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 ECONOMY  2021.08.01

#1. data matters

ESG 경영,
성과 보여주는
객관적 데이터로 입증해야

기업의 ESG 경영에 있어
평가의 기준은 무엇일까?
실무적 입장에서 접근하는 ESG 경영은
객관적인 데이터와 성과를 근거로
평가되어야 한다.

그야말로 ESG 광풍이다. 한때 유행성 테마나 캠페인 정도로 치부했던 사람들도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받아들이면서 모두가 대응책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그렇지만 막상 ESG를 시작하려 해도 어디서부터 누구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면 실무적 입장에서 ESG 경영을 어떻게 바라보고 접근하는 것이 좋을까?

ESG 경영, ‘무엇이 중한지’ 꼼꼼한 고려 필요

다양한 시각이 있겠지만 필자는 이해관계자 모두의 지속적인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윤리경영이 ESG 경영이라고 생각한다. 조금 더 구체화하면, ‘미래 핵심사업과 연계하여 사전에 의도한 환경보호(E)와 사회공헌(S)의 실질적인 효과를 추구하고, 이를 구현할 수 있는 투명하고 공정한 지배구조(G) 체계를 갖추어 나가는 것’이라 하겠다.

여기에는 세가지 중요한 관점이 담겨있다. 첫째, 기업의 ESG는 반드시 미래 핵심사업 경쟁력과 연계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이행을 통해 미리 계획한 실질적 개선 효과가 측정되고 관리되어야 한다는 점이며, 마지막으로 지배구조(G)는 이행의 토대가 되는 규율체계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해관계자와 ESG 경영

ESG 논의가 시작된 초기에는 언론에서 ESG 경영 선언, ESG 경영 원년, ESG 기관 가입, ESG 위원회 설치 등 단순히 홍보성으로 의심되는 뉴스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친환경 사업구조 조정, 저탄소 사업 추진, ESG 혁신투자 실시 등 소위 기업의 먹거리와 관련된 보도가 많아졌다. 지속가능한 미래 비즈니스와 연계된 고민이 많아졌다는 방증일 것이다.

중대한 ESG 핵심이슈(material issues)를 식별하고 선정할 때는 미래 핵심사업의 경쟁력과 기업에 요구하는 이해관계자의 관점에서 중요성을 꼼꼼히 되짚어 봐야 한다. 똑같은 환경 이슈나 동일한 사회 이슈라 하더라도 각 기업이 처한 상황에 따라 중대성 정도가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 자칫 유행에 현혹된 채 핵심 이슈를 바라본다면 ESG 경영은 애초부터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중대성평가와 핵심이슈

핵심이슈 식별과 선정을 위한 중대성 평가가 ESG 경영의 시작이며 매우 중요한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ESG 상황에서는 의외로 소홀한 경우가 많다. 중대성 평가(materiality matrix)는 쉽고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저탄소 경제에 노출된 위험이 얼마인지, 용수나 폐기물 관리에 따른 문제는 없는지, 데이터 프라이버시 보안과 기술혁신에 대처가 가능한지, 고용여건 및 공급망 등에 내재된 위험은 없는지, 이사회 등 지배구조에 보완이 필요한지, 이토록 다양한 질문을 전방위적으로 던지며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아우르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SASB의 식별과정 사례

핵심이슈를 식별하고 선정할 때는 산업 특성이 많이 고려될 수밖에 없다. 지속가능회계기준위원회(SASB)의 중대성 기준(materiality map)이나 ESG 평가기관인 MSCI의 산업별 중대성(ESG industry materiality map)에 따른 평가항목별 가중치를 보더라도 산업별 특성이 강조된다. 그렇지만 잠재적 영향과 테일 리스크(tail risk)를 고려한 핵심이슈 식별 시 무엇보다도 해당 기업의 상황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구체적 목표, 체계적 관리, 데이터로 보여지는 성과

다음으로 ESG 경영에서 고려해야 할 것은 중요한 핵심이슈로 선정된 것들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이행성과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선 성과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을 둔 객관적인 데이터와 수치로 제시되어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 기업의 목표는 다양한 형태로 제시될 수 있겠지만 핵심지표를 수치로 명확히 제시하고 단계별 목표와 달성도가 주기적으로 공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된 현실적인 이행계획과 촘촘한 관리도 당연히 병행되어야 한다.

