러)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청정수소(Clean Hydrogen): 미국은 탄소배출이 없는 그린수소뿐만 아니라, 수소 1㎏ 당 생애주기 탄소배출량이 2㎏ 이내면 청정수소로 분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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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환으로 지난해 10월에는 *7개의 ‘청정수소 허브(H2Hubs)’를 선정하고 70억 달러(9조 6,355억 원)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각 허브는 다양한 에너지원에서 생성된 수소로 주요 산업부문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비용 절감, 신규 사업 기회 확보, 일자리 확대 등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 정부는 7개 허브에서 2030년 연간 생산량 목표치(1,000만 톤) 중 3분의 1 수준인 연간 총 300만 톤의 수소를 생산해, 매년 2,500만 톤의 탄소 배출량을 줄인다는 구체적인 목표치도 제시했다. 여기 더해 올해 3월 14일에도 청정수소 생산 확대 및 전기분해 기술 개발을 위해 7억 5,000만 달러의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공표했다.

*중부 대서양(Mid-Atlantic), 애팔래치아(Appalachian), 캘리포니아(California), 걸프만(Gulf Coast), 하트랜드(Heartland), 중서부(Midwest), 태평양 북서부(Pacific Northw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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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1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또한 미국 정부는 지난 2022년부터 시행 중인 *인플레이션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IRA)에도 수소 관련 지원 정책을 포함시켰다. IRA 내 45V 조항(생산세액 공제)에 따라 2033년 이전에 착공한 수소생산 프로젝트는 생산시설이 가동되는 날부터 10년간 수소 1㎏ 당 최대 3달러의 생산세액을 공제받을 수 있다. 지난 3월 29일에는 35개 주에서 진행 중인 100여 개 친환경 프로젝트에 40억 달러(5조 5,060억 원) 규모의 세액 공제(투자세액의 최대 30%)를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추가로 발표했다.

*인플레이션감축법: 미국 내 인플레이션 완화 및 정부 지출 감소를 위해 마련된 법. 기후변화 대응 및 에너지 안보 분야에서는 공급망 안정화를 목표로 자국 내 생산 확대를 위한 대규모 보조금 및 세제 지원 항목을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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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협력 없이는 수소경제 실현 불가능…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 중요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미국 수소산업 역시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와 에너지 기업들이 수소 기반 제품 및 솔루션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고 있으며, 여러 주에서 수소 충전소가 확충되는 등 관련 인프라 역시 빠르게 구축되고 있다. 특히 앞서 살펴본 것처럼 정부 차원에서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을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과 관련 기술의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어, 이와 연계한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가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더욱이 IRA 보조금 지원 규모가 늘면서 해외 기업의 현지 프로젝트 참여도 활발해지는 추세로, 우리 기업도 이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수소경제의 활성화는 국가 간 협력과 국제적인 기술 표준화 없이는 실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국가마다 수소 생산역량과 효율이 각기 달라 늘어날 수소 수요를 충족하려면 먼저 국제적인 규모의 공급망부터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 역시 수소 생산과 관련된 국제 협력과 기술 교류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SK ecoplant Americas가 미국 코네티컷(Connecticut) 주의 한 병원에 설치한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SK에코플랜트의 연료전지는 현존하는 연료전지 가운데 최고의 종합발전효율을 자랑한다.

이런 측면에서 SK에코플랜트와 미국 블룸에너지社 간의 협력관계는 글로벌 파트너십의 긍정적인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매우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1년 블룸에너지와 체결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SOEC(Solid Oxide Electrolysis Cell, 고체산화물수전해기)와 SOFC(Solid Oxide Fuel Cell, 고체산화물연료전지)를 기반으로 청정수소 생산 및 에너지 저장 솔루션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SK에코플랜트의 제조 및 프로젝트 실행 능력과 블룸에너지의 기술력을 결합해 미국과 북미는 물론 세계 시장까지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언급했듯 미국은 2050년까지 연간 수소 생산량을 5,000만 톤 규모로 확대함으로써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도달, 화석연료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는 2022년 기준 연간 글로벌 수소 생산량인 1억 2,000만 톤의 약 40%에 달한다. 우리 기업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미국 청정수소 프로젝트 진출을 적극 검토하고, 현지 법인, 글로벌 파트너십 등을 활용해 시장 선점에 나설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우리 기업이 다가올 수소경제 시대에서 새로운 에너지 패러다임을 리드하길 기대해 본다.

신재은 선임연구원은 한국가스공사 가스연구원에서 수소 생산 기술에 대해 연구했으며, 현재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지질·자원 기술 R&D 기획 및 정책연구를 수행 중이다. 특히 탄소중립, 수소 등 기후 기술에 관련된 정책 보고서를 주로 발간하고 있으며, 에너지 소재 및 기술 관련 연구를 수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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