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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석탄발전 퇴출 합의…포스트 석탄 시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탈탄소화의 시계바늘이 앞으로 당겨졌다. 지난 4월 말, G7이 2035년까지 석탄화력 발전을 퇴출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또 이에 대응해 세계 각국은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지 같이 살펴보자.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의 지구 대기 중 농도가 지난해 연평균 419.3ppm으로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미국 국립해양대기국, 2024). 그리고 지난 1월, 영국 기상청은 2024년 지구 대기 중 농도가 연평균 423ppm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아마도 올해 역시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번 ‘관측 사상 가장 뜨거운 해’로 기록될 것이다. 그런데 지구가 이렇게 계속 뜨거워져도 괜찮을까?

당연히 괜찮지 않다. 실제로 지구온도 상승의 영향으로 가뭄, 홍수, 폭염, 폭풍 등의 이상기후가 더 빈번히 발생하고 있으며, 피해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세계 각국은 지구온도의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하로 억제하기로 합의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도 지구는 왜 계속 뜨거워지는 것일까?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석탄이다. 온실가스의 주요 배출원이자 전력 생산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석탄의 사용량을 줄여야 하는데, 에너지 전환만큼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역시 중요한 각국 정부 입장에선 무작정 그 숫자를 줄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줄어야 할 석탄 사용량은 오히려 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해 전 세계 석탄 수요는 사상 처음으로 85억 톤을 넘어섰고(IEA, 2023), 석탄화력 발전량은 10,434TWh로 전년(10,288TWh) 대비 1.4% 증가했다(Ember, 2024). 경제 성장이 급한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이 싸고 구하기 쉬운 석탄화력 발전 비중을 높인 데다 가뭄, 국제정세 변화 등으로 물(수력), 천연가스와 같은 다른 에너지원의 수급이 불안정해진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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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빼든 G7, 2035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 단계적 폐지 합의

질베르토 피케토 프라틴(Gilberto Pichetto Fratin) 이탈리아 환경에너지안보부 장관이 지난 4월 29~30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G7 에너지·기후·환경장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합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그렇다고 이 상황을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는 일. 위기감을 느낀 국제사회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G7이 지난 4월 열린 기후·에너지·환경 장관 회담에서 2035년까지 ‘감축되지 않는 석탄화력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특히 이번 합의는 지난해 열린 제28차 유엔 기후협약 당사국 총회(COP28, Conference of Parties of the UNFCCC)에서 이뤄진 화석연료 퇴출 논의를 이어받아 한발 더 나아갔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COP28 당시에는 합의문에 ‘퇴출(Out)’ 대신 ‘전환(Transition)’이라는 표현을 삽입하는 데 그쳤으나, 이번 합의문에는 ‘2035년’이라는 구체적인 기한과 함께 ‘단계적 폐지(Phase out)’라는 표현이 명시됐다. 산유국의 반대로 오랫동안 결론을 내지 못 했던 화석연료 퇴출 논의가 마침내 유의미한 진전을 이뤄낸 것이다.

G7은 이번 합의를 통해 석탄화력 발전을 빠른 시일 안에 퇴출하겠다는 선진국들의 의지를 다시 한번 세계에 알리는 동시에, ‘감축되지 않는(Unabated)’이라는 단서를 달아 아직 석탄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이 현실성 있는 대책을 마련할 시간을 벌어주었다. 탄소 포집·활용·저장(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CCUS), 수소 및 암모니아 혼소 등의 기술적 해법을 통해 탄소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다면 2035년 이후에도 석탄화력발전소를 운영할 수 있게 여지를 남긴 것이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의 석탄화력 발전 퇴출 움직임과 여러 친환경 기술의 연구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G7 ‘2035년 탈석탄’ 합의…우리와 15년 격차 어떻게? (출처: SBS 뉴스 공식 유튜브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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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석탄 시대 맞이하는 주요국의 움직임은?

