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버블 논쟁, 인프라에서 갈린다

생성형 AI 확산과 함께 일부 AI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며 ‘AI 버블론’을 제기하는 시각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AI 산업을 하나의 범주로 묶기보다, 비용을 지출하는 기업과 그 지출의 수혜를 받는 인프라 기업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시장 상황 속에서, SK에코플랜트가 주목받는 이유를 짚어본다.

(출처: 셔터스톡)

최근 글로벌 증시와 투자 시장에서 AI 산업을 두고 ‘버블’ 가능성을 언급하는 일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생성형 AI 확산을 주도해 온 일부 글로벌 AI 기업들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재무 성과를 발표하면서다. 막대한 투자 대비 수익 창출 속도가 더디다는 점, 그리고 AI 학습과 서비스 운영에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AI 기술의 발전 속도에 비해 상용화 모델이 아직 충분히 정착되지 않았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AI가 정말 과도한 기대 속에 부풀려진 기술에 불과한 것일까.

AI 버블론의 출발점, ‘성과보다 앞선 투자’

이번 AI 버블론은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실제로 제기되고 있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생성형 AI 모델을 개발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연산 자원과 방대한 데이터가 필수적인데, 이 과정에서 막대한 설비 투자와 운영 비용이 선투입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AI 모델 학습과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데이터센터와 서버 등 인프라에 대규모 자본적 지출(CAPEX)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 같은 투자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투자 대비 성과에 대한 시장의 검증 요구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일부 AI 기업들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이러한 비용 구조 자체가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시 교외에 있는 대규모 데이터 센터 (출처: 셔터스톡)

여기에 고금리 환경이 장기화되면서, 미래 성장성보다 당장의 수익성을 중시하는 투자 기조가 강화된 점도 AI 기업들에 대한 시장의 시선을 더욱 냉정하게 만들고 있다. 그 결과, AI 산업 전반을 하나의 범주로 묶어 ‘버블’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AI는 하나가 아니다” 같은 AI, 전혀 다른 사업 구조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시각이 AI 산업의 구조를 지나치게 단순화한 결과라고 지적한다. 글로벌 성장형 펀드 블루웨일 그로스펀드(Blue Whale Growth Fund)의 스티븐 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AI 관련 기업을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한다. 바로 ▲비상장·AI 스타트업, ▲상장된 AI 지출 기업, ▲그리고 AI 인프라 기업이다. 이 중 최근 버블론의 중심에 놓인 기업들은 대부분 AI 모델을 개발 및 운영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막대한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지출형 AI 기업’에 해당한다.

반면, AI 인프라 기업은 전혀 다른 위치에 있다. AI 확산을 위해 필수적인 데이터센터, 전력 설비, 냉각 시스템, 반도체 및 관련 인프라를 공급하며, AI 기업들의 지출이 곧바로 수익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즉, AI 산업 내에서도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기업과, 그 비용의 수혜를 받는 기업이 명확히 구분된다는 의미다. 글로벌 투자 자문 회사 하베스트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Harvest Portfolio Management)의 공동 CIO인 폴 믹스도 AI 기술이 모든 기업에 즉각적인 수익을 가져다주지는 않지만, AI 기술 발전 단계에서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인 만큼 AI 인프라 구축 관련 기업들의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AI 버블론을 논할 때, 이 차이를 구분하지 않는다면 산업의 본질을 놓치기 쉽다.

