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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데이터센터 확보 경쟁, 승패는 인프라 기술에 달렸다!

AI 등의 첨단 기술을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더 많은 데이터센터를 확보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경쟁이 이어지고 있으며, 더욱 효율적인 데이터센터를 만들기 위한 인프라 기술 역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에 앞으로의 데이터센터 산업을 전망해 보고, 지금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술들을 자세히 살펴봤다.

조진균

국립한밭대학교 설비공학과 교수
겸 대한설비공학회 DC기술 전문위원장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DX)은 소위 ‘ABC 기술’로 묶이는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빅데이터(Big Data), 클라우드(Cloud) 등의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기업의 조직문화와 비즈니스 모델, 그리고 산업 생태계를 혁신하는 기업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뜻한다. 과거 인터넷을 기반으로 진행된 3차 산업혁명이 그랬듯, 디지털 전환과 4차 산업혁명 역시 또 한 번 세상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그리고 이 같은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데이터센터(Datacenter)’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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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골드러시 ‘데이터센터’, 승자는?

데이터센터란, IT 서비스 및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와 정보를 저장, 처리, 관리하는 IT 인프라(컴퓨터/네트워크 시스템, 하드웨어)가 보관된 물리적 시설(또는 건물)이다. 즉, 데이터센터는 인프라 시설의 구축, 활용, 운영, 그리고 이와 관련된 기술, 서비스 등의 다양한 구성요소가 포함된 생태계라 할 수 있다. 이에 시장은 앞으로 더욱 변화무쌍하고 경쟁적으로 변모할 것이다. 이에 다소 부침이 있을지는 몰라도 데이터센터 산업의 성장세도 계속 속도가 붙을 것이다. 데이터센터 시장의 범위를 어떻게 정의할지에 따라 예측치도 달라지기 때문에 시장의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불가능하지만, 여러 연구기관이 발표한 전망들을 종합해 보면 앞으로 10년간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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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19세기 미국 캘리포니아 등지에서 사금이 발견했을 때 미국 개척민들이 너도나도 캘리포니아에 몰려간 것을 두고 ‘골드러시(Gold Rush)’라고 부른다. 당시 골드러시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번 사람은 누구였을까? 아이러니하게 금을 발견한 사람이 아닌 금을 캐기 위해 필요한 삽(Shovel)을 판 장사꾼이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지금의 디지털 전환 시대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둘 21세기 삽 장사꾼은 누가 될 것인가. 차세대 AI 슈퍼칩을 제조하는 회사, 이러한 칩을 사용하는 IT 장비 제조사, 아님 IT 장비를 가지고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회사? 모두가 그 수혜를 가져갈 수도 있고 누군가가 독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상황이 됐든, 지금과 같은 데이터센터의 지속 증가 추세는 데이터센터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건설 산업에 매우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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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각, 모듈러, 결국엔 친환경… 주목할 데이터센터 기술

특히 AI의 학습에 필요한 빅데이터를 저장 및 처리할 수 있는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신규 수요는 해당 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물리적인 데이터 저장공간 임대는 물론, AI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등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NVIDIA)의 최고경영자인 젠슨 황(Jensen Huang)은, 이러한 AI 데이터센터의 규모가 현재 1조 달러(약 1,320조 원) 규모에서 5년 뒤엔 2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존 데이터센터와 달리 AI 데이터센터는, AI 서비스에 필요한 빅데이터를 고속으로 처리할 수 있는 슈퍼컴퓨팅 자원을 지원해야 하며, 안정적 운영을 위해 전력 공급과 열효율 관리를 위한 고도의 냉각시스템도 필요로 한다. 이 같은 요소를 고려할 때, 향후 데이터센터 설비 인프라 기술의 방향성은 ‘수냉식(Liquid Cooling)’과 ‘모듈러(modular) 급속시공’, 이 두 가지 키워드로 압축될 수 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에너지 효율을 높여 친환경적인 데이터센터를 구현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생성형 AI 시대, 데이터센터에 던져진 또 하나의 숙제 ‘발열’(출처: KBS 뉴스 공식 유튜브 채널)

