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에코플랜트∙한국생산기술연구원∙연세대 산학연 공동으로 ‘미래수소원천기술개발사업’ 착수
- ‘클로스트리디움 뷰티리쿰’ 등 미생물 활용, 유기성폐자원에서 수소 직접 생산
- 기존 바이오가스 개질 방식 대비 수소 생산단계 대폭 축소∙∙∙생산속도 20배 이상 향상 기대
국내 1위 환경기업 SK에코플랜트가 하수찌꺼기(슬러지), 음식물쓰레기 등 유기성폐자원에서 바이오수소를 직접 생산하는 기술개발에 착수한다. 버려지던 유기성폐자원의 활용을 통해 순환경제 실현을 도모하는 것은 물론 미래 에너지로 각광받는 바이오수소 관련 원천기술 확보도 기대된다.
SK에코플랜트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박정훈 박사 연구팀), 연세대학교(김상현 교수 연구팀)와 함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연구재단에서 공고한 국책과제인 ‘미래수소원천기술개발사업’을 수행하게 됐다고 27일 밝혔다. SK에코플랜트를 비롯한 산학연이 공동으로 수행하는 이번 연구는 미생물 반응을 통해 하수찌꺼기, 음식물쓰레기 등 유기물 함량이 높은 유기성폐자원에서 직접 수소를 생산하는 내용이다.
기존에도 이러한 유기성폐자원을 활용해 수소를 뽑아내는 기술은 있었지만 이는 유기성폐자원에서 바로 수소를 생산하는 것이 아닌 먼저 메탄가스를 생산한 뒤 다시 개질 과정을 거쳐야 했다. 개질을 위해 1000도가 넘는 고온의 열에너지도 필요했다.
SK에코플랜트 공동연구팀이 개발 중인 기술은 빛이 없는 조건에서 수소 생산 미생물(클로스트리디움 뷰티리쿰 등)이 유기물을 먹고 분해하는 발효과정을 통해 수소를 바로 생산하는 것이다. 유기성폐자원에서 메탄가스를 추출한 뒤 다시 수소로 개질하는 기존 방식에 비해 생산단계가 대폭 축소돼 수소 생산에 필요한 시간을 20배 이상 단축할 수 있다. 1000도 이상의 고온이 요구되는 개질 과정이 생략되면서 고온 환경을 만들기 위한 화석연료 등의 사용 역시 줄일 수 있다.
이 기술의 경쟁력은 수소의 수율(收率)을 지금보다 높이는 데 있다. 기존에 바이오수소를 직접 생산하는 방식의 수소 수율은 이론 대비 50% 이하 수준에 그쳤다. 연세대학교 김상현 교수 연구팀은 새로운 공정을 도입해 현재 연구단계에서 수율을 63%가 넘는 수준으로 향상시키는데 성공했다. SK에코플랜트 공동연구팀은 향후 바이오수소 생산 성능을 극대화하고 장기간 연속으로 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안정성 확보에도 힘을 쓸 계획이다. 수소 생산수율을 75%까지 끌어올려 경제성을 확보하고, 사업화가 가능한 궤도까지 기술 수준을 올려놓는 것이 목표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박정훈 박사 연구팀은 기존 미생물에서 효율이 높은 수소생산 균주를 선별하고 개량하는 데 연구의 초점을 맞춘다. 폐기물 성상별로 수소를 가장 효율적으로 생산해내는 맞춤형 유전체를 가진 미생물의 개량에도 공을 들일 예정이다.
SK에코플랜트는 5년 동안 진행되는 이번 연구에서 수소 생산에 활용할 유기성폐자원을 선정하고 시장 및 특허조사를 도맡는다. 또 파일럿(Pilot) 테스트 운영을 통해 바이오수소 생산을 위한 원천기술의 특허 및 신기술을 확보하고 사업화 방안을 제시한다. SK에코플랜트가 보유한 수처리장에서 나오는 하수찌꺼기 등의 에너지화(Waste to Energy) 구현은 물론 장기적으로 하수찌꺼기를 제로화하는 이른바 ‘폐기물 제로(Waste Zero)’의 실현도 기대된다.
SK에코플랜트는 기술을 기반으로 한 환경사업의 고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단순히 폐기물을 처리하는 것이 아닌, 순환경제 시대를 이끄는 주춧돌로 환경사업을 업그레이드해 나가겠다는 비전을 내걸었다. 실제로 SK에코플랜트는 AI 소각로 솔루션 적용, 에너지 절감 수처리 신기술 개발, 소각재 재활용 건설골재 제작 등 다각적인 기술혁신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은 “SK에코플랜트의 폐기물 사업은 처리가 아닌 폐기물의 에너지화·자원화 등을 통한 순환경제 실현에 방점이 있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인 기술혁신 노력과 연구개발 활성화를 통해 환경사업 전반을 고도화 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