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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친환경 산업이 뜨는 이유, 여기에 있다! (Feat. 수쿠크)

환경 문제에 대처하며 성장 중인 동남아 환경시장이 세계를 향해 발돋움하고 있다.

세계의 많은 환경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아세안(ASEAN, 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 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지구온난화에 따른 피해를 가장 크게 입을 지역이라고 입을 모은다. 더불어 지금과 같이 온실가스가 발생될 경우, 더 이상 예전과 같은 환경으로 돌아갈 수 없는 임계점이 곧 아세안에 닥칠 것이라고 경고를 하기도 한다.

 

실제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에 따르면, 아세안 10개국 가운데 싱가포르를 제외한 나머지 9개국 모두가 기후변화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나라’ 상위 50위에 포함되어 있으며, 그중 4개 국가는 상위 10위 안에 속한다.

기후변화와 자연재해가 불러온 동남아의 친환경 정책

이러한 상황 속에서 동남아 국가들은 환경 문제를 매우 심각한 사안으로 받아들이고, 국가 차원의 대응책을 고심 중이다. 단기적으로는 ‘재난 대응’과 ‘피해 복구’, 장기적으로는 ‘오염물질 감축을 통한 환경보호’를 목표로 이원화된 정책을 수립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추이는 앞으로도 계속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적인 정책의 방법으로 동남아 국가들은 태양광이나 풍력, 지열 등의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는 한편, 폐기물의 올바른 처리와 재활용 능력 향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례로 말레이시아는 2025년까지 연간 전력 생산량의 20%를 친환경 발전으로 창출한다는 새로운 목표와 더불어, 2030년까지 태양광 발전(PV, Photovoltaics)을 통한 전기 에너지를 세계 최대 규모로 생산하는 국가가 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 외에도 태양광 발전에 필요한 부가 설비 및 기술 투자도 확대하여 말레시이시아를 태양광 분야의 글로벌 허브로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아세안 국가의 태양광 설치 증가 추이(2010~2019) (자료 출처: ASEAN Centre for Energy)

미국에 이은 세계 2위의 지열 국가인 필리핀은 지열과 더불어 동남아 최대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운영하는 등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고 있다. 또한, 해양쓰레기 배출 세계 3위라는 오명을 지우기 위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도움으로 약 770만 달러의 지원을 받아 해양쓰레기 역량 강화를 위한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컨설팅을 받고 있기도 하다.

 

한편, 태양광 등 재생 에너지 비중이 독일 다음으로 높은 베트남은 태양광 사업을 확충하면서 2030년까지 풍력을 통한 전기 에너지 생산 비중을 10GW까지 높여나갈 계획이다.

동남아 친환경 산업에는 특별한 원동력이 있다?!

이처럼 동남아 주요국가들이 다양한 정책과 제도 추진을 통해 환경 위기에 대처할 계획이지만, 이러한 그린 인프라 구축에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결국 그린 인프라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린 채권’ 등을 통한 자금조달이 매우 중요한데 이를 위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의 국가에서는 이슬람 국가들이 발행하는 채권인 *수쿠크(Sukuk)의 형태로 그린 채권을 발행해왔다.

 

인도네시아가 2018년 세계 최초로 환경 정책에 사용할 재원을 스쿠크 발행으로 조달하기 시작했으며, 말레이시아가 2019년 발행한 **그린 수쿠크(Green Sukuk) 규모는 같은 해 전 세계 스쿠크 총 발행 규모의 절반에 달했다. 또한 말레이시아는 2020년 처음으로 최신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그린 수쿠크를 발행하기도 했다.

 

이제는 싱가포르와 같이 아세안 내 이슬람 문화가 강하지 않은 다른 국가들에서도 수쿠크를 수용하기 시작했으며, 대만, 중국, 일본 등 비(非) 아세안 국가들도 수쿠크 거래를 허용하고 있는 추세다. 그리고 이와 같은 대대적인 그린 스쿠크의 발행과 거래는 동남아 친환경 산업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쿠크(Sukuk): 이슬람 국가들이 발행하는 채권으로, 이자를 금지하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개발되었다. 투자자들은 이자 대신 배당금으로 수익을 배분받게 된다.