ICMA’s Principles
녹색채권 가이드라인 지속가능연계채권 가이드라인
1. 자금의 용도
2. 프로젝트 평가와 선정절차
3. 자금의 관리
4. 사후보고
1. 핵심성과지표(KPI)
2. 지속가능성과목표(SPT) 평가
3. 채권특성 명시
4. 사후보고
5. 검증

주) Sustainability-Linked Bond Principles, Voluntary Process Guidelines, 2020.6

국제자본시장협회(ICMA, International Capital Market Association)가 2020년 6월에 발표한 SLB principles을 보면 기존의 green/social/sustainable bond principles과 실제로 접근방법에 있어 차이가 있다. 발행사가 핵심사업과 연계된 ESG 핵심지표(KPI, Key Performance Indicator)를 설정하고 지속가능성성과목표(SBT, Sustainability Performance Target)의 달성 여부에 대해 정기적으로 사후보고를 하며 이에 대한 검증도 요구된다.

SLB의 KPI와 SPTs의 예 : Aeroporti di Roma, Italy
KPI Baseline SPTs
Scope 1 & 2 CO2 감축 2019 2019년 대비 2027년까지 53% 감축
ACA Level 4+ 인증 2021 2027년까지 공항탄소관리인증제(ACA) Level 4+ 유지
승객당 Scope 3 CO2 감축 2019 2027년까지 2019년 대비 7% 감축

주) SPTs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페널티 부과(금리 step-up-mechanism 적용)

또한 목표성과 연계된 채권특성(SPTs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에 대한 페널티로 쿠폰금리 step-up 적용 등)을 가지는 것도 큰 특징이다. 핵심지표(KPI)는 단순히 탄소배출량 뿐만 아니라 실제 기업활동과 연계된 핵심지표를 추가로 설정하고 이에 대한 지속가능성성과목표(SBT)를 정량지표로 구체화하여 제시하고 있다. 시장의 신뢰를 끌어내기 위해 철저하게 객관적 검증이 가능한 성과에 기반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에서 주도된 이러한 기조는 국내시장에도 조만간 빠르게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기업들도 ESG 연계 자금조달을 추진함에 있어 기존의 ESG 채권인증 방식에 안주하기 보다는 설득력 있는 목표 설정과 이행 성과의 측정 및 관리에 더욱 철저히 준비해야 할 시기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SK그룹은 대기업 그룹사 최초로 공식적인 ‘탄소중립 조기구축’을 선언하고 계열사들의 배출량 절감 목표와 실현 시기에 대한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한국기업 최초로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자는 RE100에도 가입하여 동참하고 있다. 목표설정과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SK그룹의 선도적인 행보에 주목하는 이유는 ESG가 사회학에서 말하는 소위 ‘동형화 과정(처음에는 법령, 규정, 표준화 등에 따른 강압적(coercive) 요구를 따르다가, 점차 선도기업을 모방(mimetic)하면서 체계를 갖추어 나가고, 종국에는 사회적으로 가치가 공유되는 규범(normative)으로 안착되는 과정)’을 따를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SK그룹 ESG 경영의 사례가 국내 ESG의 방향설정과 정착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배구조로부터의 ESG 근간 확립 필요

마지막으로 기업지배구조(G)는 이해관계자의 의지와 역할이 가장 많이 투영되는 부분으로 핵심이슈를 이행하고 통제하는 근본적인 규율체계라고 할 수 있다. 투명하고 공정한 경영을 위해서는 이사회의 독립성, 경영사항과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한 공개가 전제되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주주 및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이 강조된다.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 간의 상호관계를 규율한 지배구조는 심각성이나 재발가능성 측면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기업가치에 민감한 주제로 다루어져 왔고, 기업과 투자자 사이의 접점도 많아 잦은 충돌이 발생된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지배구조는 사회적인 공감대를 거쳐 공시나 법규 등 제도적으로도 꾸준하게 보완되어 왔는데, 해외에서 환경 및 사회 이슈가 효과적으로 제기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기관투자자의 활발한 주주 관여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더 익숙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수탁책임자 활동 대상 선정기준
구분 사안
중점관리사안 기업의 배당정책 수립
임원 보수한도의 적정성
법령상 위반(횡령, 배임, 부당지원행위, 경영진의 사익편취) 우려로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사안법령상
지속적으로 반대의결권(이사, 감사위원 선임의건) 행사한 사안
정기 ESG 평가결과가 하락한 사안(종합등급 2등급이상 하락)
예상하지 못한 우려 사안 ESG 관련한 예상하지 못한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우려 사안(국가기관 조사, ESG 관련 컨트로버셜 이슈)

