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는 지난 9월 건설현장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안심, 안전에 진심’ 앱(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SK에코플랜트가 선보인 안심 앱은 기존 재해방지 대책과 전혀 다른 접근에서 나온 도구이다. 안심 앱은 어떻게 사고를 막는 데 도움을 줄까? 안심 앱 이외의 새로운 대책은 무엇인가?
기존과 다른 접근, 새로운 문제 해결 방식에 도전하다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결코 어렵다.’ 영어권에서 널리 사용되는 이 경구를 바꿔 말하면, 전보다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전과 다르게 접근해야 할 때가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올해 들어서도 국내 건설현장에서 중대재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하여 별반 줄어들지 않고 있는 추세이다. 국내 건설현장의 재해가 좀처럼 감소하지 않는다면, 기존과 다른 문제 인식과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SK에코플랜트는 건설현장 재해에 대해 새로운 접근과 혁신적인 대응에 나섰다.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만든 앱 ‘안심, 안전에 진심(이하 안심)’을 건설현장에서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 9월 27일, SK에코플랜트 구성원의 안전/보건을 책임지는 장현 안전보건그룹 그룹장을 만나 새로운 시도에 대해 들어보았다.
SK에코플랜트 뉴스룸 (이하 뉴스룸): 장현 그룹장님 반갑습니다. 먼저, 새로 추진하는 최신 안전 기술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장현 안전보건그룹장 (이하 장현 그룹장): 안녕하세요! SK에코플랜트 뉴스룸을 통해 우리 회사의 안전경영에 대해 말씀드리게 되어 기쁩니다. 최근 SK에코플랜트는 건설현장용 안전관리 앱인 ‘안심’을 개발했습니다. 현재 SK에코플랜트 현장 다섯 곳에서 안심 앱을 사용하고 있지요. 지난 8월부터 시험 사용을 통해 현장 근로자의 의견을 반영하고 보완사항을 수정해 왔습니다. 오는 11월부터 모든 SK에코플랜트 국내 건설현장에 적용할 예정입니다.
뉴스룸: 안심 앱이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궁금합니다.
장현 그룹장: 건설현장 근로자는 아침에 출근하면 안전교육을 받고 안전보호구를 지급받습니다. 교육장에서 안전교육 전에 근로자들에게 안심 앱을 내려 받도록 합니다. 안심 앱은 플레이스토어에서 다운로드 가능합니다. 안심 앱 회원 가입은 간단한 정보만 입력하면 쉽게 이루어집니다. 이미 안심 앱을 설치한 근로자라면 앱을 열어 QR코드를 통해 안전교육을 받기 시작했음을 등록합니다. 교육이 끝나면 또 QR코드로 교육을 이수했음을 확인합니다.
교육을 마친 근로자는 조례에 참석하여 반장으로부터 그날의 작업을 배정받습니다. 각자의 작업현장으로 가면 종이로 출력된 작업허가서가 비치되어 있고, 여기에는 작업 내용 및 안전을 위한 준수 사항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작업허가서 우측 상단에는 고유 QR코드가 인쇄되어 있습니다. 현장에 배정된 근로자는 작업허가서의 안전 준수사항을 숙지 및 확인하고 당일 작업에서 근로자 스스로가 꼭 지켜야 할 위험상황과 대책을 추가로 구두로 이야기하면 앱에서 자동으로 글자로 변환되어 입력되게 되고, 모든 근로자가 숙지한 상태에서 근로자 한 분씩 상단의 QR코드를 태그한 후 해당 작업을 시작하게 됩니다. 즉 근로자들은 안전 유의사항을 스스로 확인한 후에 작업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근로자들에게 안전에 대한 알 권리를 보장해 드리기 위한 노력입니다. 이후, 작업이 끝나면 마지막으로 QR코드를 태그하고 퇴근합니다.
뉴스룸: 현장과 공정에 따라 주의사항이 구체적으로 제시되는군요.
장현 그룹장: 네, 그렇습니다. 건설현장 한 곳에서도 각 작업내용에 따라, 또 진행 단계에 따라 위험이 다릅니다. 그 모든 주의사항을 다 강조하면 주목 효과가 떨어집니다. 안심 앱을 사용하면 각 작업현장에서 작업의 특성을 고려한 주의사항을 확인할 수 있고 또한 근로자가 더 잘 알고 있는 위험을 추가한 후 안전사항을 지킬 것을 약속하면서 작업이 착수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시공사 입장에서도 각자가 보는 위험의 눈이 다를 수 밖에 없으니 각 작업에 대한 주의사항을 동일한 시각으로 확인할 수 있고 근로자들이 판단하는 위험상황과 대책에 대해서도 알 수 있어서 현장 안전관리를 수행함에 있어 위험상황을 미리 예측할 수 있고 꼭 살펴봐야 할 사항들도 챙길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양한 재해사례를 분석하여 기반 데이터를 만들다
SK에코플랜트의 현장 안전을 지키는 안심 앱은 데이터 경영의 결실이다. 앱 개발에 앞서 SK에코플랜트는 지난 10년 간 발생한 일반재해 1,187건을 분석하였고, 국내 건설업에서 발생한 중대재해 247건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는 데이터가 되어 앱 개발에 적용됐다.
