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는 더 이상 Internet Explorer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최적의 환경을 위해 다른 웹브라우저 사용을 권장합니다.

[르포]“세계 정상의 스케일이란 이런 것” SK오션플랜트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작 현장

SK에코플랜트의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전문 자회사 ‘SK오션플랜트’가 아시아 1위 자리를 넘어 세계 해상풍력 무대에서 맹렬한 기세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그 세계 정상급 기술력과 생산력의 비결을 찾아, SK오션플랜트의 고성 현장으로 함께 가보자.

경상남도 고성군 동해면. 구불구불한 해안도로를 달리다보면 끝없는 바다 전경 한가운데 불현듯 주변 건물들의 열댓 배는 되어보이는 거대한 골리앗 크레인과 철골 구조물 수십 개가 한눈에 담기 힘들 만큼 줄지어 서있는 광경이 펼쳐진다. 바로 SK오션플랜트의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작 현장이다.

SK오션플랜트 2야드 전경.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작 전문 기업인 SK오션플랜트는 SK에코플랜트 신재생에너지 사업 핵심 자회사이다.

SK오션플랜트는 전체 시장 44%를 점유하고 있는 대만을 시작으로 아시아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시장 1위 자리에 올라있는 것은 물론, 유럽, 호주, 미국 등으로의 진출 역시 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메이저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SK오션플랜트의 이러한 성장을 이끈 것은 독보적인 기술력과 대규모 생산력을 꼽을 수 있는데, 이는 하부구조물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바로 바다로 싣고 나갈 수 있는 조건, 즉 96만㎡에 이르는 두 개 야드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여기 더해 세계 최대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생산 기지를 완성시킬 157만㎡의 3야드는 SK오션플랜트의 새로운 동력과 또다른 시장을 여는 열쇠가 될 예정. 이에 SK오션플랜트 3개 야드를 차례로 찾아, 이들 경쟁력의 현주소와 미래를 자세히 살펴봤다.

.

YARD 1. 격이 다른 품질의 시작, 후육강관 기술력

1야드 조립동에서 후육강관 용접 마무리 작업을 진행 중인 SK오션플랜트 구성원.

가장 먼저 찾은 곳은 45만㎡ 규모의 1야드. 이곳은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의 뼈대가 되는 ‘후육강관’이 제작되는 곳이다. 후육강관을 간단히 말하자면 두꺼운 철판을 구부려 만든 초대형 산업용 파이프로, 이 후육강관 수십 수백 개가 이어져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이 완성된다. 이곳 1야드에서는 월 3,500톤가량의 후육강관이 생산되고 있는데, 후육강관 하나당 철판 두께만 최대 150㎜, 직경 15m, 길이 4m에 달할 만큼 그 크기가 상당하다.

.

SK오션플랜트 해양내업팀 손혜원 사원이 후육강관 경쟁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SK오션플랜트는 높은 품질의 후육강관을 직접 제작해 바로 하부구조물을 생산하는,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문 기업입니다.
덕분에 뛰어난 생산력과 함께, 설계 변경이나 품질 이슈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죠.”

SK오션플랜트의 후육강관이 세계의 인정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극소화된 결함과 오차에 있다. 후육강관이 쓰이는 여러 시설 가운데 특히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은 1,000톤 가까이 되는 상부의 무게, 터빈이 돌아가면서 가하는 진동과 장력을 견디며 거친 바다 속에서 25년 이상의 수명을 유지해야 하는 만큼 그 기초인 후육강관의 높은 품질을 각별히 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SK오션플랜트에서 생산되는 후육강관은 그 장대한 크기에도 오차범위가 1~2mm 이내이며, 미세한 공극도 발생하지 않도록 전 공정이 철저히 관리되고 있다.

.

후육강관 제작 공장. 크게 밴딩(Vending)-용접(Welding)-교정(Correction)으로 이뤄진다.
후육강관 제작 공장. 크게 밴딩(Vending)-용접(Welding)-교정(Correction)으로 이뤄진다.
후육강관 제작 공장. 크게 밴딩(Vending)-용접(Welding)-교정(Correction)으로 이뤄진다.

이러한 완성도는 2000년 후육강관을 최초로 국산화한 이래 축적해온 20여 년간의 경험이 있기에 가능하다. 1야드 조립동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밴딩(Bending) 기계에서 구부러지고 있는 두꺼운 철판을 볼 수 있는데, 언뜻 보면 기계가 자동으로 철판을 구부려주는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기술자가 매순간 철판에 가해지는 압력과 속도를 조절해 오차범위를 최소화하는 작업으로 상당한 기술력을 요한다. 이후에도 공극을 최소화하기 위해 세밀하고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는 용접 공정, 일일이 외경과 곡률을 확인하고 초음파 등으로 결함을 점검하는 교정 작업까지. SK오션플랜트 후육강관의 높은 품질은 숙련된 수많은 기술자들과 그들의 손이 만들어낸 결과다.

.

YARD 2. 세계 최고 수준의 연속 생산력, 그 성과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재킷’을 생산하고 수출하는 2야드.

후육강관으로 제작된 각 구성요소들을 결합해 하부구조물을 생산하고, 이를 국내외 해상풍력 프로젝트 현장으로 곧바로 실어나를 수 있는 항구가 위치한 2야드. 30층 아파트에 맞먹는 최대 94m 높이의 하부구조물들이 51만㎡ 부지에 가득 들어선 2야드의 광경은 가히 압도적이다.

