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공기가 돈이 되는 이곳은 어디?”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 울산 공장
SK에코플랜트가 반도체 종합 서비스 사업의 성장동력으로 산업가스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를 자회사로 편입 추진한다. 반도체 산업 분야의 인프라 구축부터 환경∙에너지 서비스까지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소위 ‘환경’으로 돈 버는 회사와 ‘공기’로 돈 버는 회사가 만나면 어떤 시너지가 일어날까? 이 질문의 답을 찾아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의 본사가 있는 울산 공장으로 함께 가보자.
우리나라의 대표 석유화학 기업들을 비롯해 다양한 제조산업군의 생산기지가 밀집한 울산 석유화학/용연공업단지 한가운데. 공기를 빨아들이는 거대한 에어필터와 기둥형태의 하얀 탱크들, 얽히고설킨 파이프라인들이 시선을 사로잡는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의 산업가스 생산 공장이 자리해 있다.
산업가스란, 말 그대로 다양한 산업군의 공정에서 사용되는 각종 기체들이다. 질소, 산소 등이 여기에 속하는데, 이러한 기체들은 대기 중의 공기를 모아 분리, 정제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힘을 안 들이고 이익을 얻을 때 우스갯소리로 많이들 말하는 ‘공기를 갖다 파는 것’의 실사판이라 할 만하지만, 실제 산업용 가스 사업은 대규모의 시설 구축이 필수조건인 사업의 특성상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산업군으로 꼽힌다. 그 가운데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는 전국 5개 지역에 대규모 거점을 갖추고 국내 산업가스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으로, 특히 울산의 경우 기존 사업 외에도 최근 포트폴리오를 확장한 탄산가스 생산 시설까지 위치해 있는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의 본거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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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중심의 시장 확대.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의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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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질소와 산소, 아르곤이 생산되고 있는 본사를 찾았다. 이곳은 총 3개의 대형 ASU(Air Separation Unit, 공기분리장치)를 통해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는데, 공정은 크게 공기의 흡입-압축- 냉각-가스별 분리 순으로 진행된다. 이곳 울산 본사에서는 1시간마다 56,000N㎥의 질소, 48,000N㎥의 산소를 생산하고 있으며, 액화된 질소와 산소는 월 10,500톤, 아르곤은 2,400톤의 생산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 양을 일반인이 가늠하기 쉽지 않지만, 질소만 보더라도 시간당 56,000N㎥는 70톤에 달하는 무게로, 월 3만 장의 생산 능력을 가진 반도체 제조시설(Fab)을 안정적으로 가동할 수 있을 만큼의 생산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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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산된 가스들은 기체의 경우 사용처와 연결된 지하 파이프라인을 통해 곧바로, 액화가스의 경우 탱크로리로 운송되어 사용처에 공급된다. 특히 울산 본사의 경우 전체 생산량의 70%를 파이프라인으로 주변에 위치한 33개 사용처에 직접 공급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구축된 파이프라인의 길이만 무려 40㎞에 달한다.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에서 생산된 가스들이 향하는 곳은 석유화학, 정유, 철강, 바이오, 조선 산업 현장 등 매우 다양하지만, 그중 최대 수요처는 단연 반도체 산업이다. 질소는 반도체 원료 물질을 이동시키는 캐리어 가스(Carrier Gas) 및 열처리 공정에, 산소는 폐가스 처리에, 아르곤은 플라즈마 공정에, 이외에도 반도체 공정 곳곳에 이들 가스가 필수 소재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실제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의 80여 개 고객사 중 가장 많은 58%가 반도체 기업일 만큼 그 수요가 상당하다. 이러한 흐름에 부응해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는 청주 공장을 반도체 산업 공급에 특화해 운영 중에 있으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들어설 생산 공장은 국내 최대 규모로 구축될 예정이다.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가 2007년 산업가스 시장의 후발주자로 출발해 단기간에 국내 정상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었던 데에도 반도체 산업의 영향이 컸다. 앞서 언급했듯, 산업가스 시장은 수요처 인근 혹은 수요처 내 대규모 설비 구축이 선행되어야 하고, 주로 대형 제조사에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가스 공급을 해야 하는 만큼 진입 자체가 쉽지 않다. 이에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는 2007년 설립 이후 기존 업체들과 차별화해 반도체향 시장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펼쳤고, 반도체 시장의 확대와 비례해 빠르게 성장해 왔다.
