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이하 ‘DT’)이 대세다. 인공지능, 빅데이터와 같은 기술의 발달, 여기에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상이 되고, 정확한 데이터로 모든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ESG 경영이 떠오르면서 정부, 기업, 개인에 이르기까지 DT 바람이 불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그동안 디지털과는 거리가 멀었던 소각장, 수처리장 등의 환경시설들도 그야말로 ‘디지털 대 전환’을 예고 중이다.
SK에코플랜트와 아마존 웹 서비스(Amazon Web Services, 이하 ‘AWS’)가 지난해 ‘친환경 소각로 운전최적화 AI 솔루션’을 개발한 데 이어, 지난 6월 22일 ‘친환경 디지털 솔루션 개발∙확산을 위한 협력 협약’을 체결한 것! 이 모든 과정을 이끌며 DT로 환경산업의 판을 뒤집고 있는 신동민 프로를 만났다.
현장의 문제, 우린 디지털 기술로 해결해요!
DT를 위해 모인 어벤져스급 구성원들이 디지털솔루션팀에 있다고 들었다. 디지털솔루팀은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하다.
디지털솔루션팀이 속해있는 DT담당은 환경, 신에너지 등 SK에코플랜트가 추진하는 사업의 디지털 전환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디지털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는 ‘디지털신사업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이하 ‘AI’) 알고리즘을 만드는 ‘AI혁신팀’, 폐기물 물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디지털물류팀’, 그리고 ‘디지털솔루션팀’이 있는데, 그중 디지털솔루션팀은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찾아 이를 해결하는 디지털 시스템을 구축, 다시 현장에 적용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나는 SK에코플랜트의 다양한 현장 가운데 소각 분야의 DT를 담당하고 있다.
이번에 협약을 맺은 AWS와의 인연은 지난해 ‘소각로 AI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면서부터라고 알고 있다. AWS와 어떤 계기로 함께했나?
디지털 솔루션을 구현하기 위해 우리는 내부뿐 아니라 외부 파트너들도 적극적으로 발굴해 협업하고 있다. 지난해 소각시설의 ‘가장 큰 문제점’을 해결할 방법으로 우리는 *클라우드(Cloud) 기반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기로 결정했고, 클라우드 전문기술을 가진 여러 기업들 중에서도 우리의 문제점을 가장 깊이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여준 AWS와 함께 ‘친환경 소각로 운전최적화 AI 솔루션’을 탄생시키게 되었다.
*클라우드(Cloud): 인터넷상의 서버에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를 두고 필요할 때마다 인터넷에 접속해 사용하는 서비스
소각시설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는 게 어떤 것인가?
폐기물 소각의 모든 과정이 소각로 운전자의 ‘경험’에 의해 진행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안정적인 폐기물 소각을 위해서는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양으로 공기와 폐기물을 소각로에 넣어야 하는데, 이 모든 것이 제각기 다른 운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렇게 감에 의존해 운전을 하게 되면, 안정성과 효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폐기물 소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온도’로, 폐기물의 투입, 송풍 등을 조절해 소각로 온도를 적정 범위 내(900~1000℃)로 유지시켜야 환경오염 물질도 적게 배출되고, 열로 인한 시설의 손상도 방지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운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었기 때문에 소각로 운전자들이 변화될 온도값을 예측하면서 운전을 하기 어려웠고, 그로 인한 온도의 등락폭이 매우 컸다. AWS와 함께 만든 ‘친환경 소각로 운전최적화 AI 솔루션’은 이처럼 지금까지 없었던 그 명확한 기준을 알려주는 시스템, ‘경험을 디지털화’한 솔루션이라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AWS의 클라우드 기술로 어떤 솔루션을 만든 것인지 소개 부탁한다.
소각로의 온도, 오염물질, 폐기물의 양 등 다양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반영해 소각로 운전 지시를 주는 ‘가이던스’부터, 모니터링 시스템, 일반 운영에 필요한 시스템 등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했다.
‘클라우드’라고 하면, 저장 서버를 제공하는 정도로 생각하기 쉬운데, AWS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서버상에 산재된 다양한 기능들을 연결해 하나의 소프트웨어로 제공받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우리의 소각로 운전 가이던스를 만든다고 한다면, 로그인 기능부터, 각종 AI 알고리즘, 데이터 저장이나 분석, 시각화 기능 등 각각의 기능들을 마치 블록처럼 끼우고 연결해 만드는 식이다.
지난해 AWS와 이처럼 소각로 운전 최적화를 위해 필요한 알고리즘들을 공동으로 개발해 여러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SaaS(Software as a Service)을 만들어 냈고, 이를 충청환경에너지 소각장에 적용하여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는 중이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Software as a Service): 클라우드를 통해 제공되는 소프트웨어로, 별도의 설치나 전환 과정 없이 클라우드에 설치되어 있는 소프트웨어를 인터넷을 통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
환경산업에 관련된 SaaS는 글로벌 최초라고 알고 있다. 그만큼 자부심도 클 것 같다.
