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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기먹는 하마인가 기후 해결사인가?” 위기와 기회의 두 얼굴

AI 기술의 폭발적 성장으로 데이터센터 등 고전력 인프라가 급증하며 세계적으로 전력 수요가 전례 없이 치솟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AI는 에너지 효율화와 탄소 감축을 이끄는 기후 솔루션이 되기도 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AI가 기후위기에 미치는 양면성을 살펴보고, SK에코플랜트가 제시하는 에너지 솔루션과 함께 AI 시대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한 방향성도 함께 짚어본다.

(출처: 셔터스톡)

문현준

단국대학교 건축공학과/데이터사이언스학과 교수

에너지빅데이터연구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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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지난 9월,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가 미 텍사스주에 첫번째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며 그 시작을 알렸다. 스타게이트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오픈AI(Open AI)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5000억 달러(약 700조원)를 투자해 전력 용량 10기가와트(GW)의 데이터센터를 미국 전역에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데이터센터는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을 위한 필수 인프라지만,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한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McKinsey & Company)에 따르면 2024년 60GW 수준의 전 세계 데이터센터 수요는 2030년 약 3배에 달하는 171GW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1GW는 일반적으로 원자력 발전소 1개의 설계 용량에 해당하는데, 이는 약 87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 양이다. 예측대로라면 수년 대로 100개 이상의 원자로가 추가로 가동되는 셈이다. 데이터센터가 ‘전기 먹는 하마’라고 불리는 이유다. AI 기술은 인간의 삶을 혁신으로 이끌지만 동시에 에너지 자원의 한계로 이끄는 역설에 직면한 셈이다.

하지만 흥미로운 반전이 있다. 이 ‘전기 먹는 하마’가 기후 위기 극복의 열쇠로 작동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AI는 탄소 감축, 에너지 효율화, 분산형 전력 시스템 통합 등 전력 사용 전반에 걸쳐 기민한 개입을 가능하게 한다.

위기의 원인이자 동시에 해법이 될 수 있는 기술, 이 글에서는 AI의 양면성을 조명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술 활용의 방향성을 함께 고민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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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확산과 함께 커지는 전력 수요

‘AI의 모순’…전력 소비 ‘줄어든다? 늘어난다?’ (출처: YTN 공식 유튜브 채널)

AI는 산업·의료·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생산성과 혁신을 견인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기술을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인 데이터센터는 엄청난 전력을 소비한다. 빠른 전력 수요 증가는 화석연료 기반 에너지 생산을 가속화하고 이는 곧 온실가스 배출 증가를 초래한다. 실제 21세기 들어 전력 수요 증가의 주요 요인은 데이터와 인공지능 중심의 ‘정보 혁명’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DOE) 자료를 보면, 2023년 미국 내 데이터센터는 약 176 테라와트시(TWh)의 전력을 소비했으며, 이는 국가 전체 전력 소비의 약 4.4%에 해당한다. 이는 2014년보다 약 3배 증가한 수치다. 앞으로 2028년에는 580TWh 수준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가 아니다. 2023년 기준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는 약 13.5TWh에 달했으며, 2017년 7.5TWh에 비해 두 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AI의 확산에는 필연적으로 탄소 배출의 위험도 따른다. 세계경제포럼은 2035년까지 AI로 인해 연간 400~1600 메가톤(Mt)의 탄소가 추가 배출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같은 시기 AI가 1400Mt 규모의 탄소 감축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낙관적인 예상을 제시한다. 이 상반된 두 사실은, 동시에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기술 그 자체가 문제이기도, 해결이기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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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줄이는 에너지, ‘스마트 운영’의 힘

전통적인 에너지 절약 방식은 작업자의 경험에 의존해 냉난방 시스템 효율을 수동적으로 개선하거나 산업 장비의 전력 시스템을 최적화하는 등 물리적·계측 기반 방식에 의지했지만, AI는 여기에 전력 수요의 ‘예측’과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자율성’을 더해 보다 정교한 에너지 절감 전략을 가능하게 한다.

대표적으로, 바둑 AI ‘알파고’를 만든 구글의 딥마인드 프로젝트는 딥러닝 기반 알고리즘을 데이터센터에 적용해 장비 교체 없이 시스템 변경으로만 냉방용 에너지를 기존 대비 최대 40% 절감하는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이는 AI가 기후 문제 해결의 핵심 기술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상업용 건물에서도 AI의 역할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국내에서 개발된 ‘건물 통합관리시스템’(iBEEMS, Intelligent Building Energy & Environment Management System)은 AI 자율운전 기술을 적용해 건물의 외부 기온, 습도, 재실자 활동 등 다수의 변수를 실시간 분석, 냉난방을 자동 조절한다. 실제 단국대학교 연구팀이 2024년 iBEEMS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대형 상업용 건물에 도입해 실증을 진행한 결과, 기존 대비 냉방 에너지를 35.3% 절감하고, 실내 열환경 개선률은 35.1% 수준의 효과를 보였다.