SK에코플랜트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를 주목한 이유도 ‘반도체 시장’이라는 공통 분모에서 찾을 수 있다. SK에코플랜트의 반도체 제조 시설에 대한 EPC(Engineering∙Procurement∙Construction, 설계∙조달∙시공) 역량부터 수처리 등의 환경 서비스, RE100솔루션 등의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를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의 반도체향 가스 설비 구축 및 운영과 연결해 반도체 종합 서비스 밸류체인(Value-Chain)을 강화하겠다는 것. 또한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 역시 산업용 가스 시장 내에서 자체 EPC 역량을 보유한 기업으로서 또 하나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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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장 중인 액화탄산 사업, SK에코플랜트 환경기술과의 시너지 기대
이어 울산 본사에서 10여 분 떨어진 거리에 있는 탄산가스 공장으로 향했다. 이곳은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가 이산화탄소(CO2)를 원료로 하루 최대 650톤가량의 액화 이산화탄소(LCO2, 액화탄산) 제품들을 생산하는 곳이다. 지구온난화 외에 이산화탄소가 무슨 일을 할까 싶지만, 이산화탄소는 다양한 산업군에서 기초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탄산음료나 맥주에 톡 쏘는 맛을 내는 것 역시 이산화탄소이며, 반도체 세정 공정, 복강경 수술, 용접 작업 등에도 필수적이다. 또, 아이스크림이나 식품 배송에 빠지면 안 되는 드라이아이스도 액화탄산을 고체화시켜 만든 것이다. 실제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 액화탄산 제품들은 반도체사부터 병원, 식품, 유통사까지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약 60여 개 기업에 공급되고 있는데, 이를 방증하듯 이 공장에는 액화탄산을 실어나르기 위한 탱크로리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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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의 탄산가스 공장에서 생산되는 액화탄산은 크게 공업용으로 쓰이는 ‘일반’, 식음료와 의료용인 ‘고순도’, 반도체 생산공정에 사용되는 ‘초고순도’로 나뉘는데,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만의 기술력으로 완성된 정제탑을 얼마나 거치느냐에 따라서 그 종류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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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가 가장 주력으로 생산하는 제품은 역시 초고순도 제품이다. 탄산가스 사업에 있어서도 반도체향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것인데, 실제로 반도체사로 제공되는 초고순도 액화탄산이 전체 판매량의 50%를 차지할 정도다. 현재도 지속적인 품질 개선을 통해 반도체용 액화탄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는, 해당 사업에서 최근 5년간 연 평균 13%라는 높은 매출 성장율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이 성장은 SK에코플랜트의 CO2 리사이클링, CCU(Carbon Capture and Utilization) 기술과의 연결로 원료의 안정적 확보와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며 더 큰 도약점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와 SK에코플랜트의 만남이 양사의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또 인프라 조성부터 환경 서비스까지, 반도체 산업에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무후무한 기업의 탄생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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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가스란, 말 그대로 다양한 산업군의 공정에서 사용되는 각종 기체들이다. 질소, 산소 등이 여기에 속하는데, 이러한 기체들은 대기 중의 공기를 모아 분리, 정제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힘을 안 들이고 이익을 얻을 때 우스갯소리로 많이들 말하는 ‘공기를 갖다 파는 것’의 실사판이라 할 만하지만, 실제 산업용 가스 사업은 대규모의 시설 구축이 필수조건인 사업의 특성상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산업군으로 꼽힌다. 그 가운데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는 전국 5개 지역에 대규모 거점을 갖추고 국내 산업가스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으로, 특히 울산의 경우 기존 사업 외에도 최근 포트폴리오를 확장한 탄산가스 생산 시설까지 위치해 있는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의 본거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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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질소와 산소, 아르곤이 생산되고 있는 본사를 찾았다. 이곳은 총 3개의 대형 ASU(Air Separation Unit, 공기분리장치)를 통해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는데, 공정은 크게 공기의 흡입-압축- 냉각-가스별 분리 순으로 진행된다. 