주)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 2019.12

국내 스튜어드십 코드, 기관투자자의 수탁자책임에 관한 원칙은 이미 3대 연기금(국민연금, 사학연금, 공무원연금)을 포함한 162개 기관투자자가 참여하고 있고, 조만간 2백개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관투자자들의 주주활동 확대는 기업가치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데, 대표적인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을 보더라도 ESG 평가결과의 큰 하락뿐만 아니라 대주주의 모럴 해저드, 갑질 이슈, 부주의한 산업재해 등과 같이 사회적으로 공론화될 수 있는 컨트로버셜 이슈까지 ESG 관련 사안들로 감안되어 있다. 우수한 ESG 경영관리체계를 갖추고 있어도 예상치 못한 우려 사안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이해관계자와의 원활한 대응이 이루어지려면 평상 시 지배구조에 기반한 신뢰 구축이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
구분 핵심지표 2019 2020
주주 주주총회 4주전 소집공고 12 19
전자투표 실시 25 43
주총 집중일 이외 개최 48 49
배당정책 계획 통지 27 33
이사회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67 52
내부통제정책 마련 98 96
이사회의장와 대표이사 분리 30 29
집중투표제 채택 6 5
임원선임방지정책 61 66
장기재직 사외이사 부존재 76 84
감사기구 내부감사기구 교육 66 89
독립적 내부감사부서 55 52
회계재무 전문가 존재 93 95
독립적 외부감사인 회의 42 65
감사기구 중요정보 접근성 94 99

주) 감사위원회와 지배구조, 삼일회계법인, 2020

국내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렇지만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형식적인 요건 (내부통제정책 마련, 6년 초과 장기재직 사외이사 부존재, 내부감사기구 연1회 이상 교육, 내부감사기구에 회계 또는 재무 전문가 존재, 내부감사기구 경영관련 중요성 정보 접근표이사 분리)에 대해서는 비교적 준수율이 높은 반면, 의사결정구조에 민감한 핵심사안들 (주주총회 4주전 사전공고,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집중투표제 채택)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아직도 질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보여지는 대목이다. 지배구조부터 ESG 경영의 근간이 갖추어져야 기관투자자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로부터 공감과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SG 경영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이른바 ‘ESG 워싱(washing)’이다. 자칫 ‘위장 ESG’라는 낙인이 찍히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최근 ESG 채권인증 열풍이 불고 많은 펀드 전면에 ESG 간판을 내세우고는 있지만, 단순히 자금 사용처나 형식적인 관리체계에만 집중하고 실질 효과에는 소홀히 하는 소위 ‘무늬만 ESG’라는 비판이 제기될 여지가 있다.

해외 ESG 투자자는 이미 해당프로젝트의 실질 효과와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ESG 채권도 프로젝트 사용처를 넘어 실질적인 효과에 더 집중하는 ‘지속가능연계채권(SLB)’으로 진화하고 있다. 구체적인 ESG 성과관리 체계에 따라 투자자금 흐름이 변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미래 핵심사업과 연계된 ESG 생존경쟁 전략을 설정하고, 이행계획 로드맵에 따른 단계적 목표의 달성여부를 객관적인 데이터와 수치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ESG 경영에 대한 신뢰가 확보될 수 있는 투명하고 공정한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어야, 매력적인 파이낸셜 스토리를 통한 ESG 가치창출이 가능할 것이다.

글_송병운 센터장 (에프앤가이드 ESG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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