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본다  2021.12.09

#10. 탈탄소 시대 에너지 부문별 변화
탄소중립목표
달성을 위한
에너지 부문별 변화
2050 넷제로 시대를 대비하는
친환경 녹색 에너지의
부문별 변화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
재생에너지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보며
탈탄소 시대의 에너지 변화 구도를 전망한다.
권필석 소장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탄소중립목표 달성을 위한 에너지 부문별 변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전세계 국가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바빠졌다. 최근 독일의 새정부 구성에서 녹색당 의석이 2배로 늘게 되면서 독일의 기후정책은 더 과감해졌다. 독일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은 현재 40%에서 2030년까지 80%로 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태양광 설비는 지금 현재 설비용량의 5배인 200GW (현재 54GW), 해상풍력은 4배 이상 늘어 30GW (현재 7.8GW) 로 늘릴 계획을 발표했다. 국토 면적의 2%를 육상 풍력을 위한 용지로 지정하는 계획도 발표했다. 또한 재생에너지와 수소 등 새로운 에너지원을 연결할 수 있는 전력망 강화에 힘쓸 것으로 알려졌다.

탄소중립시나리오를 통해 살펴보는 재생에너지 변화

이에 반해 한국의 기후변화 정책은 최근에야 움직이고 있다. 2020년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그것에 대한 후속조치로 올해 탄소중립위원회가 2안의 탄소중립시나리오를 발표했다. 비록 독일처럼 과감한 계획은 아니지만 그동안 우리나라의 에너지정책의 관성을 생각하면 주목할 만한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2050 탄소중립 관련 환경부 조명래 장관 특강
(출처 : 환경부 공식 유튜브 채널)

탄소중립시나리오를 살펴보면 전환부문에서 재생에너지 전략량을 최소 750TWh 이상으로 목표를 설정했다. 이는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이 최소 500GW에서 600GW 정도 (태양광, 풍력 비중에 따라 달라짐) 필요한 계획이다. 2050년이 30년도 채 남지 않은 지금 상황에서 매년 20GW에 가까운 재생에너지 확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설치되는 연 3~4GW의 재생에너지 대비  4~5배 이상의 확대 속도가 필요하다.

빠른 재생에너지의 확대를 위해서는 전력망 확대가 중요하다. 다행인 점은 다른 발전설비에 비해 재생에너지 설비의 설치 기간이 짧은 편이라는 것이다. 인허가 과정을 제외한 실제 재생에너지 설치 기간은 수 개월 정도로 줄일 수 있다. 문제는 재생에너지를 담을 수 있는 전력망 확대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 현재 태양광 접속연계대기물량도 3.5GW 수준이다. 전력망 부족으로 재생에너지 확대가 차질을 빚는 병목현상 발생을 막기 위해서 전력망 확대 및 업그레이드에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SK에코플랜트 친환경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사업 업무 협약식 현장 스케치
(출처 : SK에코플랜트 공식 유튜브 채널)

풍력의 비중확대도 중요하다. 현재 국내 풍력발전의 현실은 올해 국내 전체 풍력발전설비 실적이 단지 25MW에 그칠 정도로 처참한 수준이다. 앞서 언급한 재생에너지 발전량 중에서 태양광의 비중이 지나치게 커질 경우 주간시간에는 잉여전력이 크게 발생하고 야간시간에는 재생에너지가 모자란 상황이 발생한다. 이 간극을 메꾸기 위해서는 배터리와 수소 등 에너지 저장장치 설비가 필요하다. 태양광에만 의존하게 되면 야간의 전력부족을 메꾸기 위해 에너지 저장장치 설비투자가 필요하게 된다.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수요부문의 변화도 필요

전환부분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전력생산에서 탈탄소화가 이뤄진다. 다른 부문 즉 건물, 수송, 산업 부문에서는 전기화를 통해 직접배출을 간접배출로 전환시켜야 한다. 또한 수요부문의 전기화는 재생에너지 변동성을 해결하는 데에도 기여를 할 수 있다.

유럽의 경우에는 히트펌프를 사용하여 난방 전기화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건물에서 사용하는 난방열의 온도는 건물의 단열이 확보된다면 고온열이 필요하지 않다. 따라서 효율이 좋지만 저온열을 생산하는 히트펌프를 난방에 적용할 수 있다. 또한 열저장장치와 히트펌프를 결합하여 잉여전력 발생 시 전력을 열로 전환, 축열조에 저장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면 전력망의 유연성 확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운영방식은 심야전력 제도로 우리에게 익숙한 것이기도 하다.

수송부문의 주요 탈탄소전략은 내연기관자동차의 퇴출 및 전기자동차 보급의 확대이다. 효율면에서 전기자동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5~6배 효율 향상이 이뤄진다. 따라서 전기자동차의 확대로 수송부문의 최종수요는 적어지게 된다. 전기자동차의 배터리도 전력망 운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자동차의 사용패턴을 살펴보면 운전시간은 하루 평균 2시간 이하이고 그 외 시간은 주차되어 있다. 따라서 자동차가 주차되어 있는 시점을 잘 활용해 전기차 배터리에 전력 충전/방전을 함으로써 잉여전력을 충전하고 전력망 운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재생에너지 자원 중에서 태양광 자원이 풍력자원보다 더 풍족한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태양광 발전이 되는 시간대에 잉여전력이 발생할 것이다. 전기자동차 충전인프라 설치는 낮시간에 주차하는 시설에 집중하는 것이 잉여전력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다.

건물부문과 수송부문은 전기화를 통해 탈탄소를 이룬다는 전략이다. 재생에너지만 확보된다면 지금 현재 상용화된 기술로도 탈탄소화가 가능하다. 반면 산업부문은 연료뿐만 아니라 원료로도 화석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 산업부문에서 원료로 사용되는 화석에너지를 무탄소물질로 대체하기 위해서는 조금의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산업부문의 탈탄소화는 건물, 수송 부문에 비해 조금 더 까다롭다. 이 과제는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현재 화석에너지 원료를 대체하기 위한 산업 전반의 다양한 기술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30년이라는 짧은 시간

우리나라 탄소중립논의는 다른 국가에 비해 늦은 편이다. 국내 재생에너지 비중은 G20 국가 중 최하위이고 2018년에서야 탄소배출량 상승의 피크를 찍은 상황이다. 2050년까지 30년 남짓 남은 시간은 앞서 말한 변화를 이루기에 결코 넉넉한 시간이 아니다. 재생에너지 확대부터 건물, 수송, 산업 부문까지 모든 부문에서 큰 변화가 필요하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상황이다.

탄소중립의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우리에게 주어진 준비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해결이 어렵다고 탄소중립 문제를 미룰 수는 없다. 서두에서 언급한 독일처럼 기후변화문제에 일찍 대응한 국가조차  현재 우리나라 탄소중립시나리오에 있는 속도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국가 GDP 중 교역비중이 큰 우리나라는 이러한 국제적 정세 변화에 민감해야 한다. 치밀한 계획과 빠른 실행만이 2050년 탄소중립목표를 달성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권필석 소장은 덴마크에서 <2050년 덴마크 에너지 시나리오 모델링>을 연구주제로 학위를 받았으며, 2015~2017년 고려대학교 그린스쿨 연구교수로 재직하였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탄소중립 주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으며, 에너지시스템모델링을 통한 에너지 시나리오 분석을 주된 연구주제로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