숫자와 흐름이 말해주는 AI 인프라 시장의 성장

실제 시장 데이터는 AI 인프라가 단기적인 기대감에 따른 버블이 아니라, AI 확산과 함께 구조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AI 데이터센터 시스템 시장이 오는 2030년까지 약 1조2,000억 달러(약 17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생성형 AI의 대중화와 함께 데이터 처리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이를 안정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와 전력·냉각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글로벌마켓인사이트(Global Market Insights Inc.)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982억 달러(약 145조원) 규모로 평가되던 글로벌 AI 데이터 센터 시장은 2025년 1,296억 달러(약 191조원)에서 2034년 1조9,800억 달러(약 2922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연평균 성장률(CAGR)은 35.5%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데이터센터와는 전혀 다른 수준의 인프라를 요구한다. 대규모 연산을 상시로 수행해야 하는 AI 특성상, 서버 집적도가 높아지고 전력 사용량과 발열 역시 급증한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전력 공급 능력, 고효율 냉각 시스템, 안정적인 운영을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 설계 역량이 데이터센터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 설비 증설을 넘어, 에너지와 설비를 어떻게 설계하고 운영하느냐가 곧 AI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구조다.

대표적인 AI 인프라 기업인 미국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 코어위브(CoreWeave)는 2025년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배 증가한 12억달러(약 1조7700억원)을 기록했다. 코어위브의 CEO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의 테크라이브 콘퍼런스에 참석해 AI 인프라를 구매하는 기업들은 단순한 지출이 아닌 미래를 건설하고 있다며 AI 과잉투자에 대한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글로벌 액체 냉각 설루션시장에서 점유율 1위(23.5%)를 하고 있는 버티브홀딩스(Vertiv Holdings)는 지난해 투자설명회를 통해 AI 버블에 대한 우려를 반박하며 데이터센터 분야 수주 잔고가 지난해 보다 30% 증가했다 밝혔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The Guardian)은 전 세계 AI 수요에 따라 2028년까지 약 3조 달러(약 4420조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관련 AI 인프라 투자가 예상된다며, 각국 정부가 에너지 효율, 지역 인프라, 탄소중립 등을 고려할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SK에코플랜트와 SK텔레콤이 지난해 8월 울산광역시에서 AWS(아마존 웹 서비스), 울산광역시와 함께 AI데이터센터인 ‘SK AI데이터센터 울산’의 기공식을 개최했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빅테크 리더들의 시선에서도 확인된다. 오픈AI(Open AI)의 샘 올트먼 CEO는 최근 기존 AI 기술과 서비스 중심의 투자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에너지, 자동화, 인프라 분야로 투자 지형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며 주목을 받았다. AI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가장 먼저 병목이 발생하는 영역이 연산 능력이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전력과 인프라 시스템이라는 판단에서다. AI 경쟁이 결국 ‘누가 더 많은 모델을 개발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더 안정적으로 AI를 운영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옮겨가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처럼 AI 산업의 성장은 더 이상 소프트웨어나 알고리즘 경쟁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 고효율 냉각, 지속 가능한 운영 환경 등 물리적 인프라를 얼마나 잘 구축하느냐가 AI 산업 전반의 확장 속도를 좌우하고 있다. AI 인프라는 이제 부가적인 지원 요소가 아니라, AI 산업 성장의 전제 조건이자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AI 버블론 속에서 더 선명해지는 SK에코플랜트의 역할

이러한 흐름 속에서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필수적인 AI 인프라 설루션을 제공하며 차별화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제조시설 및 AI 데이터센터 구축 역량을 넘어, 필수 소재 공급, 고효율 전력∙냉각 설루션, 그리고 안정적인 운영까지 아우르는 AI 인프라 토털 설루션을 구축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가 개발한 연료전지 기반 냉각 설루션. 연로전지에서 발생한 열을 냉각수 생산에 이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울산 AI 데이터센터, 부평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비롯한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 사업 경험은, AI 확산의 핵심 조건인 안정적인 전력과 인프라 운영 역량을 입증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포토소재, 식각가스 등 소재 생산 기업 4개사를 자회사로 편입하며 AI 시대에 최적화된 인프라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그동안 노하우를 쌓아온 첨단산업 인프라 경쟁력을 바탕으로, AI 시대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AI 확산의 다음 국면이 ‘운영 가능한 인프라 경쟁’으로 옮겨가는 가운데, 버블이 아닌 구조적 성장을 이끌어가는 SK에코플랜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연관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