G7 각국은 이번 합의 이전부터 화석연료 퇴출을 위한 준비에 나서 순조롭게 퇴출 수순을 밟고 있었다. 미국은 지난해 COP28 기간 중 ‘*탈석탄동맹(Powering Past Coal Alliance, PPCA)’에 가입한 데 이어, 지난 4월 G7 합의 직전에는 현재 가동 중인 석탄화력발전소의 탄소 배출량을 전면 감축하는 규정을 발표했다. 2039년 1월 1일 이후까지 장기 가동 계획을 가진 석탄화력발전소는 의무적으로 탄소배출량을 90%까지 감축하도록 한 것이다.

*탈석탄동맹: 석탄화력 발전의 신속한 퇴출을 위해 2017년 영국, 캐나다 주도로 결성된 국가간 연합.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및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2030년까지, 나머지 국가들은 2040년까지 석탄 사용을 중단하는 것이 목표다.

G7 중 석탄화력 발전 비중이 가장 높은 일본도 화석연료 퇴출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지난해 COP28 당시에는 “더 이상 석탄화력발전소를 짓지 않겠다”고 공언하며 퇴출 찬성 측에 힘을 실어준 바 있으며, 이번 G7 합의 이후에는 무탄소 에너지원 촉진 및 전력망 확장을 위해 국가전략 수립에 돌입했다. 닛케이아시아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 내년 3월까지 에너지공급, 산업입지, 산업구조, 시장창출 등 4대 핵심 분야에서 에너지 분야 중장기 전략을 내놓을 계획이다. 특히 이 전략은 처음으로 2040년까지의 로드맵이 포함된 전략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일본은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2030년까지 2013년 대비 46%의 탄소배출량을 감축하겠다는 목표는 제시하고 있으나, 그 이후의 로드맵은 구체화된 것이 없었다.

독일도 석탄화력 발전 퇴출을 위해 다시 움직이고 있다. 지난 3월, 독일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발생한 에너지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그간 임시로 재가동해온 7곳의 석탄화력발전소의 가동을 다시 중단했다. 가동기간 중 배출한 온실가스에 대해서는 상쇄방안을 마련해 기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차질 없이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독일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80%로 높이고 2045년까지 탄소배출량을 ‘0(Zero)’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2022년 8월 재가동됐다가 최근 가동이 중단된 독일 하이덴 석탄화력발전소.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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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 다음은 재생에너지, 찾아올 사업 기회 주목할 때

이처럼 세계 질서를 주도하는 G7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선 만큼, 탈석탄 기조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으로 확산될 것이다. 그렇게 석탄화력 발전의 비중이 줄어들면, 그 빈자리는 재생에너지로 채워져야 한다. G7 역시 이번 합의 후 발표한 공동 성명서를 통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치용량을 11TW로 확대하고 전 세계 평균 연간 에너지 효율성 개선율을 4%로 늘린다’는 기존 합의를 재확인하면서 ‘충실히 이행돼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각국의 투자가 확대되면 관련 사업 기회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다. 현재 SK에코플랜트가 참여 중인 ‘뉴지오호닉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프로젝트는 캐나다 뉴펀들랜드 래브라도(Newfoundland and Labrador) 지역에서 총 3단계에 걸쳐 진행되는 대규모 그린수소 상용화 프로젝트다. SK에코플랜트가 참여하고 있는 1단계 사업에는 약 45억 달러(약 6조 원)이 투입되며, 1GW의 육상풍력 발전단지, 600MW의 수전해 설비와 함께, 이곳에서 생산될 연간 6만여 톤의 그린수소를 운반하는 데 쓸 36만 톤 규모의 그린 암모니아 생산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G7의 일원인 캐나다는 신재생에너지 생산역량 확보에 매우 적극적인 국가로, 최근 또 다른 G7 국가인 독일과 수소공급 협약을 맺고 해당 프로젝트 외에도 다수의 그린수소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이 같은 흐름을 읽고 한발 빠르게 현지 진출을 타진해 사업 참여 기회를 얻었으며, 프로젝트 개발비 투자, 기본설계(Front End Engineering Design, FEED), 고체산화물수전해기(Solid Oxide Electrolysis Cell, SOEC) 공급 및 설치 등을 담당한다.

이처럼 세계 재생에너지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현 상황은 잘 준비된 기업에게는 큰 폭의 사업적 성장을 기대할 만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이 앞으로 파생될 수많은 사업 기회를 놓치지 않고 세계 재생에너지 시장의 강자로 우뚝 서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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