자체 후육강관 생산과 넓은 부지, 최고 수준의 설비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곳에서는 매년 50여 기의 하부구조물을 연속 생산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 최대급 생산력으로 현재 그 어떤 글로벌 프로젝트의 요구조건도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리고 이러한 생산 역량은 SK오션플랜트가 글로벌 클라이언트들의 높은 평가를 받으며 수많은 해외 프로젝트에 연이어 참여하는 데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SK오션플랜트는 향후 몇 년간의 생산 계획이 이미 잡혀 있으며 매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데, 일례로 SK오션플랜트의 2023년 매출은 전년 대비 33.8% 증가한 9,258억 원이었으며, 올해 역시 9,643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

SK오션플랜트 하부구조물과 수출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마케팅팀 김태경 과장.

“아시아 권역에서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생산력은 SK오션플랜트가 최고입니다.
때문에 아시아는 물론 거의 전 세계 모든 프로젝트에서 SK오션플랜트에 제안을 해오고 있습니다.”

현재 2야드를 메우고 있는 *재킷 형태의 하부구조물들은 대만 서해 바다에 건설되고 있는 하이롱(Hai Long) 해상풍력 단지로 향할 물량들이다. SK오션플랜트는 지난 2022년 하이롱 프로젝트 수주를 확정, 내년 상반기 완료를 목표로 재킷을 공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대만 펭미아오(Fengmiao) 프로젝트의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작 사업을 수주했다는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재킷(Jacket): 고정식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중 하나로, 3~4개의 기둥을 여러 개의 파이프가 감싸고 있는 형태다. 30~60m의 비교적 깊은 수심에 주로 쓰인다.

이처럼 아시아 최대 해상풍력 시장 중 하나로 꼽히는 대만은 SK오션플랜트의 핵심 무대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은 신규 프로젝트 참여는 물론, 현지 업체들의 한정된 생산 역량으로 소화하지 못 해 발생되는 *업스코핑(Upscoping) 물량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 2021년 완료된 창화 프로젝트(Orsted Greater Changhua)만 해도 당초 28기의 공급할 예정이었으나, 업스코핑 물량이 더해져 최종적으로는 59기가 SK오션플랜트의 재킷으로 채워졌다. 더욱이 대만 내 국산화 비율이 의무에서 선택사항으로 바뀔 2028년 이후를 염두하면 SK오션플랜트의 대만 현지 영향력은 지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스코핑 물량: 당초 범위에서 벗어나 추가되는 수주 물량.

.

YARD 3. 세계 최초 부유식 해상풍력 전문 야드의 탄생

SK오션플랜트 3야드 건설 현장.

현재 건설이 한창인 3야드는 기존 2개 야드를 더한 것보다도 1.7배 큰 157㎡의 면적으로, 2026년 준공이 완료되면 SK오션플랜트는 세계 최대 해상풍력 기자재 생산 야드를 보유한 기업에 그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 더해 3야드의 제작 가능 물량 역시 기존 야드의 2배에 달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생산력도 보유하게 될 예정이다.

그 규모도 그렇지만, 새로운 야드가 특별한 또 다른 이유는 세계 최초 부유식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전문 야드라는 점이다. 수심이 깊은 해안에 자리한 것도 이 때문이다. 부유식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은 배와 마찬가지로 최종 공정을 바다에 띄운 채 해야 하는데, 그 모양에 따라 수심이 얕으면 진행 자체가 불가능하다. 즉, 수심이 깊을수록 생산할 수 있는 형태의 한계가 줄어드는 것. 이에 SK오션플랜트는 기존 야드의 2배가량 되는 14m 수심의 해안에, 부유식과 고정식 하부구조물 제작 모두에 유연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3야드를 건설 중이다.

.

바다를 메우는 데 쓰일 높이 16m의 대형 케이슨(Caisson) 앞에서 3야드 특징을 설명하고 있는 사업관리팀 이동윤 사원.
케이슨 설치 모습.

“기존 야드는 이전의 조선 사업에 맞춰진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새로 만들어질 3야드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특히 SK오션플랜트의 신사업인 부유식 하부구조물에 특화된 설계로
공정상의 이점을 더해 시장 선점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SK오션플랜트는 3야드, 그 다음 역시 준비하고 있다. 국내 3개 야드로는 현재, 그리고 앞으로 밀려들 물량 수요에 대응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해외 거점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해양산업이 발달해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공급망 형성에도 유리할 것으로 판단되는 베트남을 중심으로 다양한 글로벌 거점들을 모색하고 있으며, 곧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부유식 하부구조물 외에도 해상풍력기에서 생산된 전기를 송전하는 해상변전소(OSS, Offshore substation) 등으로의 사업 영역 확대도 계획 중이다.

.

SK오션플랜트 이승철 대표는, 작년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해상풍력 시장의 확장은 ‘그린수소’ 생산으로 귀결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해상풍력으로 생산한 재생에너지를 실제 대규모 유통시키기 위해서는 그린수소의 형태로 재생산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런 의미에서 재생에너지부터 그린수소의 생산과 유통까지, 전 사업 영역을 보유하고 있는 SK에코플랜트 그린수소 밸류체인(Value-Chain)에서 SK오션플랜트는 그 시작이자 중심점으로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될 수 밖에 없다. 해상풍력 시장을 넘어 SK에코플랜트와 함께 글로벌 재생에너지 시장을 선도할 SK오션플랜트의 미래를 함께 지켜보자.

연관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