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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 자원순환 정책 및 기술의 현재와 미래

인식의 전환과 시스템 육성을 통해폐기물을 에너지화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국내 폐기물 발생량은 증가, 재활용 시장은 침체

환경부에서 2018년 5월 ‘재활용폐기물 종합대책’을 발표, 시행함에 따라 2019년 한 해, 국내 1회용 컵이나 1회용 봉투 사용 등에 대한 괄목할 만한 감축성과를 거두었으나(커피전문점 1회용품 75% 감축, 제과점 비닐봉투 84% 감축 등), 2020년 COVID-19 팬데믹의 영향으로 1회용품 및 생활계 폐플라스틱 등 폐기물의 발생량은 현재까지 다시 증가 추세에 있는 상황이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및 외출 자제 등의 이유로 택배나 배달이 잦아지면서 2021년 상반기 재활용폐기물 발생량은 팬데믹 전 동기간 대비 11.2%나 증가하는 결과를 나타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폐플라스틱을 비롯한 유가 재활용품의 가치 하락,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재활용품 선별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재활용 시장은 침체되고 있으며, 설상가상으로 폐기물의 소각 및 매립시설 등과 같은 중간처분 또는 최종처분 시설에 대한 님비 현상으로 시설의 신·증설이 어려워 늘어나는 폐기물의 처리에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는 실정이다.

폐기물 정책 전반에 대한 전략 변화와 실질적 대안 도출

이에 2020년 하반기 환경부에서는 ‘자원순환 정책 대전환’을 주제로 정부 관계부처 회의를 개최하고 폐기물 정책 전반에 대한 추진 전략을 발표하였다.

환경부 자원순환 소개 영상 ‘폐기물, 자원으로 돌아가다’ (출처 : 환경부 공식 유튜브 채널)

먼저 생산과 유통, 소비에 걸친 전 과정에서 폐기물의 발생을 근본적으로 감축함으로써 2022년까지 주요 1회용품에 대해서는 35%, 플라스틱 포장 폐기물에 대해서는 10%를 줄이는 목표를 공표하였다. 해당 목표는 그간의 소비자 사용규제 중심의 감축 정책과 더불어 생산 및 유통 단계에 관여하는 기업 책임을 가중하고자 하는 정부의 노력으로 비춰질 수 있다.

 

두 번째로, 배출되는 폐기물의 수거시스템을 공공이 책임지는 안정적 체계로 전환하는 목표를 설정하였다. 현재는 고물상 등 민간 수거업체가 지자체의 관리 감독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느슨한 상태에서 폐기물을 수거하는 구조이므로, 시장 침체 등과 같은 위기 시 폐기물의 수거중단으로 인한 국민의 불편이 유발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기와 같은 수거체계의 공공책임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평가되며, 이와 동시에 공공과 민간 수거업체 간 의견 조율 및 국민 편의를 반영한 최적의 제도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음으로는 국내에서 발생되는 재활용폐기물 원료를 고부가가치화하고, 안정적인 국내 수요처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수립하였다. 현재 국내에서는 유가성이 낮은 폐비닐처럼 재활용되지 못하고 만성 적체의 문제를 안고 있는 재활용폐기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재활용이 가능한 폐기물로 분리된 경우에도 협잡물 및 잔재물이 혼입되어 재생원료로서의 품질이 낮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2025년까지 공공 선별시설을 단계적으로 확충하여 선별된 재생원료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재생원료를 사용하는 생산자의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의 제도 개선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는 정부가 최근 제시한 2050 탄소중립 사회로의 진입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한 실질적 계획으로 풀이될 수 있다.

국민이 기피하는 시설… 지속적인 인식 제고가 필요

서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매립시설이나 소각시설과 같은 폐기물 처리시설은 대표적인 기피시설로서 신·증설이 어려운 실정이다.