 

**그린 수쿠크(Green Sukuk): 기후변화 및 신재생 에너지와 연계한 수쿠크
동남아시아 국가의 주요 친환경 에너지 정책 동향 (자료 출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신흥지역 정보종합 지역포탈(EMERiCs) 동남 아시아 편, “동남아시아 국가들, 친환경 에너지 정책 적극 추진”, 2021년)

한국 기업의 동남아 환경사업 진출이 성공하려면?

점점 커지고 있는 동남아 환경사업 시장의 입지를 반증하듯, 국내 1위 환경사업자인 SK에코플랜트는 2019년부터 베트남 태양광 사업에 진출했으며, 올해 2월 싱가포르의 E-waste(전자∙전기 폐기물) 기업인 테스(TES)를 인수한 데 이어, 5월에는 말레이시아 최대 종합환경기업인 센바이로의 지분 30%를 인수하고 전략적 협력을 맺었다. SK에코플랜트는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북미, 유럽 등으로 시장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동남아 국가들 역시 국제 사회와 기업들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남아는 코로나 이전 연평균 6%의 높은 경제성장을 기록하고 있었고, 2020년과 2021년에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다소 경제가 침체했으나, 최근 점차 회복되어 가고 있다. 이와 같은 경제 성장을 이루기까지 동남아는 산업화 및 도시화 과정을 거쳤고 그 성과만큼 환경오염 악화와 기후변화, 산업 폐기물 등의 문제를 떠안게 되었다. 그리고 그 문제가 극에 달한 지금, 이를 해결할 선진적인 기술과 경험을 가진 세계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처럼 활짝 열려 있는 동남아 환경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각 국가별 정책의 우선순위에 부합하는 맞춤형 전략을 세워야 한다. 예를 들면 베트남은 풍력, 인도네시아는 전기차와 쓰레기 처리, 필리핀은 해양 폐기물 처리와 지열 발전, 말레이시아는 태양광, 싱가포르는 스마트 도시화에 따른 전기버스 도입 확충 등 국가별로 주요 어젠다를 다르게 삼고 있다는 사실을 주시해야 한다.

민관합동으로 진출 방안을 모색해야

동남아 환경사업 시장은 우수한 재원과 기술을 보유한 선진국과 손잡고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United Nations Conference on Trade and Development)를 통해 선진국으로 인정받은 한국 역시 동남아 환경사업 확대를 위한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한국의 정부와 공공기관이 그린 인프라 분야에 관한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t)를 확대하고, 한국 기업들이 동남아 국가의 그린 인프라 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미 약 10년 전인 2012년 우리 정부는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과 적응을 지원하기 위해 국제기구인 **글로벌 녹색성장기구를 창설했다. 아울러 인천광역시 송도에 ***녹색기후기금 본부를 유치했으며, 많은 동남아 국가에서 기후변화와 환경 관련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기구의 친환경 사업에 SK에코플랜트와 같은 환경산업 기업들이 참여한다면 사회적 가치 실현은 물론 경제적 효과까지 창출하는 시너지를 발휘하고, 한국 기업의 글로벌 위상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이나 국제기관에 하는 원조

 

**글로벌 녹색성장기구(GGGI, Global Green Growth Institute): 한국 주도 하에 출범한 국제기구로, 개도국의 녹색성장 전략을 지원하는 등의 업무를 담당

 

***녹색기후기금(GCF, Green Climate Fund): 선진국이 개도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UN산하 기후변화 특화기금

한동만 국립외교원 아세안 센터 고문은 1985년 제19회 외무고시 합격 후, 다양한 국가에서 외교부 직책을 역임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방문학자이며 연세대 미래캠퍼스 초빙교수와 성신여대 법학부 겸임교수로도 근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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