뉴스룸: 현장 재해 케이스를 분석한 결과를 안심 앱에 어떻게 반영하였습니까?
장현 그룹장: 건설업의 재해 예방 측면에서 보았을 때, 사고예방은 크게 세 가지 범주로 나뉘어 졌습니다. 안전시설 등 하드웨어를 보강하면 막을 수 있었던 사고가 38%, 근로자의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불안전한 행동에서 비롯된 사고가 32%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안전관리자가 철저히 점검하였다면 예방되었을 사고가 30%였지요. 안심 앱은 주로 두 번째 재해 요인인 근로자의 안전 의식을 높이고 안전행동을 유도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선택과 집중을 하게 된 배경은 특히 근로자가 스스로 위험을 인식하고 행동한다면 그 이외의 대다수 안전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는 결론에서 도출된 것이기도 합니다.
안전에 진심인 SK에코플랜트 건설현장 근로자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담아냈다 (출처: SK에코플랜트 공식 유튜브 채널)
안심 앱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근로자에게 작업에 대한 안전지침을 구체적으로 전달한다. 안전 관련 주의사항은 현장 특성, 작업 여건, 근로자 개인의 성향 등에 따라 개별적이고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안심 앱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객관적인 지침을 제공한다.
뉴스룸: 건설현장 재해예방 안전대책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입니다. 안전달성을 위해 모두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참 어려운 과제인 것 같습니다.
장현 그룹장: 그렇습니다. 현장의 안전관리가 쉽지 않은 것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현장 안전은 근로자 개인의 의식과 행동에 의해 크게 좌우됩니다. 그렇지만 모든 근로자를 따라다니며 행동에 관여하고 도움을 드리는 일은 불가능하지요. 또한 건설 근로자 분들은 현장을 옮겨 다니며 일합니다. 오늘은 A회사 현장에서 작업하고, 내일은 B회사 현장으로 이동해서 근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근로자를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안전교육이나 안전의식을 높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습니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에 개발한 안심 앱을 다른 기업과도 공유하고자 합니다. 우리 회사 현장에서 앱을 이용하여 재해예방과 안전관리를 경험한 근로자라면, 다른 기업의 현장에서 안심 앱을 접했을 때도 지속적으로 앱을 통해 안전한 행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안심 앱이 적용된 SK에코플랜트 건설현장에서 개인 안전관리에 익숙해진 근로자라도, 앱을 사용하지 않는 다른 현장에 가서 일하다 보면 느슨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 근로자가 다시 SK에코플랜트 현장으로 돌아와 일하게 된다면, 안전관리 활동을 또 처음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다. 이런 단속적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을 고려하여 SK에코플랜트는 다른 기업과 안심 앱을 공유하기로 했다. 안심 앱을 어느 현장에서나 활용하면서 근로자의 안전의식과 재해예방 활동을 연속적으로 향상시키고자 함이다. 2022년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을 앞두고 다른 건설분야 기업이 안심 앱을 활용하고자 하는 요인 또한 충분해 보인다.
뉴스룸: 안심 앱을 통해 현장 안전점검도 이루어진다는 말씀이지요?
장현 그룹장: 네. 안전 담당자가 현장을 순회하면서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점검합니다. 예를 들어, 높은 곳에서 안전고리를 걸지 않고 작업하는 근로자가 있는 경우 안심 앱을 사용하여 QR을 태그하고 해당 근로자의 행동을 보완하도록 요구할 수 있고, 그 결과가 해당 근로자의 안전 포인트로 반영되는 구조입니다. 각 근로자는 자신의 안전 포인트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안전수칙을 잘 지켜온 근로자는 그렇지 못한 근로자에 비해 안전포인트를 많이 받게 되고 안전포인트가 높은 근로자에게는 회사에서 작은 포상을 주기적으로 실시하려고 합니다. 이러한 선순환이 근로자에게 안전수칙을 준수하도록 하는 동인이 될 것입니다.