그렇다. 국방, 항공, 의료쪽 SaaS는 많지만 환경 분야는 전무했다. 그만큼 환경산업에서의 DT는 시도조차 많지 않았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최초로 환경 관련 SaaS를 개발했다는 점, 그리고 대기업인 SK에코플랜트가 환경산업에 뛰어들면서 산업 전체의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 같아 매우 기쁘다. 이에 더해, 파트너인 AWS 역시 우리의 솔루션 개발을 통해 환경 분야 서비스라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어 담당자로서 보람을 느끼고 있다.
AI 솔루션이 가져온 소각장의 변화는 이것!
‘친환경 소각로 운전최적화 AI 솔루션’이 개발된 지 1년여가 지났다. 솔루션이 적용된 소각장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궁금하다.
환경적으로도, 또 사업적으로도 큰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선 솔루션 적용 이후 소각로의 적정온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오염물질 배출이 큰 폭으로 줄었고, 소각장 시설과 부품의 수명이 연장되면서 유지비도 크게 절감되는 효과가 있었다.
이런 긍정적인 성과의 결과가 바로 이번에 AWS와 새롭게 체결한 ‘친환경 디지털 솔루션 개발∙확산 협력 협약’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한 개 소각장에 적용하고 있는 소각로 AI 솔루션을 발전시켜 더 많은 현장에 확대 적용하고, 소각에서 나아가 하∙폐수 처리시설에 적용할 수 있는 솔루션까지 AWS와 함께 개발하게 된 것이다. 이를 발판으로 앞으로 SK에코플랜트의 더 많은 사업 분야에서 DT 솔루션 개발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좋은 성과를 내기까지 시행착오도 당연히 많았을 것 같다. ‘친환경 소각로 운전최적화 AI 솔루션’을 적용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나?
‘경험’이다. 운전자들의 경험은 소각로 AI 솔루션 개발의 시작점인 동시에, 적용의 가장 큰 산이기도 했다. 운전 가이던스가 폐기물 투입 시점을 알려도, 운전자들이 자신들의 경험에 비추어 가이드를 믿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내비게이션이 처음 나왔을 때도 그랬던 것 같다. 지금이야 내비게이션이 시키는 대로 운전을 하지만, 초기에는 내비게이션이 저 길로 가라고 해도 ‘뭘 모른다’며 내가 아는 길을 고집했던 때가 있었지 않은가. 소각로 AI 솔루션이 딱 그 길을 걷고 있는 중인 것 같다. 1년이 지난 지금은 의심이 점차 믿음으로 바뀌고 있는 단계로, 우리 운전 가이던스가 ‘중급 운전자’ 수준이라는 현장의 인정도 받고 있다. 앞으로 점차 우리 솔루션에 대한 경험까지 운전자들에게 쌓인다면 그들 고유의 경험과 함께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DT를 통해 이루고 싶은 ‘제로시티’!
DT를 만난 소각장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 것이라 생각하는가?
폐기물을 태우는 시설에서, 폐기물을 연료로 에너지를 만드는 시설로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각을 통해 발생하는 증기로 전기를 만들고, 열과 이산화탄소를 모아 활용할 수 있는 시설로 소각장의 개념 자체가 변화할 것이고, 그것을 충분히 DT가 실현할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이번 AWS와의 협약이 그러한 모습에 한발짝 다가서는 시작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더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DT를 통해 *제로시티(The Zero City)를 구현하는 것이다. 소각장만 디지털화를 한다고 제로시티가 되지는 않는다. 에너지 생산부터 수처리, 폐기물을 운반하는 물류 등 다양한 분야가 연결된 복합적 구조가 완성이 되어야만 가능하다.
그 구조를 만들기 위해 관련된 시설들을 새로 지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물리적인 방법들은 한계가 있다. 결국 제로시티를 완성하는 것은 물리적인 제약을 넘어, 여러 분야를 무한대로 연결할 수 있는 DT에 있다고 생각한다. SK에코플랜트가 DT를 통해 환경산업의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고 제로시티를 만들어 나가는 모습을 기대해 주길 바란다.
*제로시티(The Zero City): 탄소 제로, 폐기물 제로가 구현되는 SK에코플랜트의 순환경제 모델
신동민 프로는 흡사 영화 <머니볼>의 빌리 빈(브래드 피트)을 닮았다. 경험에 의존하기 보다 데이터를 통해 선수를 기용하고 야구단을 운영하는 빌리 빈처럼, 그 또한 DT를 통한 새로운 기준을 만들며 환경산업 내 긍정적 결과물을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행보가 비슷하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매번 문제를 확인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신동민 프로, 새로운 길을 여는 열정적인 개척자로서 환경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고, 자신의 노하우를 알릴 수 있는 일들이 많이 생기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