먼저 ‘수냉식’ 기술은 물을 이용해 열을 낮추는 냉각 시스템이다. 일반적으로 IT 장비에 공급되는 거의 모든 전력은 열 에너지로 변환된다. 조명 같은 기기들은 공급된 전력 중 일정량을 원래 목적(빛 에너지)으로 쓰고 나머지 전력만 열 에너지로 변환시키지만, 데이터센터에 쓰이는 CPU(Central Processing Unit, 중앙처리장치)나 GPU(Graphic processing Unit, 그래픽처리장치)와 같은 연산장치들은 다른 에너지로 변환되지 않기 때문에 공급된 전력의 99% 이상이 열 에너지가 된다. 그러나 이러한 IT 장비는 온도가 75℃를 넘어가면 고장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해서는 반드시 열을 낮추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서 지금까지 대부분의 데이터센터는 공기로, 다시 말해 찬바람을 불어넣어 열을 식히는 ‘공랭식(Air Cooling)’ 냉각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AI 구현을 위해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연산장치의 성능이 갈수록 향상되고 있고, 이에 따른 발열 부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냉각에 필요한 충분한 풍량을 확보하기가 점차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최근 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액침냉각(Immersion Cooling)과 같은 수냉식 냉각 시스템이다. 수냉식 냉각 시스템은 기존의 공랭식 시스템에 비해 냉각용량을 수배 이상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냉식 냉각에는 여러 유체를 사용할 수 있지만 물을 예를 들면, 물의 *열용량(4,200J/㎏·℃)은 건조한 공기(993J/㎏·℃)보다 약 4.23배가 크다. 거기에다 같은 부피로 비교했을 때 물은 공기보다 약 784배나 무겁기 때문에 물의 열용량은 공기의 3,316배(784×4.23)가 된다. 때문에 수냉식 냉각 방식을 사용하면 그 전보다 서버의 냉각 효율성과 운영 안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IT 장비의 전력밀도까지 높여 컴퓨팅 효율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액침냉각: 전기절연성 액체에 서버를 담가 열을 낮추는 냉각방식.
*열용량: 어떠한 물질의 온도를 1℃ 상승 또는 하강시키는 데 필요한 열량.

발열로 뜨거운 데이터센터, 치솟는 난방비를 한 번에 잡는 방법?(출처: KBS 뉴미디어 채널 크랩 공식 유튜브)

‘모듈러 급속시공’은 미리 공장에서 만들어진 모듈(조립식 구조물)을 현장으로 옮겨 신속하게 조립해 건물을 짓는 방식으로, 이 역시 최근 데이터센터 산업에서 주목받고 있다. 빨라지는 기술 발전 속도에 발맞춰, 데이터센터를 더욱 빠르게 구축하고 계획했던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반 건물과는 달리 데이터센터는 IT 장비의 배치가 정형화되어 있고 구역 단위로 인프라 설비의 모듈화 또는 표준화가 쉬운 편이다. 이러한 특성을 활용해 데이터센터 건설 시 모듈러 급속시공 방식을 활용하면 공기 단축은 물론, 공사비 절감, 품질 향상 등의 여러 부가적인 이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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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시장 성장 변수는 ‘안정적인 전력 확보’

흔히 데이터센터를 두고 ‘전기 먹는 하마’라는 표현을 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International Energy Agency)에 따르면, 전세계 데이터센터의 연간 전력 소모량은 2022년 460TWh에서 2026년 620~1,050TWh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글로벌 부동산 투자회사인 CBRE는 ‘전 세계의 지속적인 전력 부족 문제가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의 성장을 크게 저해’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같은 데이터센터의 전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고강도의 자구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다만, 데이터센터의 본연의 목적인 데이터 처리와 저장에 드는 전력을 줄이기는 어렵기 때문에, 냉각에 필요한 에너지 및 전력 분배의 효율화에 더 집중하게 될 것이다.

또한 안정적인 전력원을 새롭게 확보하려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 기반의 발전소를 증설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보다는 데이터센터와 가까운 위치에 연료전지 등의 소규모 발전시설을 설치해 분산형 전원으로 활용함으로써 필요한 전력을 직접 공급하는 방식을 고려해볼 수 있다. 특히 이러한 방법은 에너지 손실을 줄이고 정전 등의 비상 상황에서도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데이터센터 운영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런 점에서 국내 기업인 SK에코플랜트가 현재 조성하고 있는 ‘부평데이터센터’는, 국내 데이터센터 최초로 330kW 규모의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Solid Oxide Fuel Cell)가 설치돼 보조 전력 공급원으로 활용될 예정으로 그 경제성과 실효성을 증명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디지털 전환과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기술의 변화, 그리고 이에 따라 강조되고 있는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기후위기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력 소모가 큰 데이터센터의 환경 영향을 줄이려는 압박도 거세질 것이다. 그리고 이런 변화는 결국 친환경적인 데이터센터를 구현하는 방향으로 귀결될 것이다. 우리 기업들이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읽고 미리 대비함으로써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나가길 기대해 본다.

조진균 교수는 ㈜한일엠이씨,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한국건설환경시험연구원을 거쳐 2019년부터 국립한밭대학교 설비공학과에서 재직 중이다. 건축기계설비의 동일 분야에서 설계 및 시공 엔지니어링과 연구 및 교육의 전 영역을 두루 경험한 기술/학술 전문가다. 또한 2004년부터 지난 20년간 다수의 데이터센터 관련 프로젝트와 연구에 참여해, 지식재산권, 논문 등의 연구실적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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