뉴스룸: 건설현장은 현장소장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고 들었습니다. 현장소장이 안전보다 공기(工期)를 중시한다면, 그만큼 현장의 안전이 소홀해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장현 그룹장: SK에코플랜트는 현장소장에 대한 안전리더십 평가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안전 항목의 평가비중을 상당히 높게 책정했지요. 평가방식은 가/감점 방식의 혼용입니다. 항목에 제시된 사항을 아주 잘 이행할 경우 가점을 받게 되는 구조입니다. 지난 상반기 이루어진 중간평가에서 만점을 받은 현장소장님들이 다수 있었습니다. 현장소장님들이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실천하실 경우 리더십 평가가 높게 평가되어, 안전한 현장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과 보람을 직접 체감하시게 끔 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팬데믹의 거친 파도를 슬기롭게 헤쳐 나간다
장현 그룹장은 SK그룹에서 안전 업무에 정통한 임원이다. 유공에 입사해 SK이노베이션의 안전팀장으로 근무하는 등 안전 업무를 오랜 기간 수행하고 있다. 2020년 1월 SK에코플랜의 안전보건그룹을 맡은 장현 그룹장은 ‘실효성 없는 형식적 안전체계는 과감히 줄이자’며 새로운 접근을 시작했다. ESG 부문에 속해 있는 안전보건그룹은 SK에코플랜트가 추구하는 ESG 경영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뉴스룸: SK에코플랜트의 ESG 경영에 있어 안전보건그룹의 역할에 대해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장현 그룹장: SK에코플랜트는 건설사업, 환경사업 등 현장의 업무가 많은 회사입니다. 특히 건설업의 경우 안전을 추구하지 않는다면, 그 누가 공사를 믿고 맡길 수 있겠습니까? 안전은 몇 번을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은 가치입니다. 또한, 안전을 추구하는 것은 곧 구성원이 행복해지는 길이기도 합니다. 사고가 나지 않으니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됩니다. 안전 추구는 ESG 전반을 충족시키는 필요충분조건이자, 회사 발전으로 이어지는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안전한 기업이라는 브랜드 파워는 곧 SK에코플랜트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뉴스룸: 회사의 보건 업무에는 어떤 변화를 주고 계시는지도 궁금합니다.
장현 그룹장: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사내 보건업무는 매우 제한적이었습니다. 간단히 말해 현장에서 실천되는 것은 응급조치 중심의 소극적 보건활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곧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을 살펴봐도 현장에서 요구되는 보건 수준이 높아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건설현장에서는 여름철에 열사병 예방 및 관리를 중점적으로 해야 합니다. 생산 설비를 건설하고 시운전을 할 때는 독성 화학물질을 다루는 근로자의 보건관리가 필수적입니다. 구성원들의 몸 건강, 마음 건강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형식적인 건강검진만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어두운 그림자들을 하나씩 양지로 끌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끝나지 않는 글로벌 팬데믹의 높은 파도를 헤쳐 나가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분투하고 있다. 감염을 막기 위한 근무환경 변화에서부터 인력의 출입통제, 관리 등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매일 새롭게 쏟아져 나온다. SK에코플랜트는 힘겨운 ‘감염의 시대’를 어떻게 견디고 있는지 궁금했다.
뉴스룸: 코로나19가 많은 것을 바꾸고 있습니다. SK에코플랜트는 이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요?
장현 그룹장: 안전보건그룹은 코로나19 전담 인력을 확보하고 즉시 보고체계를 가동해 신속하게 대응합니다. 많은 근로자가 일하는 현장이다 보니 산발적으로 감염 사례가 나오곤 하는데요. 유의그룹에 속하는 구성원과 근로자들은 광범위하고 엄격하게 확인해서, 만약 유의한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판단되면 선제검사와 함께 재택근무를 하도록 함으로써 집단감염을 예방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구성원이 감염될 경우 회사 차원에서 행복케어 프로그램이 가동됩니다. 지난 8월 해외 프로젝트 현장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구성원 2명의 경우, 의료전용기로 국내 이송하여 시설이 갖춰진 병원에서 치료를 받도록 한 사례도 존재합니다.
뉴스룸: 이제 마지막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SK에코플랜트가 추구하는 안전의 비전과 지향점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장현 그룹장: ‘행복’이지요. 우리 회사 구성원 및 비즈파트너를 포함한 이해관계자 모든 분들이 행복해지는 것이 목표입니다. 저는 안전 업무를 담당한 지난 25년 간 많은 중대재해를 보았습니다. 재해는 경중에 상관없이 발생 그 자체만으로 불행한 것입니다. 확대해 보면 그 분들의 가족 또한 힘겨운 삶을 살아가셔야 합니다. 회사 입장에서 보면 그 동안 쌓아왔던 공든 탑이 한순간에 무너집니다.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우리 회사에 몸담고 있는 구성원은 물론 비즈파트너들 또한 행복해 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안전을 추구한다는 것은 불행해 질 수 있는 사슬을 끊고 모든 이해관계자가 행복해야 한다는 믿음에서 출발하는 것이고, 안전사고는 예방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임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장현 그룹장은 ‘안전은 관리가 아닌 경영’이라고 말한다. 현장의 시스템을 바꾸고, 구성원의 행동을 바꾸는 것에서부터 안전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SK에코플랜트의 데이터 경영, 그리고 이를 통해 탄생한 안심 앱은 현장의 안전의식을 높여서 일하는 방법을 바꿈으로써 보다 안전한 현장, 일하기 좋은 현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 안전에 진심인 장현 그룹장과 SK에코플랜트 안전보건그룹의 향후 활동 성과에 많은 기대를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