이곳 울산 본사에서는 1시간마다 56,000N㎥의 질소, 48,000N㎥의 산소를 생산하고 있으며, 액화된 질소와 산소는 월 10,500톤, 아르곤은 2,400톤의 생산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 양을 일반인이 가늠하기 쉽지 않지만, 질소만 보더라도 시간당 56,000N㎥는 70톤에 달하는 무게로, 월 3만 장의 생산 능력을 가진 반도체 제조시설(Fab)을 안정적으로 가동할 수 있을 만큼의 생산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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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산된 가스들은 기체의 경우 사용처와 연결된 지하 파이프라인을 통해 곧바로, 액화가스의 경우 탱크로리로 운송되어 사용처에 공급된다. 특히 울산 본사의 경우 전체 생산량의 70%를 파이프라인으로 주변에 위치한 33개 사용처에 직접 공급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구축된 파이프라인의 길이만 무려 40㎞에 달한다.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에서 생산된 가스들이 향하는 곳은 석유화학, 정유, 철강, 바이오, 조선 산업 현장 등 매우 다양하지만, 그중 최대 수요처는 단연 반도체 산업이다. 질소는 반도체 원료 물질을 이동시키는 캐리어 가스(Carrier Gas) 및 열처리 공정에, 산소는 폐가스 처리에, 아르곤은 플라즈마 공정에, 이외에도 반도체 공정 곳곳에 이들 가스가 필수 소재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실제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의 80여 개 고객사 중 가장 많은 58%가 반도체 기업일 만큼 그 수요가 상당하다. 이러한 흐름에 부응해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는 청주 공장을 반도체 산업 공급에 특화해 운영 중에 있으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들어설 생산 공장은 국내 최대 규모로 구축될 예정이다.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가 2007년 산업가스 시장의 후발주자로 출발해 단기간에 국내 정상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었던 데에도 반도체 산업의 영향이 컸다. 앞서 언급했듯, 산업가스 시장은 수요처 인근 혹은 수요처 내 대규모 설비 구축이 선행되어야 하고, 주로 대형 제조사에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가스 공급을 해야 하는 만큼 진입 자체가 쉽지 않다. 이에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는 2007년 설립 이후 기존 업체들과 차별화해 반도체향 시장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펼쳤고, 반도체 시장의 확대와 비례해 빠르게 성장해 왔다.
SK에코플랜트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를 주목한 이유도 ‘반도체 시장’이라는 공통 분모에서 찾을 수 있다. SK에코플랜트의 반도체 제조 시설에 대한 EPC(Engineering∙Procurement∙Construction, 설계∙조달∙시공) 역량부터 수처리 등의 환경 서비스, RE100솔루션 등의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를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의 반도체향 가스 설비 구축 및 운영과 연결해 반도체 종합 서비스 밸류체인(Value-Chain)을 강화하겠다는 것. 또한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 역시 산업용 가스 시장 내에서 자체 EPC 역량을 보유한 기업으로서 또 하나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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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의 탄산가스 공장에서 생산되는 액화탄산은 크게 공업용으로 쓰이는 ‘일반’, 식음료와 의료용인 ‘고순도’, 반도체 생산공정에 사용되는 ‘초고순도’로 나뉘는데,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만의 기술력으로 완성된 정제탑을 얼마나 거치느냐에 따라서 그 종류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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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가 가장 주력으로 생산하는 제품은 역시 초고순도 제품이다. 탄산가스 사업에 있어서도 반도체향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것인데, 실제로 반도체사로 제공되는 초고순도 액화탄산이 전체 판매량의 50%를 차지할 정도다. 현재도 지속적인 품질 개선을 통해 반도체용 액화탄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는, 해당 사업에서 최근 5년간 연 평균 13%라는 높은 매출 성장율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이 성장은 SK에코플랜트의 CO2 리사이클링, CCU(Carbon Capture and Utilization) 기술과의 연결로 원료의 안정적 확보와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며 더 큰 도약점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와 SK에코플랜트의 만남이 양사의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또 인프라 조성부터 환경 서비스까지, 반도체 산업에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무후무한 기업의 탄생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