미국의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awrence Berkeley National Laboratory)에서는 건물의 공조기(HVAC)와 에너지저장장치, 태양광을 함께 고려하는 딥 강화용 러닝(DRL, Deep Reinforcement Learning)을 적용하여 최대 39.6%의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AI의 활용은 도시와 산업 인프라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 피츠버그시는 AI 기반 교통 신호체계를 도입해 교통 혼잡을 줄이고 자동차 연료 소모를 약 20% 절감하는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구글은 AI 홍수 예보 시스템 ‘플러드 허브(Flood Hub)’를 구축해 전 세계 100여 개국에 조기 경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경제적 피해를 최대 50% 줄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기존 전력망 시스템에 AI를 결합해 전력망의 부하를 예측·분산하거나 산업단지의 에너지 사용을 시뮬레이션으로 최적화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에너지 기술의 혁신 속도 또한 빨라지고 있다. AI는 신소재 개발, 에너지 저장 등 과정을 단축시키고, 성공 확률이 높은 조합을 빠르게 찾아냄으로써 불필요한 탄소배출의 감축을 가속화하는 촉매로 기능하고 있다. 결국 AI는 더 이상 에너지 소비의 주범이 아니라, 운영 효율과 기술 혁신을 동시에 이끄는 에너지 인프라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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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의 AI 시대 고효율 전력 솔루션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모습

앞서 살펴본 것처럼 AI는 기존 시스템들을 전력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다.  AI와 같은 방식으로 전력 효율을 높이고 있는 사례들도 있다. SK에코플랜트의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Solid Oxide Fuel Cell)가 대표적 사례다. SOFC는 연료전지의 한 종류로고효율·저탄소 기반의 전력 생산 시스템이다.

SOFC는 세라믹을 전해질로 사용하여, 기존 연료전지보다 높은 효율과 긴 수명을 제공한다. 또한, 분산전원이라는 특징 덕분에 24시간 독립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병원, 공공시설 등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인 시설에 주로 설치되고 있다.

SK에코플랜트의 차별점은 여기에 ‘열 솔루션’을 결합한 점이다. 열 솔루션이란 SOFC가 전력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열을 이용해, 역으로 온수와 냉수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실제로 국내 북평레포츠센터 연료전지 발전소에 적용됐으며, 수영장의 난방과 온수 공급에 이용되고 있다. 흡수식 냉동기의 원리를 적용해 냉수를 생산할 수도 있는데, 이 기술은 배열 회수 냉방 시스템(WHRC: Waste Heat Reuse Chiller)으로 상용화되어,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에 활용도 가능하다.

이는 전력 생산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IT 장비의 냉각 문제까지 해결하는 혁신적인 방식으로 ‘고효율의 전력 생산’‘냉각’이라는 목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AI 시대를 위한 새로운 인프라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7도 냉수부터 120도 고온수까지, SK에코플랜트 연료전지 열솔루션 대공개! (출처: SK에코플랜트 공식 유튜브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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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기술이 위기를 만들었다면, 기술로 해결해야 한다. AI의 연산력과 자율성은 전력 수요 예측, 에너지 소비 최적화, 분산 전원 제어 등 기존 기술로는 불가능했던 영역을 열어가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느냐는 결국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결국 중요한 건 기술을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가 중요하다. SK에코플랜트가 보여주는 연료전지 기반 솔루션은 AI가 만든 전력 수요 증가 문제를, 다시 기술로 해결하는 ‘순환형 해법’의 대표 사례다. 이는 기후 위기 시대에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 책임과 역할을 다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AI는 에너지의 위기이자, 해답이다. 이제 필요한 건, 기술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선택의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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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현준 교수는 단국대학교에서 에너지시스템, 설비 및 환경 관련 강의를 하고 있으며, 국내 및 해외에서 건물에너지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BEMS기반 건물에너지 데이터 분석’ 등이 있으며, 다수의 SCI 논문을 출간하였다. 최근에는 인공지능기반의 에너지 모델링 및 건물 자율운전과 관련한 연구를 주로 진행하고 있다. 2024년에는 자율운전 기반 건물 에너지환경 관리 시스템(iBEEMS)개발과 실증 연구에 기여한 공로로 에너지대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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