폐기물의 발생량은 늘어나고 있으나, 폐기물 처리에 대해서는 현실의 벽이 너무 높다

이로 인한 문제는 폐기물의 처리비용이 상승하고, 고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폐기물의 불법투기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폐기물 처리시설의 부족으로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지역 간 장거리 이동이 불가피하며,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과다 발생된다는 점도 인지해야 하는 부분이다.

 

따라서 환경부는 2022년부터 ‘폐기물 발생지 책임원칙’을 확립하고, 폐기물이 발생되는 지역의 처리시설 설치의무를 강화하는 동시에 시·도 경계를 넘어 처리되는 폐기물에 대해서는 ‘타지역 폐기물 반입협력금(가칭)’으 도입하여 폐기물 처리시설 주변 지역의 지원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여기서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매립과 소각 등 폐기물 처리시설은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국민의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폐기물 처리시설이 사회 안전망으로서 필요하다는 교육과 홍보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실제로 시설을 운영함에 있어 환경기준을 강화함으로써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하며, 여가·체육 시설 등 주민과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주민친화적 시설로서의 면모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한계에 이른 폐기물 문제, 이제는 다르게 접근해야 할 때

우리나라의 폐기물 처리 정책의 기본은 ① 폐기물발생의 최소화 ② 재사용 및 물질 재활용 ③ 에너지화(소각) ④ 매립의 순서로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폐기물의 발생을 줄이고, 최대한 재활용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은 누구나 인정하는 바이다. 그렇다고 그 이후 단계인 소각이나 매립 등이 필요하지 않거나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절대 아니며, 만약 한 단계라도 소홀히 된다면 전체 폐기물 관리 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소각을 통한 에너지화의 경우, 재활용되지 못하는 가연성 폐기물을 처리하는 동시에 그 때 발생되는 열을 전기나 스팀으로 전환하여 에너지화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전환된 에너지는 한국전력이나 주변 택지, 산업단지 등에 공급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대로 소각이나 매립과 같은 폐기물 처리시설은 국민들에게 기피시설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소각을 통한 에너지화에 대한 적극적 홍보와 인센티브 등이 필요하다.

 

소각을 통한 에너지화를 제한/금지하게 되면 재활용되지 못하는 가연성 폐기물은 결국 매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도래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정부에서도 인지하고 있는 듯, 폐기물의 에너지 이용 촉진을 위한 ‘제2차 폐자원에너지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폐자원 에너지 인센티브 등 가연성 폐기물 에너지화 촉진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자 계획하고 있다.

자원순환 정책 대전환을 시작으로 하여 폐기물 처리의 제도적 발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상기 언급한 현황을 종합하면, 기존의 우리나라 폐기물 관리 시스템은 한계에 도달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에서도 ‘자원순환 정책 대전환’을 시발점으로 국민의 안전이 보장되는 동시에 친환경적으로 인식될 수 있는 폐기물 처리의 제도적 발전을 이룩하고자 하고 있다. 자원으로서의 폐기물 관리를 실질적이자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폐기물 자원순환에 대한 공감과 인식 개선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사회 구성원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 및 홍보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현재 우리나라 폐기물 관리 정책의 방향성은 자원순환을 지향하고 있다. 폐기물이 곧 자원이고, 이를 고부가가치화 하여 재활용 산업을 육성하는 동시에 자원이 되지 못하는 잔류 폐기물에 대해서는 친환경 처리를 도모함으로써 지역 주민과의 상생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 누구 혼자의 노력이 아닌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실천 의지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범사회적 거버넌스가 구축되길 기대해 본다.

서울시립대학교 환경공학부 이재영 교수는 한국폐기물자원순환학회장으로 활동하며 토양환경, 유해폐기물, 폐기물전반 및 자원순환 관련 핵심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전문가이다. 중앙대학교에서 토목공학 전공 학사를 하였고, 미국 웨인주립대학교에서 토목환경 전공 석∙박사를 하였다. 서울녹색환경지원센터장, 한국지하수토양환경학회장 등을 역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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